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랴오닝성 커주어에서 발견된 유적 (원형제단으로 추정)

천안 소재의 국학원에서는 항공대 우실하교수의 ‘중국공정의 최종판-요하문명론’이란 주제의 강연이 있었다.

홍산문화는 1935년 요하지역에서 발견된 유적지이다. 요하는 옛 단군조선시대의 수도로 추정되는 발해만 북쪽지역으로 1955년에 홍산문명이라는 이름을 붙일 당시에는 중국이 주목하지 않았다. 그러나 1982년 요하지역의 우하량에서 유물이 대거 발굴되었다. 신전을 비롯한 거대한 유물들은 당시 국가단위의, 조직적인 사회체제였음을 알 수 있는 세련되고 발달된 유물이었다. 거석문화와 채도문화, 빗살무늬토기문화, 세석기 문화권이 통합되는 요하지역에서 발생한 홍산문명은 지금도 발굴중이며 2006년 6월에도 거대한 적석총군(群)이 발견됐다.

홍산문화지역에서 나온 유물 옥으로 만든 사람 얼굴의 용

BC 3,500년경으로 추정하는 홍산문명은 당시 분업화가 이루어진 국가가 형성되었음을 볼 수 있다. 그리고 많은 곰 형상유물과 천제단의 곰 뼈 발굴은 곰 토템을 가진 웅족이 연상되고 이 시기가 재야사서에서 나타나는 배달국과 일치하므로 배달국과 웅족의 결합으로 탄생한 단군조선과도 밀접하다.

또한 우리나라 최고(最古)경전인 천부경의 1, 3, 9, 81의 수리구조로 된 유적 유물이 수없이 많은 것도 중국의 음양 2분법적인 수리체계와 무관하다. 천제단과 무덤, 사당 구조가 3층이고 옥유물인 용(龍), 봉(鳳), 여성신에 관한 유물도 마찬가지다. 곡옥의 크기가 차례대로 작아지는 9마리 옥룡이 있고 9마리의 새끼용을 등에 업은 옥룡도 9마리다. 중국으로서는 자국을 용의 자손이라 자부했는데 그 상징인 용 유물이 이 요하문명에서 발견된 것이다.

원래 중국은 세계 4대문명 발상지인 황하문명의 앙소문화에 자부심을 갖고 있었다. 그러다가 1973년 하모도 유적발굴로 문명발상지가 하모도로 바꿨다가 이제는 홍산문명을 노리고 있다.

중국은 만리장성을 쌓은 이후 그 외곽은 이민족으로 분리해 왔다. 요하지역은 만리장성 위쪽으로 이 곳에서 발굴되는 유적과 유물양식은 분명 중국과는 다르다. 발견된 천제단이 자금성의 ‘천단’과 구조가 동일하나 자금성의 ‘천단’은 북방 만주족이 건설한 청나라 것이다. 적석총의 무덤양식도 고구려 무덤양식과 흡사하다. 무덤양식은 가장 바뀌지 않는 보수적인 문화인데, 이 무덤도 중국식과는 거리가 멀다.

중국으로서는 용의 상징성과 통합과 분열을 되풀이한 역사를 해결하기 위해서도 더더욱 이 요하문명을 중국역사 속으로 편입시키려고 한다. 하상주 단대공정, 중화문명 탐원공정 등 거대한 역사공정은 결국 ‘요하문명론’으로 총집결된다.

동북공정은 분명 중국정부가 오래전부터 준비하고 추진하는 ‘21세기 국가전략’이다. 우실하 교수는 이 동북공정에 대해 역사왜곡문제만이 아닌 정치, 외교, 역사 등 전반적인 측면에서 근본적인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중국의 국가전략은 안정된 대중화주의의 중심 국가로서 세계최고의 요하문명론을 자국의 문명화로 건설하는 것이다. 중국은 이미 90년대 초부터 9차 5개년 계획(1995년~2000년)을 통해 하상주의 불분명한 건국연대를 공식화하는 단대공정을 마무리했고, 10차 5개년 계획을 통해 전설속의 3황 5제 시대를 역사화 하는 중화문명 탐원공정을 연구했다.

이로써 전설의 인물, 황제와 그의 손자인 고양씨 전욱과 고신씨 제곡의 씨족이 모든 북방 민족의 시조로 설정되었다. 그리하여 중원은 화(華)족 집단, 동남 연해는 하(夏)족 집단, 동북 연산 남북은 황제(黃帝)족 집단으로 나눴다. 따라서 요하문명권의 홍산문화는 고양씨 전욱 계통의 문명으로 설정하고 있다. 고주몽의 ‘고’씨 성도 고양씨의 후예라고 하여 그동안 동이, 서융, 남만, 북적으로 부른 이민족을 모두 중화민족에 끌어넣는 것이다.

중국 지도부의 가장 큰 콤플렉스는 통합과 분열을 되풀이한 역사와 8%의 소수민족이 63%의 영토를 점유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정부의 절대적 과제는 소수민족들의 이탈을 막는 변강지역(국경주변지역)의 안정이다.

현재 요하문명전을 여는 요녕성 박물관 앞에 ‘3황 5제 시대는 다민족 통일국가를 형성하는 바탕을 이루었다.’고 내걸었듯 중국은 이 요하문명론으로 세계 최고의 문명을 가진 21세기 중심국가라는 거대한 청사진을 걸고 소수민족문제를 해결하려는 것이다.

다민족국가론을 앞세운 서남공정과 서북공정, 동북공정이 이를 뒷받침한다. 동북공정의 하부공정인 고구려공정, 백두산공정, 웅녀공정 등을 통해 앞으로도 고대사를 왜곡하는 일이 계속 될 것이다. 백두산에서 성화채화를 하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 추진되는 것으로 한민족의 상징성을 말살하기 위한 것이다. 그 공정들이 완료되면 2008년 북경올림픽을 기해 전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문명의 시원지가 중국의 요하임을 밝힐 것이다.

그때, 한민족은 중국의 한 집단에서 파생된 방계로 국조 단군, 웅녀, 고구려, 백두산 등 민족적 상징성을 그 어느 것에서도 찾을 수 없게 된다. 우리가 이 시점에서 해야 할 일은 역사상 한민족의 무대였던 만주지역의 홍산문명에 대해서 중국논리에 대응할 체계를 마련하는 것이다. 우리는 삶 속에 지닌 모든 문화가 홍산문명과 직결되는 홍산문화의 주인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