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월보름(음력 1월 15일), 지신밟기를 하고 달집을 태우는 축제가 열린다. 

사단법인 국학원(원장 권은미)은 오는 3월2일 정월 대보름을 맞아 한민족 고유의 전통문화를 널리 전승하고자 ‘정월대보름 축제’를 개최한다.

 

이날 오후 4시부터 국학원 잔디밭과 한민족역사문화공원 한마당에서는 달집태우기, 전통놀이, 부럼깨기, 지신밟기, 오곡밥 먹기 등 다채로운 행사가 열린다.

▲ 국학원은 오는 3월 2일 정월 대보름을 맞아 한민족 고유의 전통 문화를 널리 전승하고자 ‘정월대보름 축제’를 개최한다. 사진은 지난해 지신밟기장면. <사진=국학원>

정월대보름 민속놀이 가운데 대표적으로 ‘달집태우기’를 한다.  불은 모든 부정을 태우고 정화하는 뜻을 담고 있으며 달집이 한꺼번에 잘 타면 풍년이고 불이 도중에 꺼지면 흉년이라고 한다. 또 달집 속에 넣은 대나무가 불에 타면서 터지는 소리에 마을의 안 좋은 것들이 사라진다고 한다.

 

매천 황현은 '대보름 밤에 두 수를 읊다〔元宵二詠〕'에서 달집 태우기를 이렇게 묘사했다. 출처는 한국고전번역원.

 

쇠도 녹일 수 있고 돌도 태울 수 있다지만 / 金可流石可焦
푸른 하늘에 걸린 달을 누가 사를 수 있으랴 / 靑天有月誰能燒
시골 아이들에게는 기이한 방법 전해지니 / 村童相傳有奇術
마른 등걸 썩은 땔감 높다랗게 쌓았네 / 枯槎敗薪撑岧嶢
타는 불에 동풍 불어 타닥타닥 소리 내니 / 東風吹火聲爆爆
누런 연기 피어올라 산봉우리가 희미하네 / 黃雲夭矯迷山椒
항아야 뜨거운 불꽃 두려워할 일 없지만 / 嫦娥非是畏熱焰
겹구름 더디 걷히면 고운 모습에 손색 있지 / 遲捲重簾羞和嬌
짐짓 음정을 풀어서 갑절은 싸늘하게 하니 / 故放陰精倍寒凜
커다란 마노 쟁반, 빙초를 만지는 듯하네 / 瑪瑙大槃摩氷綃
계수나무 아래에 도끼질하는 이 있다던데 / 桂下聞有弄斧人
아직껏 잘라 낸 가지 보지 못했네 / 至今不見刋枝條
하물며 하계의 반딧불같이 희미한 / 况是下界螢微
한 점이야 언젠들 하늘에 닿았으랴 / 一點何曾到重霄
동방의 풍속엔 등석이 없는지라 / 東方之俗無燈夕
달집태우기를 풍요에 넣었을 따름이지 / 聊將燒月參風謠

 

정월 대보름에는 또 쥐불놀이를 한다. 정월 대보름날 달집에 불이 붙는 것을 신호로 논둑과 밭둑에 불을 놓는데 정월 첫 번째 쥐날인 상자일(上子日)이나 음력 정월 열나흗날 또는 대보름날 저녁 농가에서 쥐불을 놓는다. 쥐불을 놓게 되면 겨울을 지낸 들쥐나 메뚜기, 해충의 번데기, 각종 병해충들이 알을 낳아 놓은 잡초나 쥐구멍, 해충 서식지를 태워 농사에 유익하다. 태운 잡초의 재는 논밭의 거름이 되고 풀들이 잘 돋아나 논두렁을 보호하는 데 도움이 된다. 아울러 전염병을 옮기는 들쥐를 쫓기도 한다. 

▲ 국학원은 오는 3월2일 정월 대보름을 맞아 한민족 고유의 전통문화를 널리 전승하고자 ‘정월대보름 축제’를 개최한다. 사진은 달집 태우기. <사진=국학원>

 

매천 황현은 '대보름 밤에 두 수를 읊다〔元宵二詠〕'에서 '쥐불놀이'를 이렇게 묘사했다.

 

귀신불은 불꽃이 없고 호랑 불은 푸른데 / 鬼火無焰虎火靑
쥐불도 똑같이 그 모양이 기이하네 / 野火一種奇其形
역후처럼 오뚝하게 하나의 횃불이 타고 / 驛堠兀兀孤炬燃
불국처럼 찬란하게 천 개의 등불이 밝네 / 佛國晃晃千燈熒
누에가 뽕잎 먹듯 천천히 타들어 가다가도 / 遲延有似蠶食葉
또 바람이 부평초를 흩는 듯 확 번지네 / 驟闊又如風開萍
성을 포위한 채 붉은 비단 소를 내몰 듯하고 / 環城催驅絳繒牛
하늘 가득 형혹성이 수를 놓는 듯하네 / 滿天交織熒惑星
원근을 막론하고 두렁마다 다 그러하니 / 坡陀近遠都不辨
바람 우레 휘몰아치는 소리만 들리네 / 但聞歊欱來風霆
시골 늙은이야 오늘 밤 달과 상관없으니 / 野叟不關今宵月
하늘이 가리도록 연기 화염 한껏 피우네 / 儘放烟焰迷靑冥
말하기로는, 횃불 하나로 기이한 공훈 세워 / 道是一炬策奇勳
풀뿌리를 말끔히 태워 해충을 박멸한다 하네 / 燒凈艸根灰蝗螟
옛 전적 모방하여 우형처럼 산 태우고 / 虞衡烈山追古典
《시경》을 노래하며 전조처럼 불 속에 던지네 / 田祖畀炎歌詩經
들불에도 살아남아 봄에 다시 돋아난다 하지 않던가 / 君不聞野燒不盡春復生
시인의 정한은 먼 교외로 이어지니 / 詩家情恨連郊坰
이제부터 안개와 비 맞으며 방초로 자라나 / 從此和烟和雨爲芳艸
동풍이 나에게 시상을 일깨우리 / 東風要我吟魂醒

 

또 ‘지신밟기’는 풍물을 치며 집 터 곳곳의 지신(地神)을 밟아 달램으로써 한 해의 안녕과 복을 기원하며‘ 부럼깨기’를 통해 한 해의 건강을 빌었다.

 

정월 대보름에는 또 '오곡밥'을 먹는다. 한 해의 풍년을 기원하고 오곡이 잘 되라는 의미로 쌀, 보리, 콩, 조, 수수 등 다섯 가지 이상의 곡식으로 지은 밥을 먹는다. 오곡밥은 원래 장수를 기원하는 음식의 하나로 신라시대 까치에게 감사하며 정월대보름 제사상에 올리던 약밥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한편 국학원은 우리 민족의 역사와 철학을 보존하여 외래문화가 들어오기 전 있었던 순수 우리나라의 고유의 선도문화(仙道文化)를 복원하고 계승·발전시키고 있다.

 

문의) 041-620-6700 www.kookhakwon.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