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스피릿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지식 위주의 교육에서 창의성과 인성 중심의 교육으로 바뀌는 시대에 살아갈 아이들이 미래 역량을 함양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응원하는 학부모들의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편집자 주

“아이가 늦둥이여서 저희에게 속내를 잘 드러내지 않고 감정표현이 서툴렀어요. 그렇지만 가지고 있는 끼가 정말 많은 아이였어요. 워낙 다방면에 관심이 있고, 능력이 있죠. 아이가 그 능력을 맘껏 발휘하기를 마음이 컸어요.”

벤자민인성영재학교(교장 김나옥, 이하 벤자민학교) 4기 경북학습관 서효정 양의 어머니 윤현숙 씨(64세)는 딸이 중학교를 졸업하고 바로 벤자민학교에 진학하길 원했다. 하지만 효정 양은 일반 고등학교에 가려고 했다.  스스로 목표를 정하고 공부를 열심히 하겠다고 했지만, 1년이 지나고 난 후 먼저 벤자민학교에 가겠다고 말했다.
 

▲ 벤자민인성영재학교 4기 서효정 양 어머니 윤현숙 씨. <사진=윤현숙 제공>


“저는 아이가 해보고 싶다고 말해서 보내고 싶었어요. 효정이 아버지는 39년간 교사로 가르치다 정년퇴직해서 학교 교육의 장단점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죠. 그래서 잘 다니던 학교를 그만두는 것이 내키지는 않았지만, 아이가 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전달된 것 같아요. 지금은 보내길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들죠.”

효정 양은 평소에 부모와 소통이 부족했었다. 밖에 나가면 연락을 받기는 힘들다고 한다. 윤 씨도 아이가 하는 일에 집중하게끔 꼭 필요한 연락만 하고 서로 연락을 잘 주고받지 않았지만, 효정 양이 벤자민학교에 입학하고 나서는 집안의 분위기가 많이 바뀌었다. 사소한 이야기일지라도 부모와 대화가 늘면서 집안도 전보다 훨씬 화목해졌다.

“친구들과 제주도 올레길을 걷고 오겠다고 한 적이 있었어요. 평소에는 연락이 잘 없었는데 어느 날 전화가 왔더라고요. 평소와는 다르게 높은 목소리 톤으로 발바닥에 물집이 잡혔다고 자랑을 하더군요. 발바닥도 부어서 신발이 안 들어가서 슬리퍼를 사서 걷고 있다고 저에게 다 말해주더라고요. 저는 오히려 그 말을 듣고 아이가 포기하지는 않을까 싶었지만 자기가 하고 싶었던 일이어서 끝까지 재미있게 하더군요.

사소한 이야기뿐만 아니라 속마음도 표출하기 시작했어요. 전에는 서로 의견이 맞지 않으면 소통이 잘 안 되고 그렇게 대화가 끝나버렸는데 이제는 서로의 의견을 존중하고 진솔한 생각을 이야기하면서 1~2시간씩 대화를 해요. 소통하면서 신뢰가 쌓이다 보니 이제는 아이가 무슨 일을 하더라도 믿고 맡길 수 있게 되었고 더 많이 응원해주고 있습니다.”
 

▲ 효정 양은 친구들과 함께 제주도 올레길을 걸으며 힘든 순간이 와도 즐기면서 끝까지 걸었다. 이 계기를 통해 효정 양은 어머니와 더 많이 소통하게 되었다. <사진=윤현숙 제공>


효정 양이 벤자민학교에 입학하기 전, 고등학교 재학 시절에는 기숙사 생활을 했었다. 아침 7시에 등교하고 오후쯤 수업이 끝나면 밤 10시까지는 자습을 했다. 이후 기숙사로 이동해서도 12시를 넘겨서까지 공부를 했다. 그 때문에 밖에 가서 푸른 하늘도 제대로 못 보면서 학업에만 몰두했다고 한다.

“정말 안쓰러웠어요. 밖에 나가서 하늘도 못 보고 공부만 하다 보니 학생들이 몸을 쓰는 시간을 줄어들게 되죠. 아이들을 교실에 가둬두는 것 같아요. 하지만 지금 학생들에게 몸을 쓰라고 하면 어쩔 줄을 몰라요. 습관이 돼 있지 않다 보니까 몸을 더욱 쓰지 않으려고 하죠. 저는 그런 면에서 벤자민학교가 정말 좋은 학교라고 생각해요. 자신의 몸을 되돌아볼 수 있고 그것에 맞게 몸을 쓰면서 체력을 기를 수 있는 곳이니까요. 나중에 뭔가 하고 싶은 것이 생겨도 체력이 없으면 못 하잖아요. 그에 맞는 체력을 기를 수도 있고요.”

지난 20일에는 경북학습관 학생들이 1년 동안 성장한 자신의 이야기를 담은 책을 소개하는 북 콘서트가 열렸다. 효정 양은 이 책의 편집장을 맡았다. 윤 씨는 이 역할을 하면서 효정 양이 한층 더 성장한 것 같다고 한다.
 

▲ 윤 씨는 효정 양이 벤자민학교에 입학하고 난 후 딸과 같이 있으며 소통하는 시간이 늘어나고 효정 양에 대한 신뢰가 쌓여갔다. <사진=윤현숙 제공>


“다른 아이들과 소통하고 기획을 할 때 재미를 느끼는 것 같았어요. 그쪽 분야로 소질이 있다고 느낄 정도로 즐기고 실제로 결과물도 만족스럽게 만들었고요. 학생, 학부모, 멘토들이 보내준 글을 일일이 읽어보면서 효정이가 가지고 있던 견문도 더 넓어졌을 거라고 생각해요. 벤자민학교를 왔기에 이런 역할도 해볼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윤 씨는 효정 양이 앞으로도 사람들과 잘 소통하고 사랑이 많으며 항상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살아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성장 속도가 더디더라도 올바른 방향으로 성장할 수 있게 도와줄 것이라고 밝혔다.

“매 순간 감사한 마음을 갖고 사랑할 줄 아는 아이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자기가 맡은 일은 무엇이든 최선을 다하고 정말 원하는 일을 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잘 찾아가리라 믿고요. 욕심내지 말고 올바른 방향으로 더욱 성장하면 미래를 이끌어 갈 인성영재로 성장하리라 믿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