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을 위해, 왜 그 일을 하느냐고 물을 필요가 없는 직업이 있다. 직업이 바로 사명이고 비전으로 생각되기 때문이다. 그만큼 국가적으로도 중요한 일이고, 개인적으로는 자기 수양과 헌신이 필요한 일이다. 교사가 그렇다. 좋은 선생님, 더 좋은 선생님이 되기 위해 끊임없는 고민과 탐구와 훈련을 하면서 인생 전반기 60년의 많은 시간을 보내온 이들을 만났다. 이들은 한국뇌교육원이 매해 방학마다 실시하는 뇌교육 교원연수를 받고 인성교육을 실천하며 뇌활용 행복교육을 공교육 현장에서 펼치는 교사들이다. 오늘 내가 만나는 아이들이 민족과 인류의 미래라고 생각하기에 너무 소중해서, 자신의 개인적인 미래는 생각할 틈이 없을지도 모른다. 120세 클럽으로 그 생각의 틈을 만들어서 선생님들이 생각하는 120세 인생 이야기를 들어본다.

서울 경기지역 초‧중‧고 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사 6명이 참여한 120세 클럽 좌담회가 지난 3월 25일  열렸다. [사진=김경아 기자]
서울 경기지역 초‧중‧고 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사 6명이 참여한 120세 클럽 좌담회가 지난 3월 25일 열렸다. [사진=김경아 기자]

 ▶ 반갑습니다. 선생님 얼굴이 아이처럼 밝고 환하세요. 우리 세대는 평균 수명은 점점 100세에 가까워지고, 개인적으로 100세, 120세를 사는 사람들은 많이 나올 것 같습니다. ‘내가 살 나이를 내가 선택하고 설계한다’라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 김진희: 저는 60살까지 살 거로 생각했어요. 120세라는 말을 듣기 전에는 100세도 생각해보지 않았고, 들어도 실감이 나지 않았어요. 현실적으로 너무 바쁘고, 병약하게 타고나서 건강하게 오래 살 거라는 생각을 못 했어요. 그런데 ‘120세 인생 철학’을 선택하고 나니까 제 삶이 달라졌어요. 앞으로 인생, 퇴직 이후의 삶도 구체적으로 생각해보게 되고, 더 열심히 자기 관리를 해야겠다는 마음이 들었어요. 눈앞에 한참 가야 할 먼 길이 갑자기 나타난 느낌이에요.

○ 김자영: 초등학교 때 친구가 “아빠가 환갑 잔치하는 데 올래?” 하는 말을 듣고 놀랐어요. 그 친구가 늦둥이로 태어난 건데, 아빠가 60세를 넘었다는 것이 대단하게 보였어요. 중학교 때 친구에게 ‘70까지 살면 충분하지 않겠어’라고 이야기했던 것 같아요. 근데 이제 30대 중반을 넘어선 저에게 100세 인생이 현실로 다가오네요. 100세는 준비해야 할 것 같고, 120세를 목표로 살면 100세까지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 수 있지 않을까 하고 생각해요. 예전에는 제 나이에 아이를 낳으면 늦다고 했는데, 100세, 120세 시대라면 지금 낳아도 늦지 않은 거지요. 하하.

○ 정옥화 : 자신의 수명을 스스로 선택한다는 건 정신적인 경지가 높은 고승들이나 하는 거지, 제가 할 수 있는 거로 생각하지 않았어요. 어렸을 때 손금이 짧아서 단명할 거라는 말을 들었어요. 그래서 엄마보다는 더 살아서 슬픔은 안 드려야지 생각했어요. 그런데 명상수련하면서 오래 사는 것에 자신감이 좀 생겼어요. 하지만 수명을 스스로 결정한다는 생각은 못했어요. 그건 너무 획기적이었죠. 뇌가 깨어나는 느낌! 정말 종의 의식이 아니라 주인의 의식으로 살아야겠다고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어요.

○ 강명옥 : 저도 태어날 때부터 몸이 허약해서 오래 살지 못할 거로 생각했어요. 대학 다닐 때 어제까지 함께 이야기했던 친구가 연탄가스로 세상을 떠나는 것을 보면서 인명은 재천이라는 생각이 강했어요. 근데 ‘나는 120살까지 살기로 했다’라는 책을 보면서 큰 충격을 받았어요. 무조건 그냥 받아들여야 한다고 했던 수명까지 선택한다면, 내가 선택하지 못할 게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내가 선택의 주체라고 생각하니, 제한이 없으니까 무엇이든 즐겁게 선택하는 경험을 하게 되었어요. 진짜 삶의 주인이 된 느낌이에요.

○ 유승화 : 선도수련의 경지에 이른 분은 스스로 숨을 멈춘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동경하는 마음이 있었어요. 나도 죽음이라는 순간을 선택할 수 있었으면 했어요. 그런데 ‘나는 120살까지 살기로 했다’라는 책을 읽으면서, 이건 전혀 다른 차원이라는 것을 알았어요. 막연한 동경이 아니라 삶의 주인으로서 스스로 인생을 선택하고 설계한다는 새로운 시야가 열리는 거예요. 60세 이후의 삶이 인생을 정리하는 삶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을 한다고 생각하니까 인생을 보는 관점이 180도 바뀌었어요.

○ 한순열 : 오래 산다면 오래 살아야 할 이유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만큼 오래 살 이유, 목표, 철학을 갖고 있다면 그걸 이루기 위해서 선택을 할 수 있고, 엄청 획기적이고 해볼 만한 도전이라는 마음이 듭니다. 그 꿈을 이룰 때까지 꼭 살아야겠다는 것은 인생의 주인만이 할 수 있는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서울신상계초등학교 김진희 교사. [사진=김경아 기자]
서울신상계초등학교 김진희 교사. [사진=김경아 기자]

▶ ‘나는 120살까지 살기로 했다’를 읽으셨군요. 그 책은 13개의 장이 각각 주는 메시지가 있더군요. 어느 장이 제일 의미 있게 다가오던가요?

○ 유승화: 정년이 얼마 남지 않았고, 학교에서도 제일 나이가 많아요. 그래서 요즘 인생 후반기의 설계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고 있어요. 4장 ‘전반기 인생을 성찰하고 후반기를 설계하라’, 거기에 독수리 우화가 나오는데 인생 후반기를 새롭게 시작하는 마음가짐과 변화에 대한 자세를 알려주는 것 같습니다. 그동안의 삶을 성찰하고 이를 토대로 인생 후반기를 설계하고 싶습니다.

○ 정옥화 : 저는 2장 ‘진정한 인간의 길’이 좋았어요.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WHO AM I ?’에 대한 답을 스스로 찾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진정한 나를 만나야 완성의 길을 갈 수 있다는 메시지가 가슴에 와 닿았습니다. 그래서 인생의 완성을 향해서 가는 것이 제 삶의 목표입니다. ‘성공’이라는 가치가 지배하는 교육현장과 세상에서 ‘완성’이라는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묵묵히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아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한순열 : 저는 6장 ‘행복의 새로운 원천을 발견하라’가 와 닿았어요.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감정을 관리하는 방법이 구체적으로 나와 있어요. 교사로서 학생들을 대할 때 감정조절이 정말 중요하거든요. 학생들에게도 감정조절 방법을 알려주어야 하고요. 근데 마음을 다스린다, 다스린다 하지 그 방법을 모르잖아요. 근데 6장에는 원리에서 방법까지 구체적으로 나와 있어요. 요즘 많은 사람이 인생 후반기까지도 경제적인 문제나 자식 문제로 삶의 기쁨을 느끼지 못하는데, 인생 후반기를 기쁘게 살아갈 수 있는 나침반을 선물 받은 느낌입니다.

○ 김진희 : 7장 ‘평화로워지려면 집착에서 자유로워져라’에서 자신의 의식을 들여다볼 수 있어서 의미가 있었어요. 피해의식이 피해자라는 생각에서 나오기 때문에, 자신이 피해자라는 생각을 바꾸지 않으면 피해의식에서 자유로울 수가 없다는 것을 알았어요. 그래서 자신이 이 모든 상황의 가해자라고 생각할 때, 피해의식에서 자유로워지고 문제를 주체적으로 해결할 힘이 생긴다고 적혀 있어요. 저는 10년 동안 남편과 갈등했던 문제에서 이 메시지를 통해 자유로워질 수 있었어요. 남편이 문제가 아니라, 모든 것이 나로부터 비롯되었다고 생각을 하는 순간, 스스로 평화로워질 힘을 얻었습니다. 피해자에서 가해자로 의식을 전환하는 건 손바닥 뒤집기일 수도 있는데 그게 그렇게 오랜 세월이 걸린 겁니다. 그것을 깨닫는 순간 소름이 끼쳤어요.

○ 김자영: 저는 3장 ‘어떻게 완성을 이룰 수 있는가’가 와 닿았어요. 성공은 상대적인 기준이지만, 완성은 자기만족이고 절대적인 기준이잖아요. 자신의 내면에서 양심이 만족해야 하니까요. 완성했다고 평가할 수 있는 것은 자기 자신 밖에 없어요. 그래서 죽음도 다시 생각할 수 있었어요. 영혼의 완성은 죽음의 무대에서 펼쳐진다는 메시지가 와 닿았습니다. 내 영혼이 죽음이라는 무대 앞에 섰을 때 자신의 삶을 어떻게 바라볼지를 생각하며 하루하루를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그래서 지금, 여기, 내가 중요하지요.

○ 강명옥: 저는 개인적으로 13장. 우리는 지구에 무엇을 남길 것인가? 라는 장이 가장 감명이 깊었습니다. 왜냐하면 나는 지금 지구라는 커다란 생명체 안에서 자연의 일부로 숨을 쉬며 살아가고 있는데, 그동안 지구라는 큰 집을 보지 못하고 내가 머물고 있는 국가, 종교, 사상 등 작은 집을 기준으로 세상을 바라 본 것이 지금 지구촌에서 일어나고 있는 모든 분열의 씨앗이 되었다는 자각이 들었습니다. 홍익정신으로 뇌교육을 교육하면서도 가끔 우리 반 아이들이 잘 했으면 하는 마음이 아직 남아 있는 저를 보며 깜짝 놀라곤 합니다. 비교 경쟁의식으로 부터 벗어나려면 이제는 의식을 지구까지 확장하는 일밖에 없는 것 같아요. 지구에 살고 있는 모든 인류가 지구라는 큰 공동체를 통해 하나의 인류라는 것을 깨닫는 순간 우리는 지구시민으로 지구 평화를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 질문에 답을 찾으며 지구의 희망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경기파주 와석초등학교 유승화 교사.
경기파주 와석초등학교 유승화 교사. [사진=김경아 기자]

▶대부분 인생 전반기를 마무리하는 시기에 있는데요. 인생 전반기에 내 생에 전환점이 되었던 일이나 경험이 무엇이었는지, 그리고 어떤 가치로 살아왔는지를 이야기해주세요.

○ 김자영: 교사가 되어 처음 담임을 맡았을 때 힘든 일을 겪었습니다. 그냥 무난한 인생을 살다가 교사가 된 저에게 한 아이와의 부딪힘이 다른 아이들에게로 번져 가면서 아이들과 소통이 안 되었어요. 급기야 학급 분위기가 걷잡을 수 없이 나빠지고, 학교폭력, 왕따, 커닝 사건까지 생겼어요. 선생님으로서 자신감이 떨어지고 회의감에 힘들어하고 있을 때, 김진희 선생님이 많은 조언을 해 주셨어요. 김 선생님 통해서 뇌교육을 만나게 되고 홍익정신을 실천하는 교사가 되어야겠다고 결심했어요. 명상수련을 하면서 저 자신의 진정한 가치를 만났어요. 홍익은 나에게서, 나로부터 시작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때의 어려움이 교사로서의 삶에 전환점이 되었습니다.

○ 김진희: 어렸을 때부터 생에 대한 허무함이 많았어요. ‘언젠가는 죽을 건데 왜 살아야 하나’하는 생각을 어려서부터 했어요. 현실이 두려워서 무언가를 하는 자신이 싫었던 것 같아요. 실패할까 봐 공부하고 다른 사람이 싫어할까 봐 잘 보이려고 애쓰고, 그런 나를 사랑할 수가 없었어요. 근데 심성수련에서 내면의 순수한 나를 만나면서 진짜 나를 알고 사랑하게 되었어요. 그 순간 마음속에 있던 허무함이 저절로 사라졌고 그때부터 정말 열심히 살았습니다. 제 영혼을 성장시키기 위해서 마음을 키워 어른스럽게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하면서 20년을 개인적인 수행도 열심히 하고, 교육자로서 실천도 열심히 해 왔습니다.

○ 강명옥: 저는 도덕적인 기준이나 정의에 관한 기준이 강했어요. 사회문제에 관심도 많았고 학생운동에도 참여했어요. 그 안에서도 모순되는 상황을 보면 힘들어했어요. 전교조 활동도 했고요. 근데 무언가 제 안에서 해결되지 않는 갈등들이 쌓여갔던 것 같아요. 원인 모를 병에 걸렸어요. 병원에 다녀도 낫지 않고 그냥 아무것도 하지 말고 누워있으라는 겁니다. 학교에 나가도 맥없이 다녔어요. 그러다 큰 아이 덕분에 명상을 하게 되었어요.

큰 아이가 나를 닮았는데 나처럼 되면 안 되겠다 싶어서 뇌교육을 시켰어요. 근데 어느 날 뇌교육 선생님이 어머니가 바뀌어야 아이가 바뀐다고 명상수련을 하라고 하셨어요. 저는 명상수련을 하러 가서도 과학 선생답게 잣대를 들이대며 제대로 수련하지 않았어요. 그러다 심성수련을 통해 정말 저 자신을 모르고 살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그동안의 방황과 원인 모를 병이 힐링이 되는 순간이었어요. 제 인생에서 진정한 평화를 찾은 순간이었어요. 지금부터 12년 전이네요.

○ 정옥화: 저는 어려서부터 욕심이 많았고, 경쟁에서 지는 걸 싫어해서 열심히 살았어요. 그런데 둘째 아이 낳고 휴직할 때 정신적으로, 경제적으로 힘들었어요. 직장을 그만둔 남편과도 갈등이 심했고, 산후 우울증이 심해 인생을 포기하려고까지 했어요. 다시 깨어나 보니 죽는 것도 마음대로 되는 게 아니라는 걸 알았어요. 그리고 셋째를 낳고서는 마음을 단단히 먹고 명상수련을 하면서 저 자신을 지켜나갔어요. 그 과정에서 두 아이가 큰 힘이 되었어요. 엄마가 넋을 놓고 있으면 두 아이가 노래를 부르고 재롱을 부려서 엄마를 깨웠어요. 명상수련을 하면서 홍익정신을 만났는데, 실제로 교육에서 그 정신을 실천하는 데까지 한참 걸린 것 같아요. 하지만 저는 처음에는 늦고 느려도, 길게 오래가는 것 같아요. 하하

○ 유승화: 어린 시절에 집안 형편이 어려워서 맏딸로서 바르게 살고 책임감 있게 살아야 한다는 생각을 늘 했어요. 중학교 때부터 교사가 되고 현모양처가 되고 막연히 세상에 좋은 일을 하고 싶다는 세 가지 꿈이 있었어요. 교사가 되고 결혼해서 가정을 이루었는데, 행복하지만은 않았어요. 술을 좋아하는 남편과 부딪힘으로 힘들기도 했고요. 무난했던 학교생활에도 일이 생겼어요. 한 학부모가 민원을 넣었는데 그때 제 자존감이 무너지면서 정말 살고 싶지 않다는 생각까지 했어요.

그때 우연히 명상수련 간판을 보고, 나를 붙잡아야겠다 싶어서 수련을 시작했어요. 수련하면서 기운을 느끼고, 에너지 파장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내가 만든 에너지 파장 때문에 그런 일이 생겼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정말 순수한 에너지로 아이들을 보게 되고, 아이들이 다가오는 것이 느껴졌어요. 눈물이 하염없이 흐르더군요. ‘내가 문제였구나’하는 각성이 일었어요. 그러면서 나로부터 출발해서 국가와 민족이라는 전체의식에 관한 관심으로 커지면서 역사의식이라는 것을 갖게 되었어요.

○ 한순열: “인생 전반기의 목표가 무엇이었나?” 하고 생각해봤어요. 딸이 곁에 있어서 물어봤어요. 엄마가 목표가 무엇이었던 것 같냐고. 딸이 그러데요. 아마 없었을 거라고, 대부분 사람이 목표 없이 살아가니까. 그 말도 맞겠다 싶었어요. 저는 항상 마음속에 갈망이 있었어요. 무언가 채워지지 않는. 결혼하고 남편에게 의존하고 투정도 부렸지만 채워지지 않았죠. 그래서 명상을 시작했어요. 그것이 하나의 전환이 되었고 그 계기로 아이들에게 뇌교육으로 인성교육을 하는 교사가 되었지요.

그러다 딸을 대안학교인 벤자민인성영재학교에 보내겠다고 마음을 먹었어요. 딸도 가고 싶어 했고요. 그 일로 남편과 엄청난 갈등을 겪었어요. 처음이었어요. 남편은 극단적인 선택까지 이야기했어요. 그때 제가 마음의 중심을 잡고 남편을 설득했고, 고맙게도 남편은 딸과 저의 선택을 받아줬어요. 딸이 벤자민학교에서 자신의 꿈을 찾고 올해 대학에 들어갔어요. 제가 외출하면 남편이 ‘오늘은 나라 구하러 가냐? 지구 구하러 가냐?’고 놀림말을 하는데, 그 말 속에 제 삶에 대한 신뢰와 지지가 느껴져 힘이 됩니다. 그래도 다른 사람에게는 아내가 뇌교육을 하는 교사라고 자랑스럽게 이야기한다고 해요. 아이들에게도 엄마가 훌륭한 사람이라고 이야기하고요.

서울장월초등학교 김자영 교사. [사진=김경아 기자]
서울장월초등학교 김자영 교사. [사진=김경아 기자]

▶ 우리나라 교육이념이 ‘홍익인간’인데, 교육정책과 학교 교육에는 홍익정신을 실현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과 노력이 없습니다. 인생의 가치로 홍익정신을 만난 선생님들이 홍익 불모지 교육현장에서 대한민국의 교육이념을 회복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계신데요. 그 힘들고 어려웠던 경험을 들려주세요.

○ 정옥화 : 홍익은 고등학교 국민윤리 시험에 나오는 우리나라 건국이념에 대한 답이죠. 그 홍익이 인간 개인이 추구해야 할 삶의 가치이고, 우리나라가 나아가야 할 정신적 가치라는 것은 생각도 못 했어요.

교사 3년 차일 때만 해도 촌지를 받는 게 관행이었어요. 원하던 삶이 아니어서 사직서를 책상 서랍에 넣어두고 오늘, 내일 하고 있었어요. 그러던 차에 지금의 남편을 만났는데 대뜸 ‘교사라는 데 우리나라 건국이념 알아요?’해서 ‘홍익인간이죠’ 답했어요. ‘교육이념은 아나요?’ 하길래 ‘홍익인간이죠’라고 다시 답했어요. 그러니까 ‘그럼, 홍익인간답게 아이들을 잘 가르치고 있나요?’라고 되묻더라고요. 그 순간 제가 놀랐어요. 남편의 질문이 교사로서의 제 뇌를 깨운 거지요. 그때부터 아이들에게 ‘홍익하라’라고 이야기했어요. 아이들이 뜻은 몰라도 좋아했어요.

홍익정신을 실현하는 유일한 교육이 뇌교육이잖아요. 뇌교육을 아이들에게 지도했는데, 교회에 다니는 학부모가 종교교육이라고 교육청에 민원을 넣었다고 교장 선생님이 그만두라는 겁니다. “뇌교육은 인간사랑, 나라사랑, 지구사랑 교육인데요.”라고 말씀드렸더니, 뇌교육을 하면 부장도 못하고, 담임도 못한다고 하는 거예요. 억울하고 섭섭한 마음이 있었지만 둘 다 안 해도 된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교과 담당이 되어서 한 학년 전체에게 뇌교육을 했어요. 홍익정신과 역사의식에 관한 교육을 인성교육으로 했어요. 그해에 아이들이 정말 많이 달라졌어요. 선생님들도 호응해주었어요.

12월에 교육청에서 인성교육 사례를 내라고 해서 제출했는데, 교원대에서 초등학교 부문 우수상을 받았어요. 뇌교육이 종교교육이 아니라고 인정이 된 거죠. 하하. 제가 인성교육을 했던 아이들이 다음해에 6학년이 되어서도 학교폭력이 없었어요. 홍익정신의 힘이고 뇌교육의 힘입니다. 뇌교육은 제가 교사를 하는 이유입니다.

○ 김자영: 저는 원래 대안학교 교사를 할까도 생각했어요. 김진희 선생님을 통해서 뇌교육을 알게 되고 뇌교육 교사연수를 받았어요. 그게 계기가 되었어요. 내가 공교육에서도 진짜 교육을 할 수 있겠구나 하는 희망을 발견한 겁니다. 내가 생각했던 아이들에게 가르쳐주고 싶은 것, 아이들과 진짜 이야기하고 싶은 것이 바로 뇌교육에 있다는 것을 알았어요. 아이들에게 ‘너희들은 왜 공부하니?’라고 물으면, 성공하려고, 잘 살려고, 훌륭한 사람이 되려고 라고 답하거나 우물쭈물하지요.

나는 아이들에게 ‘공부는 나와 민족과 인류를 위해 하는 거란다’하고 알려줬어요. 홍익을 위해서 공부한다는 거지요. 그 뒤부터 아이들이 그 말을 좋아하고 학부모들도 좋아해요. ‘나는 나와 민족과 인류를 위해서 공부합니다.’ 한 아이가 졸업하면서 편지를 주고 갔어요. 평소 눈에 잘 안 띄던 아이였는데요. “선생님, 저 중학교 가서도 나와 민족과 인류를 위해서 공부한다는 것을 잊지 않겠습니다.”라고 썼더라고요. 아이들에게는 선생님이 하는 말이 씨앗이 되어서 가슴에서 자란다는 것을 느낍니다. 아이들의 마음에 홍익의 씨앗을 심어주고 싶습니다. 학부모 총회에서도 항상 제가 이런 마음으로 학생들을 대한다는 것을 이야기해줍니다.

○ 한순열: 저는 홍익이란 진짜라고 생각합니다. 진짜가 되어야 한다는 거죠. 진심이어야 하고 진실해야 한다는 것. 그래서 주위 선생님들은 뇌교육을 지도하는 선생님으로 알지만 저는 홍익정신을 실천하는 선생님이고 싶어요. 그래서 업무조정이나 선뜻 맡기 꺼려하는 일이 있으면 제가 하겠다고 합니다. 아이들에게도 하루 한 가지 선행이나 세상을 이롭게 하는 실천을 이야기 합니다. 교사로 말 한마디 한마디에 그런 마음을 녹여내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 김진희: 저는 아이들도 나처럼 자기 가치를 깨닫고, 자신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알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인성교육을 합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자신의 가치를 찾는 데서 나아가, 다른 사람을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절로 나더라고요. 이 마음이 홍익이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절로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생길 때부터 홍익인간으로 사는 삶이 시작되는 것 같습니다. 아이들은 순수해서 그 마음이 더 빨리 나타납니다. 먼저 뇌교육을 통해서 자신의 가치를 발견하도록 도와주면 홍익인간은 절로 되는 것이겠지요. 제가 그랬듯이.

○ 유승화: 작년에 담임했던 아이들이 지나가면서 “선생님! 요즘도 뇌체조 하세요”라고 물어요. 그 말투와 눈빛에는 좋았던 기억과 그리움이 있습니다. 뇌체조를 하면서 아이들이 자기 몸에 집중하고 기운을 느끼게도 하면서, 내면의 순수한 마음과 에너지를 스스로 체험하게 됩니다. 그 에너지가 아이들에게 평화와 안도감을 줍니다. 차분해지고 깊어지고 주위를 편안한 마음으로 바라보게 되지요. 그 순수성을 깨우는 것이 뇌체조였습니다.

몸을 깨우고 항상 집중력을 키워주고, 뇌의 감각을 깨워주면서, 아이들에게 역사 이야기를 해 줍니다. 단군의 건국 이야기와 홍익인간 정신을 알려주고, 민족에 대한 자긍심을 깨워줍니다. 아이들은 그 이야기를 듣고 마음 뿌듯해 합니다. 아이들이 뇌체조를 그리워하는 게 아니고, 그 정신적, 기운적인 양분이 그리운 것 같습니다.

○ 강명옥 : 홍익인간이 대한민국의 교육이념이니까 당연히 홍익정신을 실천하는 교육을 해야 하는데, 혼자 힘으로는 어려워요. 그래서 함께 가야겠다고 결심했고, 뇌교육연구회를 만들었습니다. 인간으로서 가야하고, 교사로서 가야 할 길을 알았는데, 이 길을 나 혼자 가서는 안 되겠다, 다른 선생님들과 함께 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어디엔가 나와 같은 사람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나로 인해 건강해지고 주변이 편안해지면서 행복해지는 것부터가 홍익이구나 느끼면서 아이들에게도 당당하게 홍익인간이란 말을 하게 되었어요. 멀게 느껴졌던 홍익이라는 가치를 나의 삶 속으로 가져오면서 나의 모든 행동을 홍익으로 연결하는 게 되었던 것 같아요.

서울신구초등학교 정옥화 교사. [사진=김경아 기자]
서울신구초등학교 정옥화 교사. [사진=김경아 기자]

▶선생님들은 아이들의 의식룩스를 높여주는 교육을 하고 계신데요. 홍익인간 교육은 200룩스에서부터 시작하고, 홍익인간은 600룩스 이상의 높은 의식입니다. 그런데 우리 학교 교육은 아이들에게 100룩스 이하의 수치심, 죄의식, 무기력, 슬픔, 두려움과 같은 감정을 주고 있거든요. 아이들이 ‘나는 나다’라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도록 어떤 의식교육을 하고 있는지요?

○ 김진희: 보통 사람들이 ‘이건 할 수 있고, 이건 못해’ 하면서 살아요. 아이들도 그런 분위기에 길들어 있어서, 교사나 다른 사람이 할 수 있다고 말해 줘도 받아들이지 않아요. 그래서 변화도 일어나지 않거든요.

제가 있는 학교 아이들은 대부분 ‘내 능력이 여기까지야’ 하는 생각을 이미 가지고 있어요. 지역사회가 너무 어렵고, 조부모님 때부터 가난한 환경을 대물림 받았어요. 올해로 4년째 근무하는데, 제 마음속의 프로젝트는 아이들을 누르는 마음의 한계를 깨는 거예요. 그래서 아이들과 우리 반은 도전하는 반이라고 정했어요. 아이들 각자 도전목표를 정하고 도전하면서 자신의 변화를 체험하고요. 다른 친구들의 도전을 보면서 자극도 받고, 서로의 모델이 되어주고요. 벤자민학교의 ‘벤자민프로젝트’에서 아이디어를 얻어서 해 보고 있는 겁니다.

○ 정옥화: 저는 좋은 말, 좋은 정보를 많이 활용합니다. 수업 시작할 때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라는 말을 하고, ‘운이 좋다’는 말을 많이 합니다. 작년에는 우리 반을 ‘운이 좋은 반’이라고 했어요. 올해는 ‘풍족하고 운이 좋은 반’이라고 업그레이드를 했어요. 그렇게 카톡방을 개설했더니 너무 좋아하는 겁니다. 평소에 제가 부정적인 사람이라는 걸 알고부터는 저 자신에게 긍정적인 메시지를 주기 시작한 것이 교육의 힌트가 되었어요. 뇌교육 BOS법칙 가운데 ‘굿뉴스가 굿브레인을 만든다’가 있잖아요. 저는 그걸 실천하는 겁니다.

우리 학급구호도 제가 ‘세상에 빛! 희망! 날로 새로워져라! 0학년 0반 정직, 성실, 도전, 구호 시작!’ 하면, 아이들이 ‘신난다! 신난다! 신난다! 운이 좋아! 운이 좋아! 0학년 0반 정옥화 잘했다.’ 하고 외쳐요. 구호하고 인사를 하게 하면 그렇게 잘해요. 인사가 가장 기본인데 요즘 아이들이 인사를 잘 안 하고 시키지도 않잖아요. 신나면 절로 의욕과 용기가 생겨요.

○ 김자영: 용기를 가질 수 있기 위해서 뭔가 도전하는 활동을 한 번씩 아이들과 했어요. 자기 선언도 하고, HSP 짐, 팔굽혀펴기를 통해 체력단련과 도전을 하지요. 실제로 교탁 위에 올라서서 ‘나는 할 수 있다’라고 자기 선언을 하면 아이들의 마음에 감동과 자신감이 일어납니다. 자존감이 떨어진 아이를 상담할 때 ‘나는 괜찮은 사람입니다. 나는 훌륭한 사람입니다’를 몇 번 외치게 하고 다시 상담하면 아이의 눈빛과 태도가 달라져 있어요. 팔굽혀펴기대회를 했을 때는 정말 잘할 것 같던 아이보다 꾸준히 해 온 아이가 잘하는 것을 보면서 스스로 느끼는 것 같아요.

○ 유승화: 저는 학년 첫날 아이들에게 웃는 그림을 보여주면서 태양 이야기를 하거든요. 태양이 밝게 빛나서 온 누리에 다 사랑을 주는데, 환하게 웃는 얼굴과 찡그린 얼굴을 보여주고 환하게 웃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요. 그러면서 ‘우리 안에 태양같이 밝은 마음이 다 있단다. 누구나 안에 완벽한 내가 있어. 완벽한 스승이 있어.’ 이런 정보를 주면서. 용기를 주는 것은 도전해서 성공했을 때 느낄 수 있어요. 그래서 저학년 같은 경우는 함께 도전하는 것으로 용기를 줘요. 팔굽혀펴기, 연단하면서 오래 버티기를 하면 공부를 못하는 아이들도 이걸 하면서 자신감과 용기를 얻어요. 기쁨을 느끼고 자기 안의 성취를 하면서 자꾸 밝음을 깨워주려고 노력해요.

○ 한순열: 올해는 연구부장을 해서 동아리로 ‘체인지 레벨업 프로젝트’라는 것을 하게 되었어요. 아이들의 체력도 키우고, 자신에게 긍정적인 메시지 보내기도 하고, 개인적 차원을 넘어서 학교 차원, 지역사회, 지구 차원까지 의식을 확대하고 실천하는 프로젝트를 하고 있습니다.

○ 강명옥: 요즘 고등학생들이 입시와 외모가 가장 스트레스예요. 둘 다 아이들의 자존감을 낮게 만들어요. 그래서 공부를 하는 이유를 스스로 정하게 하고, 자신의 외모뿐만 아니라 자신의 본질적인 가치를 긍정하도록 도와줍니다. 나와 민족과 인류를 위해 공부한다는 큰 가치를 알려주면 관심 없는 것 같아도 나중에 그런 이야기 안 해주면 서운해해요.

내 주변에서 감사한 일이 무엇인지 찾아서 3가지를 쓰게 합니다. ‘별로 감사할 게 없는데’ 하다가도 자꾸 찾고 생각하다 보면 감사할 일이 있지요. 계속 긍정을 선택할 수 있게 하고 1년간 쌓이면 스스로 변화된 것을 체크하고 생활기록부에도 1년간 변화되었다는 것을 써 줍니다. 학교와 교실 내에서 할 수 있는 홍익프로젝트를 하게 하면 열심히 합니다. 스스로 부족하면 반성도 하고요. 그러면서 계속 긍정을 선택하게 하는 거죠.

경기 군포 곡란중학교 한순열 교사.
경기 군포 곡란중학교 한순열 교사. [사진=김경아 기자]

▶ 학생들에게 관심과 정성을 쏟으려면 체력이 중요하지요. 120세 인생을 위한 평소 자신의 건강관리와 행복(감정)관리는 어떻게 합니까?

○ 한순열: 주로 자투리 시간을 활용하는데 1분 동안 운동을 하거나, 밤에는 15분 골든타임을 정해놓고 체력단련을 합니다. 수업시간에는 수업준비가 안 된 학생들과 체력 단련하자고 하며 함께 앉았다 일어나기를 하기도 합니다. 또한, 출퇴근 시간 운전하면서는 웃음 운전, 미소 운전을 생활화하고 있고, 밤에는 120세 도서를 읽으며 명상으로 뇌를 편안하게 쉴 수 있도록 합니다.

○ 정옥화: 저는 체력관리를 위해서 일주일에 이틀은 명상수련을 하러 센터에 갑니다. 감정관리를 위해서는 항상 나에게 좋은 정보를 꾸준히 말해주며 생활합니다. “나는 아이들을 잘 이끌어 주는 선생님이다! 나는 선생님들을 잘 돕고 잘 지내는 선생님이다! 나는 학부모님들의 존경을 받는 선생님이다! 나는 동료 교사들의 신뢰를 받는 선생님이다!” 자신에게 이런 긍정 메시지를 말해주며 출근합니다.

○ 강명옥: 아침에 ‘앗싸~’하고 눈을 뜨면서 발끝 치기를 시작합니다. 그리고 103배 절 수련으로 아침을 연 후 의식도표에서 그날의 의식을 선택하고, 생활 속에서 1분 운동을 15번 이상을 실시합니다. 제가 1년 정도 1시간 단위로 진행하는 1분 운동을 꾸준하게 해 보았는데요. 1분 운동이 별거 아닌 것 같아도 팔굽혀펴기, 앉았다 일어서기, 배꼽 힐링, 장생 보법 등 꾸준하게 하면 효과가 좋습니다. 1분 운동으로 매 순간 자신의 상태를 점검하고 체력을 관리하니 감정관리도 절로 되고 심력과 뇌력도 커져 아이들과 마찰이 거의 없게 되었습니다. 저는 바쁜 교사들을 위해 매시간 울리는 학교 종에 맞춰서 1분 운동하길 권합니다.

○유승화: 매일 새벽 6시에 명상 센터에서 배꼽 힐링과 기공, 호흡 수련을 합니다. 공원 지도를 할 때는 공원에 나온 분들을 지도하면서 제 건강관리를 합니다. 학교에서 아이들과도 1분 운동을 꾸준히 하고 있어요.

○ 김진희: 120세 인생을 위해 몸을 단련해야겠다고 결심하고, 포기했던 물구나무서기를 다시 도전하고 있습니다. 물구나무서기를 하려니까 팔, 허리, 배의 근육을 단련해야 해서 아침 운동을 시작했습니다. 아침에 1시간 뇌체조와 체력단련을 합니다. 낮에 수시로 벽대고 물구나무 서기와 벽대고 물구나무서서 푸시업을 합니다. 이렇게 하면 기분과 감정관리는 저절로 되는 것 같습니다.

○김자영: 매주 2회 이상 국학기공, 요가 수련과 매일 15~30분 이상 명상을 하고 있습니다. 스트레스 상태이거나 에너지 다운일 때 1분 운동을 활용하고 있습니다. 꾸준한 자기 관리가 되어야 아이들을 마주할 때 바로 볼 수 있음을 느낍니다. 에너지 관리가 정말 중요하더라고요. 정신적으로 힘들 때는 103배 절수련을 하면 도움이 됩니다.

경기 안양 평촌고등학교 강명옥 교사. [사진=김경아 기자]
경기 안양 평촌고등학교 강명옥 교사. [사진=김경아 기자]

▶ 지금 학교에서 만나는 아이들은 평균수명 100세, 120세 이상을 살 아이들인데요. 지금 우리 교육제도는 평균수명 60세, 70세 시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아요. 120세 시대를 생각하면 학교교육에는 어떤 변화가 와야 할까요?

○ 정옥화: 120살 인생을 위한 새로운 교육과정은 건강한 체력, 아름다운 마음, 지혜로운 창의력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다시 말해 체력, 심력, 뇌력이죠. 120세 교육과정이 60세 교육과정과 가장 많이 달라지는 부분은 뇌력부분이라고 생각되는데요. 이제까지와 달리 사고의 유연함과 자유로움이 강조되는 교육이 필요하고, 국가나 종교나 이념의 고정된 틀을 벗어나 의식 확장과 창의력교육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 강명옥: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대두되고 있는 지금 이 시대에는 인간다움에 대한 교육이 필요합니다. 인간다워진다는 것은 양심과 인성을 회복하는 것이기에 우리 공교육은 인성 회복에 중점을 두는 교육으로 시스템과 내용이 바뀌어야 합니다. 120살을 살려면 적어도 3~4개의 직업을 가져야 할 수도 있는데 그런 기술은 필요한 나이에 직업학교에서 전수받으면 됩니다.

공교육에서는 삶의 바탕이 되는 인성을 회복하는 기술(삶을 완성하는 법)을 알려주면서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삶의 가치관(철학), 체력, 심력, 뇌력을 키울 방법이 전수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뇌교육은 120세 시대의 교육, 미래 교육이라고 생각합니다.

○ 김진희: 인생을 120세 정도로 긴 주기로 바라보게 되면 경제적, 사회적 성공의 의미보다 개인 한 사람 한 사람이 진정으로 행복해질 수 있는 교육에 초점이 더 맞춰질 것 같습니다. 그러면서 행복의 진정한 의미에 대해 성찰이 일어나겠지요. 그러기 위해서는 삶의 의미에 대한 철학적 성찰이 좀 더 교육내용에 강조돼야 하고, 사회적 능력인 소통과 대화능력, 문제해결 능력 등을 중요하게 훈련할 수 있는 교육과정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자연스럽게 체력이나 심력 같은 자기관리능력을 훈련하는 것이 인지적 교육내용보다 더 많은 비중을 차지하게 교육과정이 변화되어야겠지요. 이런 점에서 교육현장과 교사에게서 뇌교육에 대한 관심은 점점 높아질 것입니다.

○ 김자영: 삶의 패러다임 자체가 변화되면 이것이 교육의 패러다임에도 영향을 미칠 겁니다. 지금 세대는 물질적인 풍요와 정신적인 결핍을 경험하는 세대들이고, 행복 지수가 낮습니다. 긴 인생을 살아갈 수 있으려면 자신의 가치 발견, 체력과 뇌력과 심력을 키우고 창조력을 발휘하는 교육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유승화: 120세 시대를 준비하기 위해서는 인성이 형성되는 시기인 유아교육과 초등교육이 강조되고, 또 부모교육이 또한 강조되어야 합니다. 그래서 이에 맞추어 교육의 방향과 제도가 바로 세워져야 합니다. 공교육이 인성교육 중심으로 가고 가정의 부모와 지역공동체 어른들의 역할이 중요시되는 그러한 분위기가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기술적으로는 첨단사회에 살지만, 사회적으로는 가장 기본적인 가치가 강조되는 교육으로 변화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한순열: 120세 시대를 생각하면 인생을 준비하는 관점이 직업을 갖기 위한 것에서 의식의 성장과 자아실현을 위한 것으로 전환 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120년을 살다 보면 다양한 직업을 갖게 될 것이고, 자신의 흥미와 적성에 관한 탐구를 넘어, 진정한 자신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할 때 인생을 행복하고 가치 있게 살게 될 것입니다.

결국 내면의 힘을 길러주는 의식 성장 교육이어야 120년을 의미 있게 살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려면 교사가 먼저 자신의 내면에 대한 수준 높은 이해와 체험을 바탕으로 의식 수준을 높여 존경받는 스승으로 거듭나야 할 것이고, 그랬을 때만 학생들의 내면에 자신감과 긍정적인 정체성을 길러줄 수 있겠죠.

▶선생님들은 퇴직하면 바로 인생 후반기에 들어가는데요. 인생 후반기는 어떻게 살고 싶으세요?

○ 김진희: 저는 나중에 퇴직하고 나서도 계속 교육 관련 일을 하고 싶습니다. 뇌교육을 함께 해 온 분들과 교사의 성장과 성찰을 지원하는 센터를 설립해서 운영하고 싶어요. 그간의 경험으로 젊은 교사들에게 멘토가 되고 싶습니다.

○ 강명옥: 저도 김진희 선생님의 구상에 함께 하고 싶고요. 교사와 학생들을 위한 센터를 설립해서 교육문제를 해결하는 데 일조하고 싶어요. 진짜 교사, 진짜 스승이 되는 것이 삶의 마지막 날까지 목표입니다.

○ 정옥화: 저는 국학강사와 국학기공 강사로서 제2의 인생을 살고 싶습니다. 전국 교사들에게 국학 강의를 하고 싶어요. 해외 각국을 다니면서 홍익정신과 뇌교육을 알리는 일도 하고 싶습니다.

○ 유승화: 작년부터 공원 새벽 지도를 했어요. 올해 정식 국학기공 강사가 되었고요. 그렇게 세상을 향해 한 발짝 내밀었습니다. 파주에서 가장 큰 호수공원에서 하고 있어요. 파주 시민들에게 국혼을 알려주는 국학기공 강사로 활동하고 싶습니다. 학교 선생님을 넘어서 세상에 나가는 교육자가 되고 싶어요. 어르신이 되는 것이 제 인생 후반기의 목표입니다.

○ 한순열: 저는 교육운동에 매진하여 대한민국 교육이 명품교육으로 전 세계에 수출하는 나라가 되는 데 이바지하고 싶어요. 이제 자동차나 배, 반도체를 수출하던 시대도 지났습니다. 우리나라는 최고의 인성, 창의성 교육인 뇌교육으로 홍익인간 교육모델을 만들어서 수출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안양에서 국학활동하는데, 지역사회에서 홍익정신문화를 알리고 뿌리내릴 수 있도록 열심히 활동하겠습니다.

○ 김자영: 저는 뇌교육을 세계의 공교육에 알리는 그런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한순열 선생님 구상대로 뇌교육이 교육수출상품이 되면 제가 할 일이 많아질 것 같습니다. 영어공부를 이 기회에 더 열심히 해야 할 것 같아요. 하하

▶우리 교육과 아이들을 사랑하는 선생님들의 마음을 그대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홍익교육의 개척자로 살아오신 선생님들이 120세 시대의 교육패러다임을 만들어 가시는 교육선구자가 되어 주시기를 바라며 마칩니다. 긴 시간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