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무 살에 ‘인격완성’을 생의 목표로 정한 젊은이가 있었다. 그는 인격완성을 위해서 연마해야 할 덕목을 절제, 침묵, 질서, 결단, 절약, 근면, 진실, 정의 등 13가지로 정하고, 매일 그 덕목을 얼마나 잘 지켰는지를 스스로 평가하고 반성하고, 부족한 덕목에 더 집중하여 실천하면서 평생을 살았다.

▲ 이승헌 글로벌사이버대학교 총장

초등학교 2년이 학력의 전부였던 그는 평생 부지런히 독학과 사람과의 교류를 통해서 스스로 배우고 익혔다. 그리고 정치가, 외교관, 신문발행인, 발명가 등 수많은 직업을 가졌고 업적을 쌓았지만, 그의 유언에 따라 묘비명에는 ‘인쇄공’으로 새겼다. 그는 사후에 미국의 국부로 더욱 존경 받았고, 미국에서 가장 가치 있는 100달러 지폐의 인물로 남았다. 그는 벤자민 프랭클린이다.

나는 강연에서 벤자민 프랭클린을 단지 성공하고 존경 받는 사람이 아니라, 우리가 본받아야 할 훌륭한 자기계발의 모델로 소개한다. 일상생활이 자기계발이 되도록 살아 온 벤자민 프랭클린의 일생은 내가 뇌교육을 통해 추구해 온 삶과 일치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내가 세운 대안학교 이름까지도 벤자민인성영재학교로 지었다.

그 동안 내가 살아온 생을 돌아보면 ‘비전완성과 자기계발’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다. 나는 서른의 나이에 나와 민족과 인류를 살리겠다는 비전을 세우고, 그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서 부단히 자기계발을 해 왔다. 나에게 자기계발은 비전을 이루기 위한 힘, 즉 체력과 심력과 뇌력을 키우는 것이었다.

30대 초반에는 공원에서 중풍 환자 한 사람에게 수련지도를 하는 것으로 시작했지만, 40대 중반에는 생면부지의 땅, 미국에서 현지인들을 대상으로 강연했고, 50대 초반에는 유엔본부 총회장에서 1,300여 명의 세계 저명 정신지도자와 종교지도자 앞에서 강연했으며, 2년 뒤에는 상암월드컵 경기장에서 6만 5천명이 모인 가운데 강연하기도 했다. 경험해 본 사람은 알겠지만 강연에서 청중의 규모가 커지는 만큼 심력이 커져야 한다. 규모만이 아니다. 나는 지금도 유치원생, 초등학생에게 뇌교육을 강연하고, 80세, 90세 되는 분들에게 강연하기도 하는데 전혀 상반된 화법으로 만나야 하는 대상들이다.

요즘은 강연하는데 공간적인 구애도 받지 않는다. 나는 온라인 화상으로 전 세계 10개국에 동시에 강연하기도 한다. 인터넷을 통한 정보교환은 나에게는 아주 익숙한 일이 되었다. 세계 각국을 다니는 시간이 많아서 제자들과 가까이 교류하기 위해 20년 전부터 인터넷으로 편지를 교환하고 업무도 보았고 신문도 읽었다. 그래서 나는 새로운 정보통신기술의 습득과 활용에 아주 적극적이다.

자연 속에서 명상을 위한 공간을 만드는 것도 내가 하는 일 중의 하나다. 명상하기 좋은 장소를 찾고, 그 길로 가는 산책로를 만들고, 그곳에 명상을 위한 계단이나 데크를 만들고, 경관이 좋은 곳에는 정자를 만들고, 그 장소에 새로운 이름을 지어주고, 표지판에 글을 쓰고 그림을 그려주는 이러한 발견과 창조의 작업이 나에게는 또 하나의 일상이다. 해외에서는 운동 삼아 나 홀로 골프를 즐기기도 하고, 바다 가까운 곳에서는 낚시를 하기도 한다. 나에게 골프나 낚시는 취미생활을 넘어서 새로운 뇌 활용법을 연구하는 좋은 기회가 된다. ‘브레인 골프’는 오랫동안 내가 구상해 오고 있는 프로젝트 중의 하나다.

이 모든 것은 사명이기도 하고 일이기도 하고 취미이기도 하고 놀이이기도 하다. 나에게는 이 네 가지가 구분이 안 된다. 왜냐면 이 모든 것이 비전을 이루는 일이기도 하고, 동시에 자기계발의 목표이자 과제이기 때문이다. 나는 쉬지 않고 새로운 정보를 습득하고 익히고 적용하고 도전하는 것을 즐긴다.

‘나는 120세까지 살겠다’고 선택하고 책을 저술한 것도 비전완성과 자기계발을 위한 목표를 세운 것이다. 뇌교육은 거시적으로는 인류평화를 위한 학문이지만, 미시적으로는 인격완성과 자기계발을 위한 방법론이다. 그래서 나는 내 삶 자체가 뇌교육의 자기계발 모델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이렇듯 자기계발은 자기 자신을 만드는 것이다. 나는 어떠한 인간이 되겠다고 선택하고, 그 인간이 되어가는 과정이다. 다시 말하면 자신의 인생을 발명하고 운명을 스스로 창조해가는 과정이다. 그러므로 완성을 추구하는 삶의 여정에서 지속적인 자기계발은 필수이다.

모든 사람의 내면에는 창조적 본성이 있다. 또한 창조적 본성을 실현하고자 하는 욕구가 있다. 이러한 욕구는 나이가 든다고 해서 줄어들거나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 나이가 들면서 오히려 창조성을 더 적극적으로 드러내며 자기계발에 몰두하는 사람들이 많다.

젊은 시절이나 인생의 전반기의 자기계발은 소위 성공이나 성공을 위한 스펙을 키우기 위한 목적으로 이루어졌을 수 있다. 직업이나 전문 분야에서 자신의 상품가치를 높이기 위한 활동인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은퇴 후에는 단지 성공을 위한 수단이 아니라, 더 나은 나를 위해 노력하는 데서 얻어지는 순수한 기쁨과 내적 만족, 인격의 성숙과 영혼의 완성을 위해 자기계발을 할 수 있다.

우리는 살아 있는 한 끊임없이 자기계발을 통해 창조적 본성을 마음껏 실현해야 한다. 우리의 심장과 뇌가 멈추는 마지막 그 순간까지 매일 새로워지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어제보다 오늘은 뭔가 달라져야 하고, 오늘보다 내일은 더 나아지는 것이 있어야 한다. 어떤 환경 속에 있든지, ‘이 환경 속에서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를 생각하다 보면 많은 아이디어가 생긴다. 작은 것이라도 그 아이디어를 바로 실천해 보라. 그러한 실천들이 모여 삶의 변화와 성장을 만들어낸다.

자기계발이라고 해서 새로운 무언가를 배우기 위해 전문가로부터 강습을 들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생활 속에서 끊임없이 좋은 생각을 하고, 그 생각들을 실천하며 몸과 마음을 움직이는 것이 자기계발이다. 외국어를 잘 하게 되거나, 더 무거운 역기를 들 수 있게 되거나, 새로운 기계를 잘 다룰 수 있게 되는 것만이 자기계발이 아니다. 전보다 더 자주 미소 지을 수 있게 되고, 자신이나 다른 사람의 실수를 웃어넘길 수 있고, 누군가에게 사랑을 표현하기가 더 쉬워지고, 자신에게 더 진실해지는 것 또한 자기계발의 결과이다.

자기계발은 자기탐구를 전제로 한다. 자기 자신을 알지 못하면 자기를 제대로 계발할 수도, 성장시킬 수도 없다. 또한 진정한 자기계발은 결코 자기에게서 끝나지 않는다. 자기계발을 계속 해 나가다 보면 그 결과가 내 가족으로, 다른 사람에게로, 공동체로, 더 나아가 지구로까지 연결된다. 나의 변화가 곧 세상의 변화로 이어진다.

완성의 시기에 자기계발을 하는 태도는 장인정신을 가진 예술가와 같다. 장인은 편법이나 술수를 쓰지 않는다. 자신에게 만족감을 주는 최고의 품질을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자신을 연마하고 매 순간 최선을 다한다. 사색과 명상을 통해 자신을 정직하게 바라보고, 어떤 변화가 필요한지를 인식하며, 필요한 변화를 만들어내겠다고 선택하고, 그 선택을 의지를 가지고 실행에 옮기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영혼이 완성을 향한 자기계발의 여정에 등대가 되어준다.

완성의 시기에 하는 자기계발은 다른 사람과 경쟁을 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우리가 경쟁해야 할 대상이 있다면 그것은 어제의 자기 자신 뿐이다. 성공에는 다양한 마감시간이 있지만 완성을 향한 자기계발의 마감시간은 오직 하나, 삶의 마지막 순간이다.

정유년 한 해가 저물어 가고 있다. 올해를 돌아보면서 자기계발의 목표가 무엇이었으며, 얼마나 이루어졌는지 스스로에게 물어보기 바란다. 명상을 통해 자기자신의 내면을, 자기자신의 한 해 동안의 삶을 깊이 들여다 보는 시간을 갖기를 바란다. 그리고 새해에 자신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은 ‘완성을 향한 자기계발의 목표’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