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원주민 부족은 태어날 때 60살로 해서, 한 해에 한 살씩 차감해서 나이를 계산한다고 한다. 60세가 되면 다시 한 살부터 나이를 셈하는데, 60세 이후의 삶은 덤으로 사는 삶이라는 의미이다. 이 부족의 나이 계산법은 대부분 수명이 60세를 넘지 못할 때에 만들어진 것이지만, 60세 이후에 제2의 인생을 시작해야 하는 평균수명 81세 시대의 우리사회에 적용해도 좋을 만한 나이 셈법이다.

 

입춘을 무색하게 하는 한파가 기승을 부리던 2월의 어느 저녁에 만난 60대 여성들, 그들에게서 인생 2막을 열고 걸음마를 시작하는 설렘과 풋풋함, 그리고 열정을 느꼈다. 아파트 단지에서, 마트에서 한번쯤 스쳤을 것 같은 익숙한 얼굴들이지만, 김봉순 씨(64세), 이정선 씨(63세), 김개자 씨(62세), 정인숙 씨(61세)는 지역 주민들에게 ‘선생님’으로 존경받는 유명 국학기공과 지구시민 강사들이다. 이현옥 씨(61세)는 정년까지 직장생활을 열심히 하고 강사활동을 하겠다는 예비강사다.

▲ 60대 120세 클럽 회원들이 지난 온 60년을 돌아보며 앞으로 삶의 계획을 이야기하였다. <사진=김경아 기자>

 

그들과 세 시간 동안 웃음과 잔잔한 감동의 눈물을 섞어가면서 대화를 하면서 희망이 느껴졌다. 그들처럼 60대를 살면서 120세 인생을 설계한다면, 대한민국이 고령사회가 아니라 초고령사회라도 문제없겠다 싶다. 당찬 60대 여성들이 만드는 아름다운 인생이야기를 들어보자.

 

▶ 인생 전반기 60년을 지나 이제 후반기 60년의 걸음마를 떼기 시작하셨는데요. 60세 이전과 이후가 어떻게 다릅니까? 무엇이 달라졌습니까?

 

○ 이정선 : 환갑을 넘기면서 남편에게 선언했어요. “60살까지는 사람으로서 도리를 다했으니까, 이제 나는 자유야. 내가 원하는 대로 살 거야.” 90세 시어머니를 모시고 있고, 늦둥이 아들도 있어요. 그러니까 사실 멋대로 살 수는 없지요. 그래도 시어머니와 남편, 가족에게 자유선언을 했던 것은 제 스스로에게 하는 마음의 약속이었어요. 이제 가족에 대한 집착을 스스로 놓겠다는 약속이지요. 60년을 살아온 자신에게 가장 주고 싶었던 것은 자유였어요.

▲ 120세 클럽 이정선 회원은 가족에 대한 집착을 놓고 60년을 살아온 자신에게 자유를 선물했다. <사진=김경아 기자>

 

○ 이현옥 : 59살 마지막 날, 12월 31일까지는 건강하고 힘도 좋았어요. 근데 하루 지나고 새해 1월 1일이 되니까 의기소침해 지고 우울해 졌어요. 아직 마음은 40대인데 벌써 60살이 되었나. 명상수련을 통해서 그 이유가 지난 60년을 제 뜻과 의지대로 살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았어요. 다른 사람에게 의지하고 집착하면서 살았더라고요. 그래서 우울함을 떨치고, 인생 후반은 내 선택대로 의지대로 살아봐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고 나니까 마음이 편안해지고 다른 사람에 대한 포용력도 생긴 것 같아요. 함께 사는 친정엄마의 잔소리도 받아들일 정도로요.

 

 김개자 : 저는 60살이 되었을 때 이전의 인생과 굿바이를 하는 느낌이었어요. 60살이 될 때까지 건강문제로 몸 걱정에 매여 살았어요. 어릴 때 팔을 다치고 적절한 치료 타이밍을 놓쳐서 그 트라우마로 학창시절을 힘들게 보냈고요. 인생에서 유일한 의지였던 남편을 암으로 떠나보냈어요. 그리고 두 번의 암수술을 받았어요. 단월드 수련을 통해 극복해 냈어요. 60세 이후의 삶은 건강에 매이지 않고, 사람들과 사랑을 나누고, 세상에 홍익을 하는 삶을 살고 싶습니다.

 

○ 김봉순 : 부자가 되려고 돈을 많이 벌고 싶었어요. 어울려 다니는 친구들이 화려해서 쇼핑하고 치장하는 것을 취미로 살았어요. 근데 투자를 잘못해서 큰돈을 잃었죠. 남편에게 면목도 없고 스트레스가 너무 심했어요. 그러다 어느 날 우연히 현수막을 보고 명상수련을 시작하게 되었어요. 명상수련을 하면서 처음으로 제 자신에게 진지하게 집중하게 되었어요. 지금의 제 자신을 보니, 60세 이전보다 책임감이 많아진 것 같아요. 자식들에게도 부끄럽지 않고, 시댁 어른들에게도 잘 하고 싶고, 남편에게도 좀 더 잘해 줘야겠다는 마음이 들었어요.

▲ 노인 대상 수련지도와 강의를 하는 120세 클럽 김봉순 씨는 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공부와 브레인트레이너 자격증에 다시 도전할 계획이다. <사진=김경아 기자>

 

 정인숙 : 직장생활 하다가 23살에 공무원인 남편을 만나 결혼했어요. 현모양처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에 남편을 떠받들고 아들 둘 낳아서 키웠어요. 애들도 크고 해서, 하고 싶었던 옷가게를 1년 반동안 했어요. 그때 몸이 좀 아파서 병원에 한달간 입원한 일이 있었어요. 퇴원해서 수척해진 제 모습을 본 쌀가게 아저씨의 권유로 명상수련을 시작했어요.

 

그리고 1년 뒤부터 강사활동을 시작해서 올해 20년째예요. 40대 초반부터 60세까지 강사활동을 하며 신나게 살았어요. 올해도 7군데 복지관과 주민센터 등에서 수련지도와 건강법 강의를 해요. 저는 60세 이후의 삶의 방향을 20년 전에 이미 정한 것 같아요. 앞으로도 이렇게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는 삶을 계속 살고 싶어요.

 

▶ 60세 전에 자신의 삶의 목표나 살아온 동력은 무엇이었습니까?

 

○ 이현옥 : 저는 돈이었어요. 돈만 움켜쥐고 돈이 내 생명이라고 생각하며 살았거든요. 단월드에서 명상하면서 그동안 얼마나 돈에 집착하며 살았는지 알게 되었어요. 그 전에는 돈, 돈하면서 사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했어요. 친구들도 그랬으니까요. 깊은 명상수련을 하면서 제 마음 속에서 무언가 무너져 내리는 느낌을 받았어요. 제 자신하고 화해가 되었어요. 그동안 자신을 사랑하지 못하고 살았다는 것을 알았어요. 그 사랑이 돈으로 채워질 수 없다는 걸 깨달으면서 돈에 대한 집착을 놓을 수 있었어요.

 

○ 김개자 : 60세 이전에 저를 이끌어 온 힘은 건강하고 싶은 바람이었어요. 명상수련으로 건강을 회복하면서 강사활동도 열심히 했고, 사람들에게 건강법을 전하면서 오랫동안 갖고 있었던 병과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이겨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제 건강에 대한 염려에서 벗어나서 사람들과 소통하고, 세상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어요. 그리고 민족혼 수련을 받고 역사 강사를 하면서 우리 민족에 대한 자부심을 갖게 되었어요.

 

 이정선 : 저는 가족 중심이었어요. 남편에게 잘하고 가족에게 잘 하면 된다는 생각으로 살았어요. 그러니까 60세에 자유를 선언한 것이 제 자신에게 한 것이죠. 누군가 강요해서 그런 삶을 살았던 게 아니었으니까요. 제가 더 이상 가족 중심의 삶을 살지 않겠다고 선택한 거니까요. 그래서 강사활동을 하고 지구시민운동을 하는 것이 제겐 중요합니다.

 

○ 김봉순 : 쌍둥이를 낳아 키우느라 스스로를 억누르고 있었나 봐요. 아이들 키우고 나서 제가 밖으로 나가 돈을 쓰기 시작했어요. 그게 스트레스를 푸는 방법이라고 생각했어요. 가족에 대한 스트레스를 쇼핑으로 풀었어요. 다른 삶이 있다고 생각을 못했으니까요.

 

○ 정인숙 : 다른 사람의 건강과 행복을 위해서 제가 태어났다는 생각까지 들어요. 제 삶의 동력이 되었고요. 40대부터 20년 동안 강사생활을 해 오면서 습관이 되고 체질이 된 것 같아요. 가장 오랫동안 수련지도를 한 곳이 13년 된 곳이에요. 어떻게 보면 한 수련장에서 40대, 50대, 60대를 지나온 셈이죠. 사람들을 만나고 건강법을 알려주고 상담을 해 주는 것이 제 삶이 되었어요.

▲ 1년 전부터 영어공부도 하고 있는 120세 클럽 이현옥 회원은 120세까지 살겠다고 선택하니, 열망이 생겼다. <사진=김경아 기자>

 

▶ 살아오면서 나는 몇 살까지 살 것 같다고 생각해 보셨어요?

 

○ 이현옥 : <나는 120살까지 살기로 했다>는 책을 읽기 전에는 70세까지만 건강하게 살다가 가족에게 폐 안 끼치고 3일간 병원에 입원하고 세상을 떠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아이들이 나를 아쉬워하고, 나도 좀 아쉬울 때 가면 서로 좋을 거라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 김개자 : 저는 건강에 자신이 없어서 오래 살 거라는 기대가 없었어요. 그냥 사는 날까지 명상수련을 열심히 해서, 죽음의 순간이 오면 잘 받아들이고 잘 죽어야겠다는 생각만 갖고 있었어요. 그래서 처음에 <나는 120살까지 살기로 했다>는 책 제목만 보고도 놀랐어요. 책을 읽을 엄두가 안 나는 거예요. 어떻게 120살까지 살겠다는 생각을 하지? 60년을 병마와 싸워온 저에게는 솔직히 책 제목부터 비현실적으로 느껴졌어요. 지금은 120세 인생을 선택했지만요. 하하

 

○ 이정선 : 저는 80살까지만 살았으면 했어요. 친정아버지가 치매를 앓고 계시는데, 저도 치매 걸릴까봐 걱정도 있었고요. 90세의 시어머니를 모시고 살면서 힘든 점이 있어요. 그러다보니 아이들에게는 그런 부담을 안 주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80살 정도가 적당하다고 생각했어요.

 

○ 김봉순 : 저는 70세에서 80세 사이라고 생각했어요. 제가 고등학교 다닐 때 어머니가 중풍으로 돌아가셨어요. 8남매 중 막내여서 일찍 어머니를 여의고 외로움을 많이 탔어요. 딸은 엄마를 닮는다고 하잖아요. 그래도 의학도 발전했으니까 엄마보다는 조금 오래 살 거라고 생각했어요.

▲ 복지관에서 수련지도를 하는 120세 클럽 정인숙 회원은 지금부터 30년 더 강사활동을 하여 95세 생일을 맞이한다면 더 바랄 나위가 없을 것이라고 한다. <사진=김경아 기자>

 

○ 정인숙 : 저는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고, 지금 61살인데 이렇게 젊으니까 100살까지는 무난하게 살지 않을까하고 생각했어요. 제 내면의 나이가 젊고, 하고 싶은 일이 많고, 해야 할 일도 많아서 잠자는 시간도 아까우니까요.

 

▶ <나는 120살까지 살기로 했다> 책에 호서대학교 설립자 강석규 박사가 60대에 정년퇴임을 하고 30년이 지나 95세 생일에 눈물을 흘린 이야기를 읽으셨을 텐데요. 그 이야기에서 무엇을 느꼈습니까?

 

 이현옥 : 95세 생일에 30년간의 세월을 그냥 보낸 것을 반성하며, 영어공부를 시작하겠다는 그 분의 이야기를 보면서 생의 마지막까지 자기계발을 멈추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지금 의식성장을 위한 교육과정을 계속 하고 있고, 1년 전부터 영어공부도 하고 있어요. 120세까지 살겠다고 선택하고 나니까, 제 안에서 열망이 생기는 것 같아요. “이 나이에 뭘?”하고 포기했던 것들을 “다시 해 봐야겠다”는 마음이 제 안에서 생깁니다. 제가 판매직에서 일하고 있어서 감정노동자관리지도사 자격증도 따서 감정노동자에게 뇌교육도 지도하고 싶습니다.

 

 김개자 : 명예와 존경을 다 받고 퇴직하신 분이 95세에 눈물을 흘린 것을 보면서 삶의 목표와 비전을 어떻게 정하느냐에 따라 인생이 달라지겠구나 하고 생각했습니다. 나도 60세가 넘었다고 목표나 희망을 놓는 것이 아니라 다시 뛰기 위해 준비를 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요즘 HSP생활문화를 전하기 위한 지역유통팀장을 하고 있는데요. 새로운 분야를 선택하고 도전해야겠다는 마음을 먹었습니다.

 

○ 이정선 : 요즘 손녀딸을 돌보고 있는데 아주 기쁜 마음으로 하고 있어요. 제가 젊은 시절에 교사생활도 했고, 뇌교육 인성강사로서 활동도 했기 때문에 아이들을 돌보고 교육하는 게 제일 좋아요. 저한테 가장 잘 맞는 것 같아요. 그래서 나이가 들어도 아이들에게 뇌교육을 알려주고 상담하는 일을 하고 싶어요. 그래서 브레인트레이너 시험을 볼 계획입니다.

 

○ 김봉순 : 저도 강석규 박사님 이야기에 강한 인상을 받았어요. 몇 년 전에 사이버대학교 1년 다니다가 눈이 안 좋다는 핑계로 중단했는데, 다시 계속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지금도 노인대상으로 수련지도와 강연을 하고 있어서, 사회복지를 전공해서 노인들을 케어하는 일을 하고 싶어요. 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공부와 브레인트레이너 시험공부를 다시 도전해야 하려고요.

 

○ 정인숙 : 저도 95세의 생일을 맞이하면 눈물이 나올 것 같습니다. 어떤 의미의 눈물이 나올지는 지금 제 선택에 달렸겠지요. 80살을 넘어서도 지금처럼 강사를 하고 싶어요. 지금부터 30년 더 강사활동을 해서 95세 생일을 맞이한다면 더 바랄 나위가 없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강사활동이 힘에 부치는 나이가 되면 하고 싶었던 공부를 원 없이 계속 할 것 같아요.

 

▶<나는 120살까지 살기로 했다>에서 찾은 내 인생 구절이 있다면요

 

○ 이정선 : “천화를 알면 인생이 예술이 된다”는 구절입니다. 저는 2000년이 되면서 해방감을 느꼈어요. 왜냐면 고등학교 때부터 20대 후반까지 세기말과 구원을 강조하는 종교에 빠져 있었어요. 결혼하고 나서는 더 이상 그 종교를 믿지 않았지만 마음속에 항상 구원의 문제가 걸려 있었어요. 2000년이 되면서 종말론이 사라져서 좋았어요. 하지만 근본적인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어요. 그러다 단월드에서 명상을 통해서 구원은 다른 누군가가 해 주는 게 아니라 자신 스스로 하는 것이라는 걸 깨닫게 되면서 해결되었어요. 우리 선도의 천화사상에서는 어르신이 되어 완성을 이루는 것이 삶의 목적이라고 되어 있어요. 자신의 인생은 자신만이 완성할 수 있어요. 그 누구도 대신해 줄 수 없어요. 그러니까 자신을 구원하는 주체는 자신이지요. 이 단순한 진리를 아는데 시간이 많이 걸렸어요. 하하.

▲ 120세 클럽 회원 김개자 씨는 60세 이후 건강에 매이지 않고, 사람들과 사랑을 나누고, 세상에 홍익을 하는 삶을 살고 싶어 했다. <사진=김경아 기자>

 김개자 : “내가 어떤 삶을 살든 그것은 나의 삶이고 인생의 모든 순간순간이 나를 만든다”는 구절입니다. 내가 살아온 삶이 스스로 선택해서 이루어진 것인데, 그것을 부정하고 갈등할 것이 아니라, 그대로 수용하고 개척해서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한 구절입니다. 주체적으로 살아간다면 얼마든지 변화하고 발전하는 삶을 살 수 있다는 희망을 느끼게 한 구절이었습니다.

 

 이현옥 : “어떤 정보는 희망과 꿈을 줄 수 있지만 어떤 정보는 슬픔도 주고 좌절도 주고 분노도 준다”는 구절과 “좋은 정보는 뇌를 건강하게 만든다”는 구절이에요. 제 삶을 돌아보면 힘들었던 이유가 정보에 잘 휘둘려서죠. 사람들의 나에 대한 평판이나 말에 대해 굉장히 민감하고 그것에 감정이 좌지우지 되었어요. 그런데 명상수련을 하면서 “그건 단지 정보일 뿐이다”라고 생각할 수 있게 되었고, 감정에 빠지는 일이 줄어들었어요. 명상을 통해서 얻은 가장 큰 선물이고 인생의 큰 변화입니다.

 

○ 정인숙 : “다음 세대의 멘토가 되라”를 메시지가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지금이 고령사회니까 이 메시지가 정말 중요합니다. 제가 복지관에서 수련지도를 하고 있는데 3년 전부터 수강생이 많아졌어요. 그때는 30~40명이었는데 지금은 2배로 늘었어요. 그만큼 연세 드신 분들이 많아지는 거예요. 그래서 노인들이 다음 세대를 위한 멘토가 되겠다고 마음먹는 것이 중요해요. 노년층이 우리 사회의 멘토가 되어서 스스로 건강하고, 가정도, 사회도 건강해지면 대한민국이 고령사회라도 걱정할 것이 없어질 겁니다.

 

○ 김봉순 : 저는 “선택하지 않으면 새로운 삶의 길은 열리지 않는다”라는 구절이에요. 제가 투자를 했다가 실패하고 스트레스와 절망에 빠져 있을 때, 만약 단학수련을 선택하지 않았다면 지금 이렇게 건강하게 웃고 열심히 강사활동을 하고 살 수 있을까요? 그때의 나의 선택에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그리고 오늘 제가 하는 선택도 먼 훗날 박수를 보낼 수 있는 선택이 되도록 책임감 있는 삶을 살고 싶습니다.

 

▶ 인생 후반기에 이루고 싶은 꿈을 한 가지만 선택한다면?

○ 정인숙 : 저는 수련지도를 하고 강의를 하면서 만나는 모든 사람들이 홍익인간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합니다. 우리나라가 홍익인간을 건국이념으로 세워진 나라잖아요. 홍익인간이 되는 건 어렵지 않습니다. 홍익인간은 스스로 건강과 행복을 창조하고, 다른 사람의 건강과 행복을 도와주는 사람입니다. 저는 홍익인간이 되기를 선택했고, 많은 사람들이 홍익인간이 되도록 도와주고 싶습니다. 그래서 우리나라가 홍익인간의 나라가 되는 게 제 꿈입니다.

 

○ 이현옥 : 인생후반기 첫 과제는 남편과 함께 명상 수련하는 겁니다. 곧 남편도 정년이니까 함께 할 수 있을 거예요. 그리고 강사활동 등을 통해서 건강하고 행복한 가족과 지역사회를 만드는 데 열심히 일하고 싶어요.

 

○ 김봉순 : 저도 나이가 더 들어서도 홍익을 하며 살고 싶어요. 정말 나이가 많아서 기운이 딸려서 지금처럼 강사활동을 못해도, 경로당에 가서 재밌는 대화나 간단한 수련동작을 알려 줄 수 있었으면 해요. 나이든 사람들이 모여서 할 수 있는 홍익활동도 함께 해보고요. 그런 생각을 하면 나이가 많아도 좋겠구나 생각합니다.

 

○ 이정선 : 저는 120세의 모델이 되고 싶어요. 단학과 뇌교육 수련으로 몸과 마음이 건강하게 나이 드는 모습을 친구들과 주위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어요. 제가 모범이 되어야 하니까 꿈을 갖고, 스스로 정신과 육체를 단련하면서 열심히 살아야겠다고 다짐해요. 사람들에게 인생 상담을 해 주면서 도움을 주고 싶습니다.

▲ 120세 클럽 회원들이 인생 후반기 어떻게 살 것이지 이야기를 나누고 애독서 '나는 120살까지 살기로 했다'를 들고 기념촬영을 했다. <사진=김경아 기자>

○ 김개자 : 제가 몸이 아파 본 사람이라서 그런 사람들의 마음을 잘 알아요. 인생에서 큰 고비를 두 번을 넘겨봤기 때문에 제가 120세 인생을 선택하고 열심히 살아가는 것이 사람들에게 모델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제 삶이 다른 사람들에게도 희망이 될 수 있도록 살아가고 싶어요. 제가 긍정적인 마음을 사람들에게 많이 전달해서 끝까지 홍익실천을 하며 살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 모두 120계단을 걸으며 인생명상을 해 보셨다고 들었습니다.

 

○ 이현옥 : 뉴질랜드 얼스빌리지에서 120계단을 걸었어요. 처음에는 가벼운 마음으로 올라갔는데 갈수록 다리가 무거워지면서 살아온 삶도 돌아보게 되더군요. 60계단에 서서 뒤를 돌아보니까 ‘내가 지금까지 무엇을 하고 살았나’하는 생각도 들고 허무함이 밀려왔어요. 눈물이 왈칵 쏟아졌어요. 120세 인생을 선택했으니까 앞으로 인생후반기 60년은 진정으로 나를 위해서, 완성을 위해서 선택하고 가야겠다고 마음먹었어요.

 

○ 김개자 : 몸이 안 좋을 때 가서 120계단을 부축 받으며 올라갔어요. 60계단까지는 너무 힘들었는데, 어느 순간에 갑자기 편안해 지면서 120계단까지 그냥 올라갔어요. 그때 내가 억지로 가려고 하는 게 아니라, 선택하고 묵묵히 가다보면 120세까지 살겠구나 하는 희망이 마음속에서 솟아났어요. 그래서 정말 중요한 것은 진짜 선택하는 것이라는 걸 알았어요. “정말 선택했는가?”라는 질문을 자신에게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이정선 : 120계단을 걸으면서 60계단에서 자신을 돌아보니 그냥 무난한 인생을 살았더라고요. 학창시절에 종교 때문에 힘들었던 것 말고는요. 그리고 50대에 강사활동도 하면서 전반기 마무리를 잘 했다는 생각이 들었고요. 이제 120세를 진심으로 선택하고 앞으로 60년은 더 잘 사는 일만 남았습니다.

 

 김봉순 : 자연 속에서 120계단을 걸으면서, 내가 인간으로서 자연에서 와서 자연으로 돌아가는 구나를 느꼈어요. 그리고 지금 이 순간에도 나는 자연이구요. 도심 한 가운데 있는 120계단을 걸었으면 그런 생각이 들었을까요? 천연림 속에 120계단을 만들어서 인생명상을 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준 이승헌 총장님께 감사한 마음이 들었어요. 내 인생을 완성하는 삶을 살아야겠다고 선택하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 정인숙 : 대자연 속에서 120계단을 걸으면서 내 안에 감명을 많이 받았습니다. 계단을 올라가다 제 나이에 멈춰 서 있더라고요. 여기서부터 다시 시작하겠다고 결심했어요. 120살까지 한걸음 올라가면서 인생의 완성을 향한 열망이 커지는 것을 느꼈습니다. 나이가 들수록 완성이라는 꿈은 더 커지는 것 같아요.

 

▶ 이 시대를 살아가는 60대 친구들에게 해 주고 싶은 한마디가 있다면?

 

○ 이현옥 : 인생의 목표를 가지고 살았으면 좋겠다고 말하고 싶어요. 우리 나이되면 은퇴하고 그냥 목표 없이 여행이나 하면서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이 많아요. 목표를 정하면 자기 마음도 살아나고, 남을 위해서 도움이 되는 일도 할 수 있어요. 우리는 성공이나 돈에 집착하는 나이는 지났으니까 남을 돕는 일밖에는 할 일이 없어요. 그런 목표를 갖고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 정인숙 : 나중에 병원이나 요양원에 의지하지 말고, 지금부터 수련해서 자기 건강은 스스로 챙기라고 이야기해 주고 싶어요. 나이가 들수록 몸과 마음의 건강은 자기 스스로 챙겨야 합니다.

 

○ 이정선 : 자신의 영혼을 위해서 살라고 이야기해 주고 싶어요. 친구들이 세계 각국을 여행하고 다녀요. 여행도 좋지만 진정한 자신을 만날 수는 없거든요. 내면의 자기는 명상을 통해서 만나야 하는 것이니까요.

 

○ 김봉순 : 물꼬를 트는 대로 물은 그 방향으로 흐르지요. 지금 60대에 인생을 어떤 방향으로 하느냐에 따라 후반기의 생이 완전히 달라질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친구들에게 인생의 방향을 개인과 사회에 모두 긍정적인 방향으로 틀자고 이야기 해 주고 싶어요.

 

○ 김개자 : 저는 “지금 시작하면 30년을 건강하게 잘 살 수 있다”고 이야기 해 주고 단학수련과 뇌교육 명상을 권하고 싶어요. 병이나 치매에 대한 염려에서 벗어나 자신의 삶을 적극적으로 만들어 가자고 하고 싶어요.

 

▶ 지금 60대를 살아가고 있는 자기 자신에게 한마디 한다면?

 

 김개자 : “사랑한다. 네가 가지고 있는 것이 집착이든, 굳은 신념이든 무엇이든 너니까 사랑한다. 행복하자.”라고 말해 주고 싶어요.

 

○ 이현옥 : “용서하고 사랑한다”고 말해 주고 싶어요. 그동안 나를 사랑하는데 너무 인색했거든요. 앞으로는 저를 계속 용서하고 사랑할 거예요.

 

 정인숙 : “정말 고생 많았고 끝까지 잘해라. 사랑한다. 멋있다.”라고 말해 주고 싶어요.

 

○ 김봉순 : “선택한 것을 실천해라.”라고 이야기 해 주고 싶어요. 생각에 머물지 않고, 계속 선택하고 실천하는 삶을 살아가는 제 모습을 보고 싶거든요.

 

○ 이정선 : “고맙고 감사하다.”라고 말해 줄래요.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자기 자신에게 감사합니다.

 

▶오늘 <120세 클럽 좌담회>를 통해서 60대 여성의 파워를 보았고 우리 사회의 새로운 희망을 보았습니다. 이렇게 꿈과 목표를 갖고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창조한다면 고령사회, 초고령사회의 미래도 밝을 거라고 확신합니다. 오늘 긴 시간 함께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정리=김민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