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에서 아이들에게 단군을 신화로 가르쳤다. 지금 우리 역사를 다시 공부하면서 단군을 실존인물로 가르치지 못한 것이 후배나 아이들에게 미안하고 후회된다.”

▲ 정원팔 전 초등학교 교장선생님

최근 발생한 춘천봉의초등학교 단군상 임의 철거에 관해 올해 72세인 정원팔 전 초등학교 교장(경기도 수원)은 20일 이렇게 소회를 밝혔다.

3~4년 전 그가 살던 수원의 한 초등학교에서 교내에 설치된 국조단군상을 철거하려 했다. 그는 당시 해당 학교장을 찾아가 단군 역사와 단군상이 갖는 교육적 가치를 설명하고 “대한민국 교육이념인 홍익정신의 상징이자 국조인 단군상을 교육현장에서 철거하는 것은 교육 목적에 맞지 않다.”고 뜻을 전했다. 학교는 단군상을 존속하기로 했다.

정원팔 전 교장는 “실제로 단군의 역사를 잘 몰라서 이런 일이 생긴다. 결국 이건 우리 역사교육의 문제이고, 국민교육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 지난 6월 12일 행자부후원 바른역사인식을 위한 나라사랑 교육 강사로 초등학생들과 만나는 모습.<사진= 정원팔 전 교장 제공>

그는 초등학교에서 43년 간 재직하고, 2011년 정년 퇴임이후 본래 관심을 갖던 상고 역사관련 다양한 서적을 찾으며 공부한다. “교직에 있을 때, 우리 역사와 국조를 자랑스럽게 가르쳐주고 싶었지만, 학교 교육을 통해 배운 것이 별로 없었다. 지금 50대인 제자들이 내게 왜 그렇게 가르쳤느냐 하면 잘못되었다고 시인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실존역사로 가르치지 않으니 종교니 우상이니 하는 해괴한 주장 나오는 것

현재 공교육에서 홍익인간 정신과 국조에 대한 교육이 충분한가라는 질문에 그는 “어릴 때, 흥미를 갖도록 신화나 설화로 알려줄 수는 있다. 하지만, 아이들의 성장단계에 맞게 역사로 교육하는 부분이 매우 취약하다.”고 답했다.

그는 “왜 곰과 호랑이로 표현했는지, 환웅과 웅녀의 혼인은 어떤 의미를 갖는지 그런 교육을 해야 한다. 또 고조선의 유물들, 예를 들어 청동검, 청동거울의 우수성, 다른 나라와의 비교 등을 통해 유물과 유적지가 있는 실존역사라는 것을 배워야 한다. 우리 정체성 교육의 문제인데, 모호하게 신화로 가르치니 종교라느니 우상이라느니 하는 해괴한 주장이 나오는 것”이라고 일갈했다.

또한 정 전 교장은 홍익인간 교육과 관련하여 “도대체 아이들에게 ‘홍익이 무엇인가’라고 질문했을 때 문구해석 말고 어떤 것을 답하겠는가? 우리나라의 교육이념이라면 그 가치에 관해 초등학교, 중‧고등학교, 대학교에서 각 단계에 맞게 배우고 토론하며 이해하는 교육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춘천봉의초등학교에서 철거하여 재활용업체로 보낸 국조단군상. 현재 재활용업체에 보관 중이다.

학교 내 단군상 철거와 관련한 문제가 처음일까? 2014년 경북 한 고등학교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있었다. 교내에 설치된 단군상이 설 연휴 직후인 2월 1일 좌대에서 떼어져 잔디밭에 나뒹구는 훼손사태가 발생하였다. 그러나 학교 측은 복구 대신 학교 환경미화와 정리를 이유로 단군상 철거를 결정했다.

특정 종교에 심취한 당시 교감은 “종교의 우상인 단군상은 언젠가 철거되어야 마땅하다”고 했다. 관련하여 경상북도교육청에 민원이 제기되고 지역신문에 보도되면서 여론이 들끓자 학교는 단군상을 교내에 유지하기로 했다.

단군은 2006년 문화관광부(현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한 ‘우리나라 100대 민족문화 상징’ 중 역사 인물 1호이다. 학교에 이순신 장군이나 세종대왕 등 역사 위인상을 세우는 것은 학생들에게 그 인물들이 상징하는 정신을 가르치기 위함이다. 국조단군이 상징하는 바는 대한민국 교육이념인 홍익정신이고, 우리의 정체성이다.

춘천봉의초등학교는 14일 취재당시 단군상이 있던 자리를 야생화 화단으로 만든다고 했다. 같은 날 학교 앞에서 철거 반대를 외치는 1인 시위를 지켜보던 춘천시민 김학구 (67세) 씨는 “봉의초등학교는 담장이 없는 아름다운 학교다. 아름다운 환경만큼 그에 적절한 정신을 가르쳐야 되지 않겠냐?”고 단군상 철거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춘천봉의초등학교 단군상 철거문제는 교육적 차원에서 해결되어야 할 과제라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