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경영
지구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경영
  • 김광린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대학교 교수
  • k-spirit@naver.com
  • 승인 2018.01.11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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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김광린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대학교 지구경영학과 교수

운석의 방사능 연대 측정으로 잰 지구의 나이는 45.4±0.5억 년, 그러니까 대략 46억 살이

▲ 김광린 국제뇌교육대학원대학교 지구경영학과 교수

다. 이처럼 긴 세월이 흐르는 동안 지구는 아무도 소유하려 하지 않았고 당연하게도 아무도 관리하려 하지 않았다. 즉 지구는 공용물건과도 같이 누구나 원하는 대로 사용했고, 그래도 자연으로서의 지구는 자기 복원력으로 늘 항상성을 유지하며, 이에 깃들어 사는 모든 생명의 보금자리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자연을 개발의 대상으로 보는 서구 이원론에 입각한 근대과학 문명이 대두되고 이로부터 불과 300여 년이 흐르면서 급기야 지구는 관리하고 경영하지 않으면 안 되는 지경에 이르게 되었다. 이러한 상황이 지구경영이라는 용어가 한국에서 인류 최초로 탄생한 이유이다.

지구경영은 ‘지구(地球)’와 ‘경영(經營)’이라는 두 단어가 결합한 용어이다. 이 두 개의 용어 중 지구라는 단어의 사전적 정의는‘태양으로부터 세 번째 궤도를 도는 행성’으로, 인류를 포함하여 다양한 생명체가 깃들어 살아가고 있는 땅덩어리이다. 우리나라 등 동아시아에서는 전통적으로 땅은 지(地) 또는 곤(坤)이라는 글자로만 표기하고 사용하였다. ‘땅(地)이 둥글다(球)’는 뜻을 지니는 지구라는 용어는 15세기까지는 동아시아에서 사용하지 않던 용어이었다. 이탈리아 출신 예수회 선교사였던 마테오리치(Matteo Ricci, 1552~1610)가 16세기 말 중국에서 선교활동을 하면서 서양과학을 소개했을 때, 지구라는 용어가 처음으로 창안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가 편찬한 『건곤체의(乾坤體儀)』라는 문헌에 “해는 지구보다 크고, 지구는 달보다 크다(日球大於地球, 地球大於月球)”라는 표현을 찾아볼 수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지구라는 용어는 조선 후기의 문신이며 학자인 김만중(金萬重, 1637~1692)의 『서포만필 西浦漫筆』이란 저서에서 처음 사용되었다. 그는 땅이 둥글다는 것을 의심하는 것은 우물 안의 개구리나 여름 벌레와 같은 소견(井蛙夏蟲之見)이라고 하면서, “만약 땅이 하늘을 따라서 돈다면 사람들이 거꾸로 매달리게 되지 않겠는가 라고 의심할 것이나, 바로 이것이 땅이 둥글다는 이치와 맞는다(地若隨天輪轉, 人將疑於倒懸, 正與地球一理)”고 서술한바 있다. 한편 홍대용(洪大容)은 지구가 둥글뿐만 아니라 스스로 돈다는 지전설(地轉說)을 1766년에 지은 『의산문답(毉山問答)』에서 서술한 바 있다.

지구경영을 구성하는 또 다른 용어인 ‘경영'이라는 단어는 여러 가지 뜻을 지니고 있어 간단히 정의하기가 쉽지 않은 단어의 하나이다. 예로서, 독일경제학의 한 파를 대표하는 의사결정 지향적 경영학에서는, 경영이란 조직이며, 조직은 경영목적 시스템, 정보 시스템, 인적 시스템 등 여러 하위 시스템을 지니는 포괄적인 시스템으로 본다. 또 미국의 경영학에서 근대 관리론을 대표하는 「바너드-사이몬 이론(Barnarde Simon theory)」에 의하면, 경영이란 '조직을 구성하고 운영하는 것'인 동시에 '의사결정'이다. 즉 경영이란 특정한 목적 또는 비전을 달성하기 위하여 조직을 구성하고 운영하며 의사결정하는 것을 의미한다. 경영에서 핵심적 관심은 특정목표를 달성하는 것으로, 이를 효율적이고 효과적으로 이루고자 한다는 점이다. 이를 위해 조직이 보유하고 있는 인적・물적 자원, 재정, 정보, 기술 등 제반 자원을 계획하고 조직화하며, 지휘 및 통제하는 일련의 과정을 포함한다.

이처럼 경영개념을 원용하여 지구경영의 개념을 정의해 본다면, 인간의 의식진화를 핵심수단으로 지구의 지속가능성을 보장함은 물론, 정신과 물질이 조화롭게 결합된 차원으로 인류문명을 진화시켜 홍익인간 이화세계를 실현하기 위한 경영이다. 경영이라는 점에서 지구경영도 목표의 달성을 지향하지만, 기업경영 등과는 달리 이윤을 목표로 하는 경영이 아니라 진정한 공익적 비전을 실현하고 달성하는 것을 주된 목표로 한다는 점에서 통상의 경영과는 다르다. 물론 기업들의 다수가 사회적 공헌에 관심을 확대해 나가는 흐름을 목도할 수 있지만, 기업의 주된 목표는 어디까지나 이윤의 추구에 있다. 그리고 국가경영이라는 용어도 존재하고 국가들이 인류평화에 대한 공헌을 천명하고 있지만 국제 사회의 현실에서 국가이기주의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다시 한 번 강조하자면, 지구경영이 추구하는 목표로서의 비전은 한마디로 ‘홍익인간 이화세계’이다.

여기서 말하는 ‘홍익인간’은 진정한 자기 자신이 누구인지를 깨친 사람, 곧 신인합일을 이룬 존재를 말한다. 신인합일의 경지에서 지구와 자기 자신 간 동일성 의식 하에 지구의 안녕을 가치판단의 중심척도로 삼는 사람이 현대판 홍익인간으로서의 지구시민이다. ‘이화세계’란 우주운행의 근본 질서가 보편적으로 관철된 세상, 그리하여 인류문명과 자연 질서가 상호보완하며 조화롭게 작동하는 평화로운 세상을 말한다. 전 지구적으로 일일 생활권화 된 현재의 지구촌 시대에 이화세계란 사실상 조화롭고 평화로운 지구촌의 실현을 의미한다.

홍익인간사상에 의하면, 우주운행의 근본원리이자 생명의 근원인 하나(一)로부터 천지인(天地人), 곧 우주만물이 갈라져(석, 析) 나오는데, 이 갈라져 나온다는 용어는 여러 가지 중대 의미를 내포한다. 그 중의 하나가, 피조된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우주만물은 근원생명인 ‘하나’에 예속된 존재가 아니라, 근원생명의 속성을 공유한다는 것을 의미하며, 이런 점에서 우주만물은 ‘하나’의 현신이자 전개 그 자체이고, 또 ‘하나’ 그 자체임을 의미하는 것이다. 즉 우주만물은 ‘하나’의 속성을 공유한다는 점에서 대등한 위격을 지닌 우주의 필수적 구성원이라는 의미를 함축하는 것이다.

당연하게도 하나로 갈라져 나온 존재 중의 하나인 지구 또한 단순한 땅덩어리가 아니라 근원생명의 속성을 공유한 초생명체로서의 존재이다. 그러기에 생명체로서의 속성을 훼손당할 정도로 함부로 사용되거나 무시될 것이 아니라 존중 받아야 할 대상이다. 인내천(人乃天), 즉 사람이 곧 하늘이듯이, ‘지구내천(地球乃天)’, 지구 곧 하늘이라는 논리가 바로 성립하는 것이다.

요컨대, 지구경영은 이윤의 극대화를 목적으로 삼는 것이 아니라, 홍익인간사상을 기반으로, 초생명체로서 지구가 겪고 있는 심각한 문제들을 진단, 그 해결책을 제시하고 치유하여 지구의 지속가능성을 보장함은 물론, 정신과 물질이 조화롭게 결합된 차원으로 인류문명을 진화시키기 위한 경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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