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스24 2017년 종합 베스트셀러 1위는 이기주 작가의 <언어의 온도>가 차지했다. 지난해 8월 출간 이후 SNS 등 온라인상에서 입소문을 타며 인기를 얻기 시작한 <언어의 온도>는 올해 3월 말부터 연말(11월 말)까지 주별 베스트셀러 1위에 14회 오르며 최장기간 1위를 차지하는 위력을 과시했다. 예스24 역대 베스트셀러에는 2016년 혜민스님의 <완벽하지 않은 것들에 대한 사랑>이, 2015년에는 아들러 심리학 열풍을 일으킨 <미움받을 용기>가 선정된 바 있다.


 2017년에는 시, 소설, 에세이류의 문학 작품과 쉽게 읽히는 자기계발서 등 비교적 가볍게 읽을 수 있는 도서에 독자들의 관심이 유난히 높았다. <언어의 온도>를 비롯해 한국 여성의 삶을 현실감 넘치게 풀어내 ‘김지영 열풍’을 일으킨 조남주 작가의 <82년생 김지영>, 자존감 회복 훈련법을 담아낸 <자존감 수업>이 올 한해 종합 베스트셀러에서 나란히 1~3위를 차지했다. 또한, 대통령 탄핵, 조기대선 등 끊이지 않는 사회적 이슈로 인해 사회 정치 분야 도서에  관심이 유독 돋보였다. 상반기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했던 문재인 대통령 표지의 <타임> 아시아판은 올해 4위를 기록했다. 정의롭고 바람직한 국가가 무엇인지 모색한 유시민 작가의 <국가란 무엇인가>는 13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 외에도, 무라카미 하루키의 신작 <기사단장 죽이기> 1편과 2편이 여름 내내 상위권에 자리하며 2017년 종합 베스트셀러 6위와 8위에 올랐다.

■ 2017 예스24 종합베스트셀러 순위 20
순위 분야 도서명 저자명 출판사명
1 국내문학 언어의 온도 <이기주> 저 말글터
2 국내문학 82년생 김지영 <조남주> 저 민음사
3 자기계발 자존감 수업 <윤홍균> 저 심플라이프
4 외국도서 Time (타임 아시아판: 문재인 대통령 커버) TIME Time Inc.
5 역사 설민석의 조선왕조실록 <설민석> 저 세계사
6 해외문학 기사단장 죽이기 1 <무라카미 하루키> 저/<홍은주> 역 문학동네
7 국내문학 어쩌면 별들이 너의 슬픔을 가져갈지도 몰라 <김용택> 저 예담
8 해외문학 기사단장 죽이기 2 <무라카미 하루키> 저/<홍은주> 역 문학동네
9 국어 외국어 사전 영어회화 100일의 기적 <문성현> 저 넥서스
10 자기계발 영어책 한 권 외워봤니? <김민식> 저 위즈덤하우스
11 자기계발 말의 품격 <이기주> 저 황소북스
12 어린이 설민석의 한국사 대모험 1 <설민석>,<스토리박스> 글/<정현희> 그림 아이휴먼
13 사회 정치 국가란 무엇인가  <유시민> 저 돌베개
14 해외문학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히가시노 게이고> 저/<양윤옥> 역 현대문학
15 경제 경영 명견만리_새로운 사회 편 <KBS 명견만리 제작팀> 저 인플루엔셜
16 국내문학 오직 두 사람 <김영하> 저 문학동네
17 국내문학 보노보노처럼 살다니 다행이야 <김신회> 저 놀
18 자기계발 그릿 GRIT <앤절라 더크워스> 저/<김미정> 역 비즈니스북스
19 국내문학 살인자의 기억법 <김영하> 저 문학동네
20 경제 경영 클라우스 슈밥의 제4차 산업혁명 <클라우스 슈밥> 저/<송경진> 역 새로운현재

종합 베스트셀러 100위권 분야별 분포도


예스24가 집계한 2017년 종합 베스트셀러 100위권 도서의 분야별 분포도를 보면, 국내문학 분야가 20권으로 지난해 대비 2권 증가하며 1위를 유지했고, 인문 분야는 11권으로 3권 감소했다. 3월 탄핵 이후 조기 대선, 문재인 대통령 당선 등의 끊이지 않는 사회적 이슈로 사회 정치 분야 도서는 4권 증가하며 상승세를 보인 반면, 가정 살림 분야와 수험서 자격증 분야는 각각 5권, 4권씩 감소해 큰 감소세를 보였다.

 2017년 분야별 도서 판매권수 점유율에서는 중고등학습서가 14.0%, 어린이 도서가 8.5%를 기록하며 작년에 이어 각각 1위와 2위를 지켰다. 전년대비 판매권수 증감률은 전집이 46%로 가장 높았다. 사회 정치 분야 도서는 27%로 그 뒤를 이었다. 짧은 시간 내 가볍게 읽을 수 있는 만화/라이트노벨 분야와 잡지도 증가 비율이 각각 13%와 14%로 높게 나타났다. 반면, 청소년 분야 도서는 14% 감소, 인문 분야는 12% 감소하며 큰 하락치를 보였다.

 분야별 도서 동향을 보면 문학에서는 무라카미 하루키, 김영하, 김애란 등 인기 작가들이 오랜 만에 발표한 소설이 기대만큼 큰 주목을 받았다. 올해 한국사회의 트렌드가 된 소설 <82년생 김지영>은 우리 사회의 현주소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며 큰 반향을 일으켰고, 이후 여성의 시선으로 여성의 삶을 다룬 다양한 소설들이 출간됐다. 마음을 다독이고 위로와 공감을 전하는 에세이는 꾸준한 인기를 끌었고, 이병률, 심보선 등 주목 받는 젊은 시인들의 시집도 인기를 끌면서 새로운 詩의 시대가 도래했음을 보여줬다. 

연초부터 드라마 ‘도깨비’와 영화 ‘너의 이름은’에서 시작된 미디어셀러 열풍은 <살인자의 기억법>과 <너의 췌장이 먹고 싶어>까지 꾸준히 이어졌고, 하반기에는 노벨상 수상에 힘입어 가즈오 이시구로의 작품들이 주목을 받으면서 해외소설이 약진했다.

'인문/교양'에서는 tvN 예능 프로그램 ‘알쓸신잡’에 소개된 도서들이 연일 화제를 모으며, 잘 알려지지 않았던 인문/교양 분야의 양서들이 독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특히, <어떻게 살 것인가>, <정재승의 과학콘서트> 등 출연진들의 저작들이 다시금 주목 받았다.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라틴어 수업> 등 교양 인문서에 대한 독자의 관심이 여전한 한 해였고, <사피엔스>로 큰 화제를 모은 유발 하라리의 신작 <호모 데우스> 출간으로 인공지능 시대의 변화될 인간의 운명에 대한 관심이 한층 깊어졌다. 쉽게 상처받고 고민하는 사람들을 위로하는 <센서티브>를 시작으로, 불안한 사회 속에서 스스로의 마음을 지키는 데 도움을 주는 심리 치유서들이 인기를 끌었다.

유홍준 교수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시리즈 ‘서울편’이 출간되어 주목을 받았고, 러시아혁명 100주년을 맞아 관련 도서들이 다양하게 출간됐다. 인공지능 관련 책을 포함한 대중 과학 교양서가 인기를 끌었고, 인기 영화와 드라마의 대본집이 유독 많이 출간된 해였다.

'사회/정치'에서는 국가, 대통령, 페미니즘 관련 도서에 관심이 급증했다.  대통령 탄핵 직후, 정의로운 국가에 대한 시민의 열망은 <국가란 무엇인가>, <정의란 무엇인가> 등의 판매 증가로 이어졌다. 대선 전후로 후보자의 책들이 인기를 끌었으며, 문재인 대통령 당선 이후에는 특별판으로 재출간된 <문재인의 운명>에 독자들의 관심이 쏟아졌다. 대통령과 관련된 모든 도서의 판매가 급증했고, 특히 세계적인 시사주간지 <타임> 아시아판에 문재인 대통령이 커버스토리로 실리면서 큰 화제를 모았다. 문재인 표지의 <타임> 아시아판은 역대 가장 빠른 판매량을 기록, 단 2주만에 올 상반기 가장 많이 팔린 책으로 등극했다.


광주 5월 민중항쟁의 기록을 담은 <죽음을 넘어 시대의 어둠을 넘어>는 32년만에 전면개정판으로 출간됐고, 전직 대통령의 비자금을 쫓는 <주진우의 이명박 추격기>와 MBC 해직기자 이용마의 <세상은 바꿀 수 있습니다>는 출간 직후 베스트셀러에 등극했다. 또한, <우리는 모두 페미니스트가 되어야 합니다>로 유명세를 얻은 아디치에의 신작 <엄마는 페미니스트>가 출간됐고, 페미니즘 작가 레베카 솔닛이 방한하는 등 페미니즘에 관심이 높은 한 해였다.

'경제경영/자기계발'에서는 <클라우스 슈밥의 제4차 산업혁명>으로 촉발된 ‘4차 산업 혁명’ 이슈가 경제, 정치 전반으로 확대되면서, 기술/문화/교육/직업 분야에서 다양한 관련서가 출간되었다.  작년에도 화제를 모았던 <명견만리> 시리즈는 신간 출간 및 문재인 대통령의 추천 도서로 화제에 올라 올해에도 장기간 베스트셀러 1위를 지켰으며, 2년 연속 한 해 동안 가장 많이 팔린 경제경영서 타이틀을 차지했다.

자기계발 분야에서는 지난해에 이어 <자존감 수업>이 변함없는 사랑을 받은 가운데 특히 ‘말’과 ‘영어공부’ 관련 도서가 화제를 모았다. <말의 품격>, <모든 관계는 말투에서 시작된다>와 같이 내면을 갖추고, 원활한 관계를 위해 말 잘 하는 방법을 소개하는 책이 큰 인기를 끌었고 <영어책 한 권 외워봤니?>, <완벽한 공부법> 등 영어공부와 관련된 자기계발서 열기가 유독 뜨거웠다.

'유아동/청소년'에서는 올해도 학습만화의 인기는 여전했다. 인기 강사 설민석의 <한국사 대모험>이 출간되면서 어린이 한국사 학습만화 시장이 새롭게 바뀌었다. 게임 만화 <스페셜솔져>와 <좀비고등학교 코믹스>는 출간 즉시 베스트순위에 오르며 화제를 모았다. 특히 지식 사전류가 인기를 끌었는데, tvN 예능 프로그램 ‘알쓸신잡’ 출연자 정재승 교수의 추천을 받은 <도구와 기계의 원리 NOW>가 다시금 주목 받았고, 세계 문화를 한 눈에 들여다볼 수 있는 다양한 지도책이 출간되었다. 마음을 표현하는 80개의 단어를 담은 <아홉 살 마음 사전>은 아이와 어른 모두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스테디셀러로 자리 잡았다.

또한, 2017년은 한국 그림책 작가들의 활동이 활발한 한 해였다. 안녕달, 백희나, 이수지, 최숙희 작가의 신작들이 연이어 출간되며 큰 사랑을 받았다. 또한 한글 학습에 대한 엄마들의 관심에 힘입어 <기적의 한글학습>, <받침 없는 동화의 한글 동화> 시리즈들도 꾸준히 사랑 받았다.

'가정/실용'분야에서는 전통적인 육아서와 더불어 엄마의 잘못된 교육방식에 대해 반성하는 <엄마 반성문>이 크게 주목을 받았다. 혼자 사는 사람을 위한 요리 레시피, 집 수리법, 인테리어 활용법 등에 관한 신간이 다수 출간되었으며, <스미 홈트>, <다리 일자 벌리기> 등 짧은 시간에 집 안에서 즐길 수 있는 취미와 운동법을 소개한 책들이 인기를 끌었다.

JTBC 예능 프로그램 ‘효리네 민박’의 방영으로 ‘제주’가 새삼스런 관심을 받았다. 유독 황금 연휴가 많았던 해라 해외 여행 도서 판매가 급증했다. IT/모바일 분야는 '인공지능'과 '파이썬' 관련 도서 판매가 절대적이었다.

 ‘쉬운 영어공부법’ 관련 학습 도서 열풍도 불었다. <영어책 한 권 외워봤니?>에 소개된 <영어회화 100일의 기적>이 쉬운 영어 학습 도서 열풍을 몰고 왔다. 쉬운 영어 말하기 도서 시장의 연장선상에서 여행 외국어의 판매 증가도 두드러졌다. 여행 영어뿐만 아니라, 여행 일본어, 여행 중국어 도서의 출간과 판매도 활발했다.

영화, 애니메이션 인기가 관련 도서까지 이어졌다. 2017년은 '너의 이름은'으로 시작된 한 해였다. 애니메이션에 대한 사랑이 만화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져 신카이 마코토의 <언어의 정원>, <초속 5센티미터> 등 라이트노벨 작품과 만화 분야 전반이 사랑 받았다. 마블 시리즈는 휴 잭맨의 마지막 울버린이었던 <울버린: 올드먼 로건>, 스파이더맨의 첫 마블 투입이 확정된 <스파이더맨 세트> 등이 영화개봉과 맞춰 큰 인기를 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