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교실에서 칠판만 바라보며 선생님이 전달하는 지식을 일방적으로 흡수하던 수업방식이 학생들이 적극 참여하는 프로젝트 수업으로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김상곤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지난 30일, 충남 공주시 공주교대부설초등학교 3,4학년 교실을 찾아, 올해부터 적용되는 학생 참여 중심의 새 교과서로 프로젝트 수업이 구현되는 현장을 참관했다. 김 부총리는 교육부 교육과정 정책관, 충남교육청 및 학교 관계자, 학부모, 전문가 측으로 경인교대 정혜승 교수 등과 방문하여 현장의 소리에 귀 기울였다.

지난 4월 30일 김상곤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충남 공주교대부설 초등학교를 찾아 2018학년도부 적용되는 학생 참여 중심의 새교과서로 진행하는 프로젝트 수업을 참관했다. [사진=교육부 제공]
지난 4월 30일 김상곤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충남 공주교대부설 초등학교를 찾아 2018학년도부 적용되는 학생 참여 중심의 새교과서로 진행하는 프로젝트 수업을 참관했다. [사진=교육부 제공]

청소년 언어문화 실태 연구(2016년 12월)에 따르면 우리나라 초4학년부터 고3까지 3,429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수업 중 질문에 참여하지 않는다는 비율이 58.5%. 이유는 내용에 관심이 없어서 26.4%이며, 무엇을 질문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답변도 24.1%이다.

그러나 2018학년도 초등학교 3,4학년과 중‧고교 1학년에 적용되는 학생 참여 중심교과서는 답을 주는 대신 질문하는 교과서이다. ‘무엇이 궁금한지, 어떻게 협력할지, 무엇을 배웠는지, 자신의 삶에 어떻게 적용할지’ 등 질문과 활동을 단계적으로 제시하는 프로젝트 수업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다.

김상곤 교육부장관 등이 참관한 과정은 먼저 초등학교 3학년 1학기 ‘우리 고장 옛이야기 프로젝트’ 수업 중 6차시 수업이었다. 공주의 옛이야기를 역할놀이, 구연동화, 노래 개사하기 등으로 다양한 방법으로 소개했다. 또한 4학년 국어과 ‘한 학기 한 권 읽기’ 프로젝트 수업 중 9차시 생각 나누기 수업에도 참여했다. 학생들은 책을 읽은 후 질문카드를 가지고 서로 생각을 나누고, 질문 주사위로 답을 구성하기도 하며, 작품 속 인물이 되어 가상인터뷰를 진행했다.

이날 수업 후 현장 간담회에서 교사와 학교장, 학부모 전문가는 참관소감을 나누고 교과서 개선을 포함, 수업 혁신의 방향과 구체적 지원방안을 논의했다.

공주교대부설초등학교를 찾은 김상곤 부총리 및 교육부장관은 프로젝트 수업을 하는 학생의 의견을 주의깊게 청취했다. [사진=교육부 제공]
공주교대부설초등학교를 찾은 김상곤 부총리 및 교육부장관은 프로젝트 수업을 하는 학생의 의견을 주의깊게 청취했다. [사진=교육부 제공]

김상곤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4차 산업혁명이 가져올 불확실한 미래를 대비해 학교 교육의 본질인 수업을 고민해야 할 때”라며 “1만 시간을 노력하면 어떤 분야든 성취한다고 했는데, 초‧중‧고 수업이 12,276시간이다. 우리 학생들이 무엇을 경험하고 배울 것인지 논의하고 지속해서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교육 전문가로 참석한 경인교대 정혜승 교수는 “학생은 단지 답하는 존재가 아니다. 스스로 질문하고 답을 찾는 탐구자이고, 교실은 학생들이 협력해 문제를 해결하는 탐구공동체”라며 “새 교과서가 교실을 탐구공동체로 만드는 매개체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교사는 “학생 참여 중심으로 바뀌면서 수업을 설계하고 정보를 나누는 ‘교사 학습 공동체’가 더 중요해졌다. 교사가 수업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을 위한 행정적 재정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한편, 학생참여 중심 교과서를 통한 프로젝트 수업에 관해 일선 교육현장에서 수업 진행을 하는 홍익교원연합 강선희 교사(안양서중 1학년 담임)는 “질문이 살아있는 프로젝트수업은 매우 훌륭하고 아이들의 동기유발과 지적 호기심 자극 등 많은 기대가 되는 수업 방향”이라고 긍정적인 평을 전했다.

강 교사는 “하지만 중학교마다 선행학습 여부로 인한 수준차가 이미 벌어지는 가운데, 학생들이 수업 준비를 제대로 하지 못하고 눈을 가린 경주마 상태로 있는 경우가 많다.”고 교실의 상황을 전하고, “새 교과서를 통해 4차 혁명시대를 살아갈 아이들을 성장시킬 키워드 중 하나는 얼마나 수업에 참여할 준비, 즉 뇌의 상태로 만들었는가가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학교 간 학생 간 격차를 줄이면서 인성을 키울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 대안으로 “현재 교실에서 브레인 힐링 명상, 즉 뇌체조와 1분 명상으로 수업을 시작한다. 이런 수업변화와 더불어 아이들의 그릇을 함께 만들어간다면 더욱 긍정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또한 조윤주 교사(서울 세곡초 3학년 담임)는 “분명 교과서는 바뀌었다. 하지만 교육현장에서 실제로 교사들이 프로젝트 수업 그렇게 많이 한다고 느껴지지 않는다. 교육계 변화가 전체로 큰 흐름 속에서 흘러가지 않고, 시대 변화에 맞춰 임시방편처럼 운영되고 있어서 큰 울림을 주기보다 작은 재미로 겉치장만 바꾸는 느낌”이라고 허심탄회한 의견을 내좋았다. 조 교사는 “교사학습공동체가 중심이 되서 작은 물결이라도 일으키며 변화를 이끌어 가야하는데, 학습공동체도 위에서 확대시키면서 형식적으로 운영되는 곳이 생기고 있다. 학교에 따라 교육과정 변화에 따른 온도차가 크다.”고 안타까움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