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익산 쌍릉(사적 제97호)에서 백제 사비기의 전형적인 굴식돌방무덤과 시신이 안치된 방에서 인골을 담은 나무상자가 발견되었다. 나란한 2기의 묘가 있어 대왕릉과 소왕릉으로 구성된 쌍릉은 2016년 국립전주박물관 조사시 출토품으로 여성의 치아와 함께 수습된 토기가 신라계여서 과연 대왕릉에 묻힌 피장자가 누구인지에 대한 논란이 제기되어 이번 발굴 성과가 관심을 끈다.

전북 익산에서 발굴된 쌍릉을 위성촬영한 모습. [사진=문화재청 제공]
전북 익산에서 발굴된 쌍릉을 위성촬영한 모습. [사진=문화재청 제공]

문화재청(청장 김종진)과 익산시는 지난해 8월부터 ‘백제왕도 핵심유적 보존‧관리사업’으로 발굴조사를 진행한 바, 지난 3일 발굴현장을 공개했고, 4일부터 매일 오후 2시 현장 방문객을 위한 설명회를 진행한다.

이번 발굴에서 대왕릉은 시신을 넣은 널이 안치된 현실(玄室)이 단면 육각형으로, 전형적인 백제 사비기의 굴식돌방무덤(횡혈식 석실분)으로 확인되었다. 대형 화강석을 다듬은 돌을 이용해 축조한 현실의 규모는 길이 378cm, 너비 176cm, 높이 225cm 로 기존에 가장 규모가 크다고 알려진 부여 능산리 왕릉군의 동하총의 현실(길이 327cm, 너비 152cm, 높이 195cm)보다 더 크다. 현재까지 조사된 사비기 백제 왕릉급 무덤으로는 처음으로 판축기법을 사용하여 봉분을 쌓아 올렸다는 점도 확인되었다.

이번 발굴 조사전 촬영한 대왕릉의 전경. [사진=문화재청 제공]
이번 발굴 조사전 촬영한 대왕릉의 전경. [사진=문화재청 제공]

이 쌍릉은 1917년 대일항쟁기에 조선총독부 주도로 일본인 야쓰이 세이치에 의해 약식 발굴이 이루어졌으며, 2016 국립전주박물관에 의해 발굴된 것이 현재 알려진 발굴 조사 기록이다.

(시계방향으로) 현재 대왕릉 내 단면 육각형의 현실 내부, 현실 북벽 세부 모습, 1917년 대일항쟁기때 일본인에 의해 발굴될 당시 현실입구, 1917년 대왕릉 발굴현장 [사진=문화재청 제공]
(시계방향으로) 현재 대왕릉 내 단면 육각형의 현실 내부, 현실 북벽 세부 모습, 1917년 대일항쟁기때 일본인에 의해 발굴될 당시 현실입구, 1917년 대왕릉 발굴현장 [사진=문화재청 제공]

문화재청은 향후 추가 발굴과 함께 석재와 인골 등을 과학적 분석을 하여 익산 쌍릉의 성격을 규명할 계획이다. 백제왕도 핵심유적 보존‧관리 사업은 공주, 부여, 익산의 백제 유적 26개소를 대상으로 2038년까지 추진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