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정상회담,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한반도 평화에 관하여 희망적인 의견, 북한 핵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전쟁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는 부정적인 의견 등 다양한 의견들이 제시되고 있다. 함부로 미래를 점칠 수 없는 시점이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한반도의 평화를 반드시 이루어야 하고 한반도 평화를 위하여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 4월에 국학원은 “21세기 한민족의 시대정신 통일, 통일준비”라는 주제로 학술대회를 개최하였다. 발제자로 나선 통일교육개발연구원 이나경 전문위원의 발표내용이 깊은 인상을 주었다. 이 전문위원은 “대한민국은 너무나 자본주의적”인 사회라고 말했는데, 자유민주주의 국가인 남한에서 새로운 꿈을 펼치기 위해 목숨을 걸고 탈북을 하였으나 그녀를 기다리는 남한 사회는 생존조차 쉽지 않은 숨 막히는 사회였다고 했다. 과도한 경쟁과 인간성이 상실된 남한 사회를 그가 꼬집어 말한 것이다. 

김창환 변호사(국학원 사무총장)
김창환 변호사(국학원 사무총장)

지금 대한민국 국민은 심각한 인성 파괴의 시대에 살고 있다. 인성 파괴는 시민들이 소중하게 여길 수 있는 기본적인 가치관이 붕괴되어 일어난 것이다. 남북문제의 해결보다 더 선행되어야 할 점이 붕괴된 남한 사회의 가치관을 새롭게 정립하는 것이다. 바로 우리 민족의 자랑이라고 할 수 있는 공동체 문화, 효와 충의 문화, 어울림 문화 등 인성을 회복할 수 있는 가치관을 제대로 세우는 일이다. 

우리가 새롭게 세워야 할 가치관의 핵심은 우리 민족의 정신과 문화에 대한 자긍심이다. 반만년 동안 면면히 내려온 우리민족의 정신과 문화 속에 인성회복의 열쇠가 숨어 있다. 우리의 민족정신은 하늘을 경외하고 사람을 사랑하는 것이다. 서양의 자본주의나 공산주의에서 발견할 수 없는 자연과 인간에 관한 깊은 통찰과 사랑이 우리의 정신 속에는 담겨 있다. 하늘은 지구이고 곧 자연이다. 우리 민족은 자연을 개발의 대상으로 여긴 것이 아니라 모든 생명의 원천으로 보았고 인간을 경쟁의 대상이 아니라 사랑의 대상으로 보았다. 이러한 사상은 “모든 생명과 자연이 에너지로 연결되어 있다”는 선도철학을 바탕으로 한다. 이러한 대한민국의 중심가치가 바로 설 때 파괴된 인성이 회복될 것이고 인성이 회복되어야 남북의 진정한 화해와 평화가 가능하다.

인성회복이 되기 위해서는 먼저 대한민국의 교육이 바뀌어야 한다. 오랫동안 성공 중심의 가치관 속에서 자란 대한민국 청년들에게 우리 민족에 대한 자긍심과 애국심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청년들이 대한민국을 헬조선, 탈조선이라는 용어로 표현할 만큼 지금의 대한민국 상황은 심각하다. 교육계에 종사하는 전문가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국민이 모두 대한민국 교육의 문제점을 깊이 자각하고 인성중심의 교육대개혁을 반드시 이루어야 한다. 성공하기 위한 기술에 앞서 민주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건강하고 보람되게 살아가는 삶의 가치를 가르쳐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 민족의 정신과 문화가 담긴 역사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져야 한다. 아직도 일제가 만든 식민사관이 역사학계에 주류가 되어 있는 것은 너무나 창피하고 부끄러운 일이다. 반만년의 위대한 정신과 역사를 제대로 정립하여 이를 청년들에게 올바르게 가르친다면 우리의 청년들이 대한민국의 희망이 될 것이다. 

또한 대한민국 시민들의 의식이 깨어나야 한다. 이제는 대한민국의 문제를 누구의 탓으로 돌릴 것이 아니라 시민 각자가 스스로 각성하고 깨어나야 한다. 정부, 대통령, 정치인들에게 이를 맡길 것이 아니라 시민들의 자발적인 힘으로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한 의식개혁 운동이 일어나야 한다. 촛불집회가 무능하고 부패한 정치 권력에 저항하는 시민혁명이었다면 이제는 시민들 스스로 새로운 대한민국, 가치관이 정립된 대한민국, 높은 시민의식을 가진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한 의식 개혁운동을 전개해야 한다. 그리하여 북한뿐만 아니라 전 세계가 대한민국을 존경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원래 우리민족은 평화를 사랑하고 인간을 하늘과 같이 귀하게 대하는 높은 의식을 가진 민족이었다. 그러나 오랫동안 이러한 정신을 잃고 강대국에 사대하고, 정의롭게 사는 사람들보다 기회주의자가 더 득세하였으며, 우리의 운명을 강대국에 맡긴 위정자들로 인해 시민들은 방황하고 서로를 불신하게 되었다. 이제는 시민들 스스로가 깨어나서 무엇이 문제인지를 끊임없이 탐구하고 담론하여 작은 것부터 고치고 실천해야 한다.

그리고 대한민국 국민들은 한반도의 평화가 얼마나 소중한지를 깨닫고 한반도의 운명을 우리 스스로가 결정한다는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우리 민족의 평화는 우리 민족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전 세계의 분쟁과 갈등을 함께 해결할 수 있는 신약임을 우리 스스로가 자각해야 하고 이를 전 세계에 알려야 한다.

한민족이 스스로 전쟁의 위험을 극복하고 평화체제를 구축하는 과정에서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모두 공감하는 전략을 제시하고 이를 실천한다면 한민족은 전 세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민족이 될 것이며 그러한 길이 바로 인류평화와 직결되는 일이 될 것이다.

한반도의 평화가 곧 인류의 평화임을 먼저 우리 국민들에게 정확히 알려 공감대를 만들어 내어야 하고, 대한민국 대통령은 전 세계 정상들에게 이를 강력히 피력하여 한반도의 평화에 대한 대의명분을 정확히 하고, 전 세계 정상들의 협조와 공감을 얻어야 한다. 

바야흐로 한민족이 동방의 등불이 될 때가 되었다. 깨어있는 시민들의 힘만이 역사를 바꿀 수 있다. 대한민국이 먼저 “홍익정신”이라는 국조단군의 건국이념으로 다시 태어나서 한반도에 평화체제를 구축하고 인류평화의 중심국이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