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스피릿은 대한민국, 나아가 지구를 이끌어 갈 주역인 청년들의 이야기를 듣고 격려하고자 벤자민갭이어 청년들을 매주 목요일마다 소개합니다./ 편집자 주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유명한 말이지만, 이 말을 실제로 체감하는 청년들은 몇이나 될까? '성공하는 나이'에 대한 기준이 점점 어려지는 현시점에 청년들에게 20대란 어쩌면 스물다섯을 기준으로 각자의 나름대로 초조함과 불안감을 가지는 시기일 것이다. 

"스물다섯만 되어도 반오십이라며 '나이 먹었다'라고 생각하는 요즘 청년들에게 '서른'이란 더 큰 압박감으로 다가와요. 내년이면 서른이 되는 저도 스물여덟 살 때부터 정말 조급하더라고요."

단 한 번도 열정을 가지고 무언가를 해본 적이 없었다는 김태은 씨(29세, 서울, 병원 사무보조)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무기력하게 시간을 보내왔다고 말했다. 그랬던 그가 작년 1월, 청년들의 꿈을 찾는 1년 프로젝트인 '벤자민갭이어' 페스티벌에 참석 후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 벤자민갭이어 김태은 씨 <사진=황현정 기자>

"저는 그냥 하라는 대로 하고 살았어요. 제 욕구를 참으면서 그저 말 잘 듣는 사람이기만 했지요. 그런데 그 친구들은 하고 싶은 것을 마음껏 펼치며 살고 있더라고요. 그 친구들의 행복한 표정을 보면서 닮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제 인생에 동기부여를 하고 싶었지요."

벤자민갭이어 입학 후 태은 씨는 ▲공정여행 프로젝트 ▲연극 만들기 프로젝트 ▲북 콘서트 ▲벤자민갭이어 중앙워크숍 등 다양한 단체 프로젝트와 벤자민갭이어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조금씩 성장해 나가고 있었다.

"소비적인 여행을 하는 것이 아닌 자연보호나 사람들과의 소통 등과 관련된 주제를 정해 여행하는 공정여행 프로젝트와 지구시민을 주제로 연극을 만드는 프로젝트를 통해 지구에 관한 생각이 바뀌게 되었어요. 

사실 처음에는 평소에 지구에 관한 생각을 잘 안 하고 사는데, 지구를 생각하라니까 거부감이 들었어요. 그런데 지금은 모든 생명의 근원이자 삶의 터전을 제공하는 지구를 먼저 생각하는 일이 당연한 건데 그동안 그 사실을 잊고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또 중앙워크숍에서는 대한민국의 역사와 정신에 관해 배우며 한국이 가진 힘을 알게 되었어요. 우리 민족의 고유한 정신인 홍익인간의 위대함을 현대인들은 잘 모르는 것 같아서 안타깝기도 했고요. 

이렇게 벤자민갭이어에서 활동한 모든 프로젝트가 저에게는 새롭고 좋았어요. 그동안 너무 무기력하게 살아온 탓에 제 안의 생각이나 소리를 밖으로 표현하지 못했는데 지금은 점차 솔직하게 내 생각을 말하고 있어요. 또 자연이나 지구와 같이 평소에 나와 무관하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사실은 정말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지요."

▲ 서울강남 지역 청년들과 준비한 공정여행 프로젝트는 태은 씨가 생활 속에서 지구 환경과 사람에 관해 생각하게 해주었다. <사진=김태은 제공>

태은 씨는 벤자민갭이어를 통해 생각을 실천하는 힘이 생겼다고 말한다. 어떤 일을 하려고 결심하기까지 시간이 걸렸던 태은 씨는 벤자민갭이어에서 삶의 활기를 찾은 후 본격적으로 일을 시작하기도 했다. 자신감과 용기를 얻은 태은 씨는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말을 이제는 공감한다.

"처음 벤자민갭이어에 입학했을 때 다들 나보다 나이가 어려 위축되기도 했어요. 어린 친구들과 잘 어울릴 수 있을지 걱정하면서 스스로 벽을 만든 것 같아요.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나이와 상관없이 누구와도 잘 어울리는 제 모습을 보았어요. 저뿐만 아니라 다른 청년들도 전혀 신경 쓰지 않았지요.

벤자민갭이어는 그냥 재미를 추구하고 많은 사람을 만나기 위해서만 오는 곳이 아니에요. 자신의 꿈과 목표를 찾고, 그것을 향해 청년들과 손을 잡고 나아가는 곳이지요. 그 꿈과 목표가 개인의 욕심을 채우기 위함이 아닌 나와 주변 사람이 모두 좋은 것이기에 '함께'하는 에너지가 커지는 것 같아요.

벤자민갭이어는 나이, 국적, 성별, 외모 등 어떤 외부적인 요소와는 상관없이 모두가 조화롭게 사는 방법을 알려주는 공간인 것 같아요."

▲ 김태은 씨가 서울강남 지역 청년들과 벤자민갭이어 중앙워크숍에 참석해 함께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김태은 제공>

태은 씨는 벤자민갭이어로 인해 자신의 삶이 180도 달라졌다고 전했다. 그는 허무하다고 생각했던 자신의 삶이 바뀌었듯이 청년들 또한 중심을 잡고 각자의 위치에서 노력하다 보면 언젠가 꿈을 이룰 수 있을 거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청년들이 자기 자신을 사랑할 줄 알아야 한다는 거예요. 남들과 비교하기 시작하면 한없이 자신감이 떨어지고, 비교하지 않더라도 자신을 좋아하지 않으면 어떤 일도 하고 싶지 않거든요. 주변에서 이상한 사람이라고 놀림당해도 좋으니 자신감을 가지고 자기를 사랑하는 연습을 했으면 좋겠어요. 저 또한 꾸준히 노력하고 있고요."

2018년을 앞두고 태은 씨는 내년에 어떻게 성장할지 계획을 세우는 중이다. 멋지게 성장해 있을 자신을 상상하는 태은 씨의 눈이 반짝거렸다.

"올해에는 제가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았으니 내년에는 좀 더 구체적으로 내가 무엇을 하고 싶은지 찾고, 생각나는 대로 실천하려고 해요. 예전에는 어떤 목표를 설정하면 그것을 이루기 위해 무언가 거창한 과정이 있어야 할 것 같고, 이상적인 정답이 있다고 믿었어요.

그런데 지금은 그 목표로 가는 길은 무수히 많다는 사실을 알아요. 그 과정이 저는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좋아하는 것을 미루지 말고 하나씩 전부 해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