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국학원은 2005년 12월10일 창립했다. 부산에서 국학활동을 하는 이들이 그동안의 국학활동을 결산하고 새로운 도약을 위해 부산국학원을 창립하였다. 이들이 부산국학원의 창립 전부터 국학운동을 하며 창립한 후에 운영을 담당해온 이가 서재활 사무처장이다. 서재활 사무처장을 만나 부산국학원이 펼친 부산국학운동의 발자취와 포부를 들었다.

 

▶부산국학원이 정식으로 출범하기 전인 1998년부터 국학운동을 하였다니, 올해로 20년이 넘었습니다.

 

벌써 그렇게 되었습니다. 1996년 9월4일에 단학수련을 시작하여 1997년에 직장을 그만두고 국학활동에 전업하다시피 했습니다. 1997년 초에 한문화운동본부가 발족하여 단학강사들이 전국의 공원, 약수터, 마을회관, 학교, 직장 등에서 적극적으로 선도문화 보급운동을 하게 된 것은 현대 단학의 사회적 실천운동으로 큰 획을 그은 일이었지요. 이것이 대중적인 국학운동의 시작이었죠. 그 뒤 한문화운동본부가 한문화운동연합으로 개편되었는데, 그때 부산에서 한문화운동연합 사무국장으로 일했습니다. 그 후 2005년 부산국학원이 창립되었고 지금까지 13년간 사무처장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 서재활 부산국학원 사무처장은 부산국학원이 중심이 되어 국학의 진정한 가치가 살아있는 부산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사진=김경아 기자>

 

▶당시 사무실을 내게 된 데는 많은 사람들이 힘을 모았다고 들었습니다.

 

국학강사를 많이 양성하여 참여인원이 늘어나 별도의 사무실이 필요했습니다. 그런 필요성에 공감한 분들이 십시일반으로 자금을 모아 1998년 부산 연제구에 자체 사무실을 마련했습니다. 그 뒤 네 차례 이사를 하여 현재는 시청 옆에 자리 잡았습니다. 그때 47명이 몇 십 만 원에서 몇 백만 원까지 전세금을 마련해주었습니다. 사무실에 입주하니 내 집 마련하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그 고마운 뜻을 기억하며 강사활동 등으로 자금을 모아 1년 만에 2000만원을 전부 갚았습니다. 지금까지 많은 일을 해왔습니다만 이 사무실을 낸 것이 기억에 남습니다. 부산국학원을 후원해주는 분들에게 항상 감사하고요.

 

▶ 비영리단체로서 자체 사무실을 갖는다는 게 큰일이지요. 한문화운동연합 사무국장으로서 한 일 가운데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무엇입니까?

 

외환위기 당시 369기 단군상을 세운 일이 가장 기억에 남고 감회가 깊습니다. IMF 외환위기는 국난이었습니다. 국난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정신을 차리고 단합을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그래서 한문화운동연합은 1998년에 민족정신을 회복하고 사회적으로는 효정신을 회복하여 가정을 살리고, 민족적으로는 통일을 기원하는 취지로 ‘통일기원 국조 단군상’ 세우기 운동을 시작했습니다. 한문화운동연합 회원들이 자발적으로 기증하여 1999년 7월까지 전국에 369기의 단군상을 학교, 공원 등에 세워 사회에 큰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부산에는 41기가 건립되었는데, 특정 종교의 일부 극단적인 종교인들이 단군을 우상이라며, 단군상 철폐를 주장하며 직접 훼손하는 일까지 벌어졌습니다. 그래서 단군상을 둘러싸고 부산시교원문화회관에서 종교인들과 공개토론을 벌이기도 했습니다. 당시 ‘밤길 조심하라’는 협박도 받았습니다. 그런 어려움이 있었지만, 민족의 정신을 바로 세웠다는 점에서, 단군이 우리 역사와 문화의 뿌리이고 건국의 상징임을 일깨웠다는 점에서 보람 있게 생각합니다. 한편으로는 우리 역사를 제대로 알지 못하고, 정체성을 상실한 우리의 현실을 보는 것 같아 안타깝기도 했고요.

 

▶ 그런 안타까움에서 부산국학원이 국학을 알리는 다양한 활동을 전개해왔지요?

 

그런 면도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국학이 무엇인지 잘 모릅니다. 국학은 한민족의 뿌리와 정체성을 바로 세우기 위한 총체적인 학문인데, 이를 잘 모릅니다. 국학은 외래사상이 우리나라에 들어오기 이전의 우리 민족 고유의 찬란한 역사, 철학, 문화를 알아나가는 학문입니다. 부산국학원은 이 국학을 부산시민에게 알리는 교육 사업을 설립 이후 꾸준히 하고 있습니다. 연간 800회 이상 국학강의를 하고, 체험식 효충도 인성교육을 300회 넘게 했습니다. 부산 명상축제, 국학한마당 잔치도 개최했고, 부산 향토문화연구, 학술회의 개최도 합니다.

2006년 10월에는 평화도시선언 및 글로벌사이버대학교 이승헌 총장 초청 시민대강연회를 개최했습니다. 부산이 가진 국제도시와 문화도시로서의 역사성과 자긍심을 공감하고 평화로운 시대를 선도하기 위해서 먼저 평화도시 부산을 실현할 것을 약속하는 시민선언을 했습니다. 당시 부산시장이 참석해 환영사를 하는 등 부산에 큰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부산국학원은 학술행사를 꾸준히 개최하여 주목을 받고 있지요.

 

2008년부터 학술대회를 매년 개최해 민족정신을 바로세우고 알리고 있습니다. 2008년 '개천(開天) 4341년-한민족의 뿌리, 단군조선을 찾는다'는 학술 세미나를 부산국학원이 주관했지요. 지난해 열 번째 학술행사를 열었는데, '3~4세기 부여-백제-가야-야마토 왜의 교류와 천손사상'이라는 주제로 제10회 한국 선도의 역사와 문화 학술대회를 개최했지요.

또 부산의 상고사를 연구하고 알리는 일도 합니다. 2011년 부산국학원이 '해운대 장산의 문화 원류 탐구'를 주제로 한 학술행사를 열어 장산의 가치를 시민들에게 알렸습니다. 장산은 마고당과 천제당이 있는 선도문화유적지이지요.

이런 학술행사에 국학운동가, 시민들이 끝까지 참가하여 발표를 듣고 진지하게 토론합니다. 그래서 부산시에서도 관심을 갖고 지원하고 있습니다.

 

▶그런 인연으로 장산제에 천제를 주관하는 하는군요.

 

해운대구청은 매년 10월에 장산 정상에서 장산제가 개최합니다. 도심속 휴식처인 장산을 보존하고 구민의 평안을 기원하는 행사지요. 부산국학원에서는 2008년 10회부터 지난해 19회 장산제까지 천제를 주관하였습니다. 천제단에 천제를 올려 하늘에 고하고 시민들과 함께하는 잔치를 벌이지요. 이런 행사를 통해 우리 전통문화를 알리고 함께하도록 합니다.

▲ 부산국학원은 2008년부터 학술대회를 매년 개최해 민족정신을 바로세우고 알리고 있다. 서재활 부산국학원 사무처장은 올해는 '120세 장생문화'관련 학술대회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김경아 기자>

 

▶그렇군요. 부산국학원은 국경일 행사도 성대하기로 이름났지요? 시장, 교육감뿐만 아니라 시민도 참여 열기가 뜨겁다고 하던데요?

 

부산에서는 국경일인 3.1절, 광복절, 개천절 행사를 부산국학원이 성대하게 합니다. 3.1절 행사는 부산문화회관에서 공식행사를 한 후 부대 행사로 용두산 공원에서 타종식을 합니다. 2009년부터 부산시와 국학원이 개최하는데 부대행사와 타종식을 국학원이 맡았습니다.  공식행사에는 참석하기 어려운 시민들의 참여율이 높습니다. 시장, 교육감 등 33인이 타종을 합니다. 국학을 알리는 다양한 부스를 운영하여 체험을 할 수 있게 합니다.

지난해 제72주년 광복절에도 용두산공원 종각에서 타종을 하고 종각에서 광복동 삼거리까지 태극기 퍼레이드와 만세운동으로 광복절을 경축했습니다. 이날 행사에는 독립군 후손 3명과 국학회원, 부산시민 등 1000여 명이 참석했고, 서병수 부산시장, 김석준 부산시교육감, 김은숙 부산 중구청장 등이 함께했습니다.

개천절행사는 10월3일 개천절을 전후하여 개천주간으로 정하고, 1999년 10월3일부터 매년 ‘부산시민개천문화대축제’로 개최합니다. 지난해 ‘대한민국 4350년 개천문화대축제’라는 이름으로 10월 1일 장산제에 맞춰 장산 천제단에서 천제를 올리고, 대천공원에서 시민들과 함께 개천문화대축제를 열었습니다. 시민들과 함께하는 개천문화대축제는 그렇게 신명나고 즐거울 수가 없습니다. 개천절인 3일에는 부산시청 녹음광장에서 개천절 공식기념행사를 했습니다. 이렇게 부산시민에게 개천절이 참뜻을 알려 민족에 대한 자긍심을 심어줍니다. 그냥 하루 쉬는 날이 아니라 국경일을 가장 국경일답게 보내지요.

 

▶학생들에게 하는 국경일 강의와도 연계가 되는 군요?

부산국학원에서 6~7년 전부터 초등학생부터 고등학생에게 나라사랑 강의로 국경일 강의를 합니다. 강의를 해보면 학생들이 우리나라 5대 국경일을 잘 모릅니다. 국경일의 의미와 역사를 알려주고 그것이 현재 우리와 어떻게 연결되었는지 이야기하게 합니다. 또 건강한 신체와 정신을 위해 흡연예방 강의를 합니다. 흡연예방 강의는 초등학교 때 하면 큰 효과를 거둘 수 있습니다.

학교 외에 경로당에서는 무료 봉사활동을 합니다. 지난해 82개 부산지역 경로당에서 봉사활동을 했는데, 대한노인회 부산광역시연합회, 부산시국학기공협회, 부산국학원이 협약을 체결해 진행했습니다. 올해도 경로당 봉사활동을 계속할 예정입니다.

 

▶이렇게 왕성한 활동을 하는데, 부산국학원의 인력을 어느 정도입니까?

 

부산국학원 사무처에 상근 직원은 3명이고, 한 명은 비상근으로 일을 합니다. 국학강사가 68명인데, 이 분들이 나라사랑 교육, 금연 교육을 합니다. 교육콘텐츠 개발, 강의의뢰, 국학강사 교육 등을 하는 국학전문위원이 5명 정도 됩니다. 이 전문위원들은 격주로 금요일에 모여 의견을 교환하고 활동을 지원합니다. 강사활동을 오랫동안 한 분들이라 중요한 강의를 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춘 분들입니다.

 

▶2018년에는 부산국학원은 어떤 비전을 세웠는지요?

 

올해는 국학전문위원을 많이 양성하려고 합니다. 그리고 국학원 운영위원 100명을 확보하려고 합니다. 부산의 지도층 인사를 비롯하여 국학에 관심 있는 분들을 동참하게 하여 부산을 국학의 도시로 만들려고 합니다. 연례행사인 학술대회는 ‘120세 장생문화’에 관해 준비하고 있습니다. 또 부산국학원이 더 튼튼하게 성장하도록 재무적으로 안정되게 하고 싶습니다.

 

▶부산국학원의 비전이 이루지기 바라겠습니다. 처장님은 어떻게 해서 국학과 인연을 맺게 됐는지요?

 

제가 성질이 급한 편인데, 대학 졸업 후 자동차 영업을 하면서 항상 웃어야 해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습니다. 집에 오면 대화가 없었죠. 아침에 출근할 때는 오늘은 양보해야겠다, 웃어야겠다 다짐하지만 눈에 거슬리는 것을 보면 참지 못했습니다. 96년 9월4일 영업하러 갔다가 예쁜 아가씨가 웃고 있는 포스터를 보고 들어간 곳이 단월드 금곡센터인데 제가 첫 회원이었습니다. 입회 후 3개월 동안 결석 한 번 하지 않고 수련을 했습니다. 너무 좋았습니다.

그리고 몇 달 후에 회사를 그만두고 국학운동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회사에서 하는 일은 너무 형식적이고 마음에서 우러나는 일이 아니라 전혀 기쁘지가 않았습니다. 그러나 국학원을 선택하고는 기뻤습니다. 진정으로 가슴이 기뻐하는 일을 하게 되어서 좋았습니다. 아내도 처음에는 반대를 했는데, 제가 이 일을 너무 좋아하니 제 뜻대로 하게 했습니다. 그 후로 아내도 맞벌이를 하면서 가정을 꾸려오고 있습니다. 저를 이해해 준 아내와 아이들에 대한 고마운 마음이 큽니다.

▶ 건강관리는 어떻게 하는지요?

 

건강은 자신이 있었습니다만 나이가 들면서 관리를 합니다. 올해 제 나이가 58세입니다. 매일 아침 수련을 하고 저녁마다 장생보법으로 걷기를 합니다. 또 사무실에서는 1시간마다 1분씩 운동을 하는 ‘통천생활’을 꼭 합니다. 앞으로 120세 인생을 목표로 체력을 단련하며 열심히 활동하려고 합니다.

 

▶2018년 개인적으로 어떤 꿈이 있는지요?

 

개인적으로 2018년은 항상 긍정적이고 남을 이해하는 넉넉한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자연을 벗 삼아 유유자적하는 완성의 한해를 만들고 싶습니다. 또한, 정신적으로 풍족하고 만족한 한해를 만들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한 마디로 표현하다면 부산국학원은 어떤 곳입니까?

‘부산이 살아야 대한민국이 산다. 부산국학원은 살아 있는 활화산과 같은 곳이다.’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부산을 2018년 제대로 된 국학을 알리는 국학도시로 만들고 싶습니다. 국학도시의 시금석을 만들고 싶습니다.
부산이 국학의 도시로 자격이 있는 것은 우리민족의 경전 천부경을 한자로 옮겨 전한 고운 최치원 선생과 관련이 있기 때문입니다. 해운대에는 최치원 선생의 동상이 있는데, 해운대라는 이름을 최치원 선생이 지었습니다. 그런데 최치원 선생이 우리민족 고유한 선도의 대가라는 사실을 아는 분은 많지 않습니다. 이를 알리기 위해 천부경비를 세우는 운동을 하여 한 곳에 있고, 해운대 동백섬 최치원 동상 인근에 세울 계획입니다.
 

최치원 선생으로 인해 부산은 국학의 맥을 이은 도시입니다. 그런 정신을 가지고 있기에 나라가 어려울 때마다 부산이 나라를 구하는 일에 앞장선 것입니다. 21세기에 세계문화의 유입지이자, 국제도시로서 부상하는 부산에 전통문화 복원과 국학운동의 발전은 필수적인 일이라 할 수 있습니다. 부산의 뿌리가 국학의 뿌리라는 것을 부산 시민에게 바르고 알리고 해운의 정신이자 부산의 정신인 국학을 발전시키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