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운동가의 꿈을 찾아 준 벤자민학교, 감사합니다!”
“환경운동가의 꿈을 찾아 준 벤자민학교, 감사합니다!”
  • 글=강나리 기자, 사진=김경아 기자
  • heonjukk@naver.com
  • 승인 2018.02.07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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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화여대 기후에너지공학과에 합격한 이예원 양

고등학교 1학년, 중위권의 성적은 좀처럼 오르지 않고 역사학자라는 꿈도 정말 하고 싶은지 막연했던 이예원 양. 예원 양은 자유학년제 대안학교 벤자민인성영재학교(이하 벤자민학교) 2기로 입학해 Dream Year 1년 동안 환경운동가라는 꿈을 찾았다. 예원 양은 자신이 찾은 꿈을 이루기기 위해 복학 후 학업에 매진하여 올해 이화여대 기후에너지공학과에 진학한다.

“확실한 꿈이 생기니까 대학을 왜 가야하는지 명확해져서 공부가 잘 되었어요. 저는 세상에 더 큰 도움이 되기 위해 좀 더 전문적이고 영향력 있는 사람으로 성장하고 싶습니다.”

▲  환경운동가가 꿈인 이예원 양은 벤자민인성영재학교의 경험을 토대로 올해 이화여대 기후에너지학과에 진학한다.<사진=김경아 기자>

▶ 대학 입학을 축하합니다.

- 감사합니다. 올해 이화여대 기후에너지공학과에 입학합니다. 기후에너지공학과는 2017년에 환경공학과에서 독립한 학과인데 우리나라에 서울대학교와 이화여자대학교에만 있다고 해요. 제 고등학교 1학년 때 성적으로는 합격이 불가능했는데 꿈만 같아요. (웃음)

▶ 왜 기후변화와 관련된 공부를 하고 싶은 이유가 있는지요?

- 지금 전 세계적으로 기후변화가 매우 심각한 문제잖아요. 환경문제 중에서도 기후변화와 지구온난화 문제 해결에 관해 공부하고 싶어요. 저는 지구환경문제를 실질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환경 관련 국제기구에서 일을 하고 싶습니다.

2015년 벤자민학교에서 미국 세도나 지구시민캠프에 참가했어요. 그때 대자연 앞에서 ‘내가 왜 지구 환경을 위한 일을 해야 하는지’ 생각하게 됐죠. 우리가 지구로부터 많은 것들을 받아 살고 있어 지구를 위한 삶을 살아야 한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 인류의 미래를 위해 기후변화 문제 해결은 매우 중요한 분야지요. 2015년에 파리기후협약도 체결되었지만, 자국 경제를 우선해 작년에 미국이 탈퇴했죠.

- 내 이익이 먼저라는 이기심 때문에 환경문제의 심각성을 호소하는 것만으로는 현실적으로 기후변화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고 봅니다. 사회 전반적인 문화가 바뀌어야 하고 그보다 먼저 교육이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어릴 때부터 지구를 사랑하고 서로 돕고 사는 교육을 해야 지구환경 문제를 공감하죠. 기술면에서는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화석연료를 대체할 친환경 에너지 개발도 필요하고요.

저는 엄마와 지구의 미래에 관한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요. 엄마는 중학교 교사이고, 뇌교육 기반 세계시민교육 강사로도 활동해요. 그래서 엄마가 교육을 맡고, 저는 환경을 위한 대체에너지 개발을 하자고 했어요.(웃음) 지금 가장 현실적인 친환경에너지는 태양열 에너지인데 대중화하기에는 단점이 있어요. 그 단점을 보완해서 널리 쓸 수 있도록 하는 것에 관심이 있습니다. 하지만 더 가능성을 열어놓고 배우면서 정하려고 해요. 부전공으로는 정치외교학을 선택하려고 해요. 환경문제는 한국만이 아니라 국제사회와 상호 협력해야 하기 때문에 정치와 외교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이예원 양은 친구들과 안양1번가 살리기 환경프로젝트(아래)를 비롯해 지구시민운동연합 친환경 강사, 안양천 살리기 봉사활동 등을 전개해 2016년 2월 '2016 안양군포의왕 환경지킴이 상'을 수상했다.(위) <사진= 이예원 제공>

▶ 지구환경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무엇인지요?

- 제가 환경에 관심을 가진 것은 벤자민학교에서 환경 관련 프로젝트를 하면서였죠. 첫 번째 벤자민프로젝트가 안양 1번가 살리기였어요. 사실 그 전에는 환경문제에 큰 관심이 없었죠. 그런데 SNS에 올라온 동영상에서 “독도가 어느 나라 땅이라고 생각하나?”라는 질문에 한 외국인이 “잘 모르지만 일본 땅이었으면 좋겠다. 일본은 거리가 깨끗한데 한국은 거리를 돌아다니면 쓰레기도 많고 더럽다. 이왕이면 일본이 독도를 관리하면 좋겠다.”라고 하더군요. 충격이었어요.

그래서 익숙한 안양의 번화가를 다니며 쓰레기가 어디 있는지 둘러보았어요. 안양 1번가 문화의 거리는 사람의 왕래가 많고 유흥가 밀집지역인데요. 밤이 되면 이곳은 음료수병, 전단지, 과자봉지가 뒹굴고 넘쳐납니다. 낮에도 곳곳에 그대로 쌓여 있어요.

벤자민학교 경기남부학습관에서 두 친구와 프로젝트를 했어요. 직접 쓰레기를 주워 모으니 산더미처럼 쌓여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어요. 궁리 끝에 안양시청 홈페이지에 우리 프로젝트를 설명하고 처리방법을 물었어요. 그 글을 보고 안양시청 환경미화 팀이 ‘시에서도 그런 프로젝트를 하려고 했다’면서 연락했어요. 안양시가 분리수거용 쓰레기통과 쓰레기봉투, 집게 등 필요한 물품을 지원하여, 환경미화 팀장님과 월 1~2회 꾸준히 쓰레기 줍는 활동을 했어요.

▶ 내 동네를 깨끗하게 하여 뿌듯했겠네요. 복학 후에도 환경관련 활동을 했다고요.

-직접 치우다 보니 사람들이 쓰레기통이 눈에 띄지 않거나 이미 쓰레기가 쌓인 곳에 막 던진다는 것을 알게 되었죠. 그래서 안양시가 개최하는 청소년 정책제안대회에서 쓰레기통 설치와 일회용 컵 재활용 쿠폰제를 제안했어요. 그게 우수상으로 선정되어 안양시가 거리에 쓰레기통을 설치했어요. 그 무렵, NGO단체인 지구시민운동연합이 하는 친환경 교육 때는 보조강사로 참여해 중학생들에게 EM비누 만드는 법도 알려주었죠.

고등학교에 복학한 이후에도 쓰레기문제에 관한 정책 제안활동과 안양천 봉사 활동을 했고요. 환경문제 관련 동아리 라모크라시를 만들기도 하고, 안양시 청소년정책자문단인 차세대 위원회 위원으로도 활동했어요.

▶ 대학 면접 때도 벤자민학교의 경험이 도움이 되었나요?

- 아주 큰 도움이 되었어요. 벤자민학교 다닐 때부터 환경문제에 관심을 갖고 활동하고, 이후에도 꾸준히 활동한 것을 면접에서 교수님들이 높이 평가했어요. 제가 대학 입시 면접을 세 번 보았는데, 왜 자퇴를 했느냐는 질문을 꼭 하셨어요. 제가 벤자민학교에서 주도적으로 생각할 시간을 갖고 확실한 꿈을 선택해서 그 방향으로 경험을 쌓고 노력했다는 것을 교수님들은 인상적으로 보시더라고요. 자기 꿈에 진정성이 있는지를 중요하게 평가하셨어요.

▶ 벤자민학교 생활은 어땠어요?

- 저는 벤자민학교에서 만난 친구들처럼 밝고 열정적인 친구들을 보지 못했어요. 검정고시를 보거나 복학을 해서 대학교를 가고, 군대를 간 친구들도 있는데 정말 열심히 살아요. 저와 함께 공부한 고등학교 친구들은 그렇게 열정적이진 않은 것 같아요.

벤자민학교에서 친구들마다 자신만의 벤자민 프로젝트를 열심히 하여 어느새 저도 그 열기에 휩싸였죠(웃음). 정말 좋았던 것은 친구의 프로젝트를 서로서로 뜨겁게 응원하는 분위기였어요. 프로젝트를 하면서 오늘 무슨 일을 했다고 단체 SNS방에 올리면, 너도나도 응원메시지로 격려했어요. 조그만 성과에도 내 일처럼 기뻐해주고요. 제가 고등학교에 복학하고 최근에 대학교 오리엔테이션을 두 번 다녀왔는데, 그런 분위기는 아니었어요. 벤자민학교 시절이 정말 행복했고 그리워요.

복학해서 치열하게 경쟁하는 환경으로 돌아가니 저도 모르게 이기심을 발휘하는 제 모습을 발견할 때가 있어요. 그럴 때 깜짝 놀랐죠. 하지만 벤자민학교에서 현재 내가 어떤 감정이고 어떤 상태인지 점검할 수 있는 힘을 키워준 게 큰 도움이 되요. 나를 아는 것이 정말 중요하죠.

▲ 이예원 학생은 대입 면접에 관해 "제가 벤자민학교에서 주도적으로 생각할 시간을 갖고 확실한 꿈을 선택해 그 방향으로 경험을 쌓고 노력했다는 것을 교수님들이 인상적으로 보셨어요. 자기 꿈에 진정성이 있는지 중요하게 평가하셨어요."라고 경험을 전했다. <사진=김경아 기자>


▶ 고등학교 복학 후에 어려운 점은 없었나요?

- 제가 원래 다니던 고등학교에 2학년으로 복학했어요. 처음에 반 친구들이 전학생으로 알다가 3학년이 된 제 친구들이 찾아오니 어색해했죠. 그래도 금방 친해졌어요. 부반장을 맡아 고민을 많이 들어주고 조언해주기도 했어요. 어떤 아이들은 ‘엄마’라고 불렀어요.(웃음)

스스럼없이 친해진 것은 벤자민학교를 다니면서 제 성격이 바뀌었기 때문이에요. 고등학교 1학년 때는 자신감이 없고 늘 화장을 했었어요. 지금 생각해보니 제가 남들 앞에서 맨 얼굴을 보이는 것이 부끄러워 가리고 싶었던 것 같아요. 그런데 벤자민학교에서 저를 아끼고 스스로 사랑하는 법을 배워서 아주 당당해졌어요. 화장을 안 해도 제 자신이 예쁘고 사랑스럽다고 생각하거든요. 큰 변화 중 하나죠. 선생님들도 그런 저를 예쁘게 보셨어요. 무엇보다 확실한 내 꿈이 생겼기 때문에 공부에 집중할 수 있었어요.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하고, 목표를 이루어내는 힘도 길러졌어요.

▶ 벤자민학교에서 경험한 것 중 지금도 영향을 받은 것이 있다면.

- 벤자민학교에서는 긍정적이고 창조적으로 뇌를 활용하는 BOS법칙을 체험하는데요. 그중 ‘선택하면 이루어진다.’는 게 있어요. 복학해서 학교 다니면서도 그 법칙을 확실하게 체험했어요. 작년 고 3때 입시를 앞두고 성적 고민이 많았어요. 그때 되고 싶은 나의 모습을 뇌 속에 구체적으로 그렸어요. 이화여대 정문을 걷는 모습, 합격증을 받아 든 내 모습을 상상하고 정말 이루어졌다는 생각에 펄쩍 뛰고 기뻐했어요. 그 모습을 선택하고 매일 아침 일어나면 거울을 보고 ‘나는 이대생이야!’라고 이야기했어요.

이번 이화여대 미래인재전형은 생활기록부와 수능점수, 자기소개서와 면접, 추천서까지 평가했는데 모두 통과하여 최종 합격했어요. 제가 선택했던 모습 그대로 이루어져서 놀랐어요. 앞으로 어떤 일이 있어도 선택하면 이룰 수 있다는 것을 확신해요.

(BOS-Brain Operating System, 뇌운영시스템): 뇌를 창조적이고 평화적으로 활용하는 뇌교육의 5가지 법칙을 말한다.

▶ 우리나라에 자유학년제 초창기인데요. 선택하는 데 어려움은 없었나요?

- 고 1때 제 성적은 평범하고 노력해도 성적이 오르지 않았죠. 진로는 역사학자를 지망한다고 적었는데 그것도 막연했어요. 다른 아이들처럼 공부는 하는데, 남들 흉내만 낼뿐 주체적인 제 삶을 살지 못한다는 게 절망스러웠어요. 그때 엄마가 ‘진짜 네 꿈을 찾는다면 1년 동안 너만의 시간을 갖는 것은 어떻겠니?’하고 벤자민학교를 소개해주셨죠. 저는 망설이지 않고 바로 선택했어요. 생활기록부에 ‘자퇴’ ‘재입학’이라는 단어가 기록된다는 것도 알았지만 꿈 찾는 게 더 중요했어요.

고등학교 교사인 아빠는 심하게 반대했죠. 정규교육과정에서 벗어나면 안 된다는 생각이었죠. 그런데 제가 이번에 자기소개서를 준비할 때 아빠가 도와주면서 “네가 꿈을 찾고 네 자신의 스토리를 만들었구나.”라고 인정해주셨어요. 고등학교 1학년 담임선생님도 “네가 1년간 잘 성장한 것 같다. 후배들에게도 추천해주고 싶다.”고 하셨어요.

▶ 벤자민학교를 선택하는 후배에게 한마디

- 올해 벌써 5기가 입학하죠? 제가 해주고 싶은 말은 ‘겁먹지 말고 자신감을 가지고 나를 믿고 하면 다 잘 된다.’는 것이에요. 하고 싶거나 되고 싶은 걸 얻는 과정이 힘들다고 하잖아요. 제가 해보니 고통 뒤에 행복이 온다는 말이 맞아요. 힘들어도 포기하지 않으면 내가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고 남의 인생이 아니라 내 인생의 주인이 돼서 살 수 있으니까요. 제가 살아갈 인생 중 단 1년인데 뒤쳐진다고 큰일 나는 건 아니잖아요. 자신이 선택해서 더 멋진 삶을 살고 싶다면 남들과 똑같이 가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 학부모님께 하고 싶은 말은.

- 부모님은 자녀의 대학입학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시잖아요. 제 경험으로 보면 고등학교 1년을 휴학한다고 해서 대학교를 못 가거나 하지 않아요. 아이들이 하려는 만큼 전폭적으로 믿어주시면 됩니다. 제 엄마처럼 꿈을 격려해주는 것만으로도 엄청 도움이 되요. 아이들의 꿈을 지지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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