우리나라 국립중앙박물관을 비롯해 각지에 있는 박물관에서 만나는 유물은 대개 재현품 이다. 진품을 볼 수 있는 것은 관련 전공자로 석사이상의 자격요건을 가진 경우에만 예외적으로 허용된다. 그런데 이제 천년 고도 경주에서는 시민들이 진품 유물을 직접 확인할 수 있게 된다.

문화재청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소장 이종훈, 이하 연구소)는 오는 16일 오전 11시 연구소가 발굴한 6만 여 점의 출토유물열람센터 ‘천존고(天尊庫)’ 준공식을 개최한다.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가 발굴한 출토유물열람센터 '천존고' (가운데) [사진=문화재청]
16일 준공식을 개최하는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가 발굴한 출토유물열람센터 '천존고' (가운데 위쪽) [사진=문화재청]

천존고라는 명칭은 경주 월성 안에 있던 신라 왕실의 보물창고 이름을 따랐다. <삼국유사>에 의하면 신라 제31대 신문왕(재위 681~692년)이 적을 물리치고 나라를 구하는 전설의 피리 ‘만파식적’을 얻어 천존고에 보관했다는 기록이 나온다. 연구소는 그동안 신라문화권역 내 중요유적지를 학술발굴조사를 통해 출토된 유물을 안전하고 체계적으로 보관‧관리‧활용하고자 하는 목적으로 출토유물열람센터를 개관하게 되었다.

연구소는 준공식을 기념하여 1층 전시실에서는 ‘덕업일신 망라사방(德業日新 網羅四方)’전시를 함께 개막한다. 덕업일신 망라사방은 <삼국사기>에 기록된 말로 ‘덕업이 날로 새로워져 사방을 덮는다’는 뜻이다. 이번 전시는 신라 문화의 태동과 옛 무덤에서 찾은 보물, 왕궁의 모습과 생활, 신라사찰과 불교문화 등을 주제로 구성되어, 연구소가 직접 발굴한 신라시대 유물 200여 점이 전시된다. 특히 서기 501년 제작된 국보 제318호인 ‘포항 중성리 신라비’를 선보여 관람객들은 현존하는 신라 석비 중 가장 오래된 비를 감상할 수 있다.

'천존고'는 2016년 8월 착공되어 2017년 11월 준공되었다. 지하1츨, 지상 3층이며 내부에는 일반수장고 4실, 특수수장고 1실, 석재수장공 1실을 완비하고 있다. 또한 소장 유물의 열람공간, 출토유물 전시공간, 소규모 회의공간까지 갖추고 있다. [사진=문화재청]
'천존고'는 2016년 8월 착공되어 2017년 11월 준공되었다. 지하1츨, 지상 3층이며 내부에는 일반수장고 4실, 특수수장고 1실, 석재수장공 1실을 완비하고 있다. 또한 소장 유물의 열람공간, 출토유물 전시공간, 소규모 회의공간까지 갖추고 있다. [사진=문화재청]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 이종훈 소장은 “천존고에 보관한 진품 유물 관람을 위해서는 24시간 전에 유물목록 중 지정하여 신청하면, 수장고에 보관한 유물을 유물관리팀 관리‧감독 하에 직접 관람할 수 있다.”며 “연구를 목적으로 하는 시민 누구나 이용가능하다. 기존 박물관에서 관련분야 전공자 석사학위 이상으로 하던 제한이 없다. 향토사학자나, 시민 역사연구가, 그리고 청소년 역사동아리의 경우에도 선생님이 인솔하면 가능하다.”고 신청자격이 대폭 확대된 점을 강조했다.

이종훈 소장은 “현재는 24시간 전 신청이지만, 앞으로는 도서관처럼 언제든지 와서 유물을 검색해서 볼 수 있는 단계까지가 최종목표”라며 “관련 전공자만의 영역이 아니라 국민 누구나 관람하고 연구할 수 있도록 하고자 한다. 국민과 소통하고 국민에 더 가까이 가는 것이 연구소의 방향”이라고 했다.

천존고 준공식과 전시회와 관련한 자세한 사항은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 누리집(www.nrich.go.kr) 또는 전화 054-777-8800으로 문의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