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지만 확실한 행복 ‘소확행’이 사람들의 관심을 끈다. JTBC 예능 ‘효리네 민박’에서 집 앞 테라스에 놓인 의자에서 햇빛을 받으며 책을 읽고 잠드는 순간, 강아지들과 산책하다 문득 바라본 하늘과 바다가 아름답게 그려낸 노을, 눈 내리는 노천탕에서 열심히 산 하루의 피로를 푸는 시간.

지난 6일 첫 방송을 시작한 다큐멘터리형태의 실험예능 '숲속의 작은집'은 소확행, 작지만 확실한 행복을 느끼는 사람의 모습을 그린다. 피실험자는 배우 박신혜와 소지섭. [사진=방송화면 캡쳐]
지난 6일 첫 방송을 시작한 다큐멘터리형태의 실험예능 '숲속의 작은집'은 소확행, 작지만 확실한 행복을 느끼는 사람의 모습을 그린다. 피실험자는 배우 박신혜와 소지섭. [사진=방송화면 캡쳐]

이것이 이미 여유를 확보한 사람들이 보여주는 예능적 환상이라는 자조적인 평가도 있다. 하지만 오랜만에 여유를 찾아온 사람들이 자연 속에서 치유 받고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해보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설레게 한다. tvN 예능 ‘윤식당’도 동 채널의 ‘강식당’과 달리 매상과 평가에 아등바등 하지 않고 현지인과 교류하는 한 끼 식당의 여유로 사람들에게 선망을 불러일으켰다. 지금 사람들의 삶이 아등바등하기 때문일 것이다.

지난 6일 tvN에서 새로운 예능을 시작했다. 소확행 다큐예능 ‘숲속의 작은집’이다. 자발적 고립다큐멘터리이라는 독특한 콘셉트로 제주도 외떨어진 숲속에서 전기, 수도 등 공공시설 없이 피실험자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그렸다. 예능에서 게스트가 아닌 주인공으로 첫 등장한 배우 소지섭과 배우 박신혜이다.

이들은 태양광 집열판으로 전기를 확보하고, 최소한의 가구, 최소한의 집기만으로 미니멀 라이프를 살아야 한다. 일본에서 시작된 미니멀 라이프라는 개념은 혹시 나중에 쓸지 몰라서 놓아둔 가구와 소품들, 나중에 입을 수도 있겠다 싶어서 놓아둔 옷, 나중에 읽으려고 쌓아놓은 책들을 다 치우고 지금 필수불가결한 것들만 두고 사는 것이다.

집안에 쌓아둔 물건들은 사람들에게 계속 관심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여기저기에 에너지를 빼앗기지 않고 정말 하고 싶은 일에 몰두하거나 빈 공간에서 자신을 심심하게 놓아두기 좋은 상태이다.

자발적 고립 다큐멘터리라는 콘셉트의 '숲속의 작은집'에서 자연에 해를 주지 않는 삶을 살기 위해 치약대신 소금 양치를 하는 배우 소지섭. [사진=방송화면 캡쳐]
자발적 고립 다큐멘터리라는 콘셉트의 '숲속의 작은집'에서 자연에 해를 주지 않는 삶을 살기 위해 치약대신 소금 양치를 하는 배우 소지섭. [사진=방송화면 캡쳐]

소지섭, 박신혜 두 배우는 세상과 단절하고 오로지 노트북을 통해 ‘행복추진위원회’와 소통하며 실험에 응하고, 필요한 것이 있으면 ‘스스로’ 그리고 ‘자연 속에서’ 확보해야 한다. 과제 중 하나는 ‘한 번에 한 가지 일만 하기.’ 끊임없이 메일과 문자, 정보를 확인하면서 일에 집중하는 멀티태스킹을 요구받은 현대인에게 ‘휴우~’하는 힐링을 안겨준다. 갓 지은 쌀밥에 단 한 가지 반찬을 먹으며, 식감을 온전히 느껴보며 피실험자들은 행복감을 느낀다.

이들은 자발적으로 자연과 어우러지는 법을 배워갔다. 최소한의 물로 살고, 양치를 하기 위해 치약이 아닌 소금을 가져왔다. 본래 인간이 자연과 하나 되어 살던 모습을 찾아가고 있다. 자연 속에서 심심함을 즐기는 가운데 진정한 힐링이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