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 직립보행을 하게 되면서 자유로워진 두 손으로 도구를 만들어 사용하며 뇌는 급속도로 커졌다. 반면 직립보행으로 인해 오히려 작아진 인간 여성의 골반 때문에 아이의 탄생과정에서 아이와 산모 모두가 목숨을 건 사투를 벌여야 했다. 그러므로 진화과정에서 인간의 아이는 아직 덜 자란 상태에서 태어나는 것이라고 한다.

전통육아놀이 불아불아는 걸음마를 막 시작한 아이의 허리를 양손으로 잡고 좌우로, 위아래로 기우뚱거리는 동작이다. 이를 통해 아이는 몸의 균형을 잡고 조절하는 법을 배우는데 이 과정에서 소뇌 발달을 촉진한다. [사진=체인지TV]
전통육아놀이 불아불아는 걸음마를 막 시작한 아이의 허리를 양손으로 잡고 좌우로, 위아래로 기우뚱거리는 동작이다. 이를 통해 아이는 몸의 균형을 잡고 조절하는 법을 배우는데 이 과정에서 소뇌 발달을 촉진한다. [사진=체인지TV]

그러다 보니 아이는 누워만 있는 상태에서 뒤집기를 하고 배밀이를 하며 홀로 앉는 과정을 거친다. 비로소 태어난 지 1년 쯤 지날 때 주변의 탁자, 벽 등을 집고 일어나며 뒤뚱뒤뚱 걷기 시작한다. 이제 막 걸음마를 시작한 아이와 함께 하는 전통육아 놀이는 ‘불아불아弗亞弗亞’이다. 아이의 허리를 양손으로 잡고 좌우로, 위아래로 기우뚱거리는 율동인 ‘불아불아’이다. 선조들은 이 율동과 함께 다음과 같이 노래했다.

“불아불아 부랴부랴~ 태양같이 밝은 아이. 불아불아 부랴부랴~ 환한 마음 가져라. 불아불아 부랴부랴~ 하늘같이 귀한 아이. 불아불아 부랴부랴~ 하늘같이 자라라”

단동십훈 불아불아에는 ‘귀하고 귀한 내 아이야, 무럭무럭 건강하게 자라 세상을 밝게 해 주렴’하는 부모의 소원이 담겨 있다. 불(弗)은 하늘에서 땅으로 내려온다는 뜻을, 아(亞)는 땅에서 하늘로 올라간다는 의미를 지녔다.

전통육아 놀이 '불아불아'에는
전통육아 놀이 '불아불아'에는 "귀하고 귀한 내 아이야, 무럭무럭 건강하게 자라 세상을 밝게 해주렴"이라는 부모의 마음이 담겨있다. [사진=체인지TV 제공]

하늘처럼 밝은 아이가 하늘에서 내려왔다가 세상을 밝히고 다시 하늘로 돌아가는 귀한 존재임을 나타낸 것이다. 그 속에는 생명의 영원함과 끊임없는 순환을 바라보는 한민족의 생명관과 우주관 또한 담고 있다.

한민족은 스스로 ‘하늘의 자손’이라는 천손의식을 갖고 있으며, 신과 인간이 다르지 않고 인간이 깨달음과 세상에 이로움을 주는 소명을 다함으로써 하늘과 하나가 된다는 신인합일(神人合一)의 철학을 갖고 있다. 신이 사람으로 땅에 내려와 소명을 다하고 신선이 되어 하늘로 돌아가는 과정을 선도경전 ‘삼일신고’에서는 성통(性通)-공완(功完)-조천(朝天)이라고 표현했다.

그런데 불아불아처럼 부모가 아이를 좌우로 흔들어 주는 동작을 하게 되면 아이의 뇌에는 어떤 영향을 줄까?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대학교 오주원 교수(뇌교육학과)는 “전통육아놀이 불아불아와 같은 움직임들은 영아가 다양한 감각과 움직임을 조절하는 데 도움을 준다. 이러한 움직임은 직접적으로는 아기 두뇌의 모든 부위의 발달을 촉진하지만, 몸을 가누고 팔다리의 균형을 잡아가는 기본적인 조절을 통해 소뇌의 발달을 촉진시킨다고 볼 수 있다.”고 단동십훈 1훈 ‘불아불아’ 율동에 담긴 뇌과학적 원리를 전했다.

그동안 소개해 온 단동십훈(檀童十訓)은 단군시대부터 내려온 뛰어난 전통 육아법이라고 전한다. 단동치기십계훈(檀童治基十戒訓)의 줄임말이며, 단군왕검의 혈통을 이어받은 배달의 아이들이 지켜야 하는 열 가지 가르침이란 뜻이다. 머나먼 단군시대부터 내려온 왕족들의 교육 방식이었다고도 전한다. 그 열 가지 지혜 속에는 아이의 두뇌와 신체를 발달시키는 매우 과학적인 원리와 인성교육이 담겨있다.

서양의 교육학, 심리학 등의 발달에 따라 생겨난 새로운 육아법에 열광했다면, 우리 할머니들이 정감 있게 키웠던 전통육아법에 관심을 돌려 보는 것도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