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바닥으로 아이의 입을 막았다 떼는 놀이를 해 본 적이 있나. 태어나 자라 이제 막 혼자 앉을 줄 아는 아이와 입을 막았다 떼는 놀이를 할 때면, 별것도 아닌데 아이는 ‘까르르르’ 웃으며 ‘또, 또’라며 다시 하자고 재촉을 한다.

이 놀이가 우리 전통육아놀이 중 하나인 ‘아함 아함 亞含 亞含’이다. 손바닥으로 입을 막으며 ‘아함 아함’ 소리를 낸다. 엄마가 아이의 입을 막기도 하고, 아이의 손으로 엄마의 입을 막기도 하면서 엄마와 아이가 놀이를 하는 것이다.

아함 아함은 무슨 뜻일까? 한자로 보면 아亞는 버금이라는 뜻이고, 함含은 ‘머금다, 품다’라는 의미를 지녔다. 종합적으로 풀어보면 아함아함은 사람 안에 작은 우주가 있다는 뜻이다.

두 손을 가로모아 잡으면 한자 아亞모양이 되는데, 이것은 하늘과 땅이 내 몸 속에서 하나가 된다는 것을 상징한다. 천지좌우의 형국을 내 몸에 품었다는 모양이기도 하다. 바로 아이가 작은 우주라는 것이다. 선조들이 아이들에게 들려주었던 음률에 맞춰 한번 놀이를 해보자.

“아함 아함 아함 아함! 사람 안에 하늘 있네. 아함 아함 아함 아함! 사람 안에 땅이 있네. 아함 아함 아함 아함! 하늘마음 환히 밝혀, 아함 아함 아함 아함! 순리대로 살아가라.”

이 노래 속에는 “아함 아함 아함 아함, 하늘같은 우리 아가, 네가 바로 하늘 땅 사람, 우주란다! 내 안에 우주처럼 넓은 마음이 있어.”라는 정성어린 부모의 마음이 담겼다.

우리 한국 선도의 핵심철학은 천지인사상이다. ‘하늘과 땅, 사람이 하나’라는 뜻이다.

한민족의 가장 오래된 경전이라고 불리는 천부경天符經 속 ‘인중천지일人中天地一’에 더욱 명확하게 ‘사람 안에 하늘과 땅이 들어있어 하나를 이룬다.’고 설명한다. 사람이 자연이며, 작은 우주라는 것이다. 우리 선도가 사람의 가치와 본질을 바라보는 시각이다.

아이의 귀에 네가 하늘이고, 땅이며, 우주라고 속삭여주는 부모가 있는데, 그 아이의 인성이 삐뚤어 질 수 있을까?

'아함 아함' 놀이를 하며 듣기와 말하기 능력을 키워

아함 아함 놀이를 하며 입으로 들어가는 공기를 막으며 리듬감 있게 소리를 내며 즐기다보면 청각이 자극되어 듣기와 말하기 능력이 발달된다고 한다. 아이의 청각을 발달시키려면 다양한 자극을 주는 것이 중요한데 입을 막았다 떼는 동작을 통해 서로 다르게 들리는 자신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 놀이 때 엄마나 아빠가 들려주는 노래 소리도 즐거운 자극이다.

특히 아이의 청력검사는 태어난 지 9개월까지는 해주어야 하는데, 이 때쯤 아이의 운동신경 발달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그런데 청각 자극이 적거나 부모와의 유대감이 부족하게 되면 아이는 말을 더디 배우고 공감능력도 떨어진다. 아함 아함 놀이는 아이의 청각도 자극하고 서로 입을 막고 떼는 동작을 통해 교감하는 또 하나의 신체접촉 놀이로 매우 적합하다.

한편, 아함아함 놀이에 대한 또 다른 해석이 있다. ‘깊이 품은 생각을 함부로 내뱉지 말라’ 또는 ‘말 조심을 하라’는 가르침이다. <우리말의 비밀>이란 책을 인용하자면 “말은 ‘마음’에서 비롯됐다. 말은 마+알(얼)이니 ‘마음의 알맹이’라는 뜻이다. 말을 한다는 것은 나의 본질인 얼의 상태를 드러내는 일”이라고 했다. 우리 청소년들을 보면 친구들 간에 친하다는 표시로 일상 언어의 대부분을 욕으로 하는 것을 자주 목격하게 된다. 말은 마음에서 나왔지만 거친 말은 마음을 거칠게 한다. 아함 아함 놀이를 하면서 말 속에 상대를 배려하는 마음을 담는 법을 알려준다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