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가 급변하는데, 새로운 기술을 따라가기에 벅차다. 대학원 석사까지 했지만, 계속 새로운 기술이 나오는 탓에 고민이 많다."

대기업 입사 2년 차인 임모 씨는 급격히 변화하는 사회에 맞춰가기 위해 분주히 준비했지만, 물밀 듯이 쏟아지는 기술의 양을 따라가기 벅차다고 호소했다. 

4차 산업혁명으로 기술혁신의 속도가 빨라짐에 따라 학교나 대학에서 배운 지식의 생명주기가 감소하고, 이직·전직 활성화와 일자리 이동이 가속화됨에 따라 새로운 기술과 지식을 학습하기 위한 교육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 성인교육프로그램이 2년에서 4년 내외의 장기간 과정이거나, 단기 프로그램의 경우에도 전일제 형식으로 운영되어 재직자나 대학생 등 취업준비 성인이 참여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프로그램을 선택하더라도 자신의 수준에 맞지 않거나, 관련 없는 다른 과정도 함께 수강해야 하는 불편이 있다. 더군다나 이러한 기술적 혁신과 급변하는 사회 속 수많은 직업이 사라질 것으로 전망하는 가운데, 이러한 흐름을 따라가기 버거운 청년들이 가장 선호하는 직업은 안정적인 공무원이다. 아울러 기업 입장에서도 기업 요구에 맞는 교육 제공이 부실하고, 공급되는 프로그램 개발이 아직 미흡하다는 현장 의견이 있었다. 

교육부(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김상곤)는 이러한 성인들의 처지를 고려하여 언제, 어디서나 필요한 직무능력을 선택하여 단기간에 습득할 수 있는 '한국형 나노디그리(Nano-degree, 가칭)' 시범운영 계획을 발표했다. 이는 미국 온라인 공개강좌 MOOC(무크)의 기업인 유다시티(Udacity)가 기업의 요구를 반영하여 6개월 내외로 운영하는 학습 과정을 지칭하는 용어이며, 나노는 학습내용의 세분화에 따른 학습 기간의 단기화를, 디그리는 학습 내용에 대한 기업의 인증을 의미한다. 

▲ 한국형 나노디그리 운영 흐름도 <출처=교육부>

성인학습자가 교육과정에서 겪는 어려움을 해소하고, 산업변화와 기업 수요를 교육프로그램에 직접 반영하는 한국형 나노디그리는 우선 산업별협의체, 기업 및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상설자문단에서 4차 산업혁명 등 미래 유망 분야를 선정하고, 해당 유망 분야에서의 대표·선도 기업을 선정한 후 정부는 대표기업과 참여 업무 협약(MOU)를 체결한다. 

참여를 확정한 대표기업은 해당 분야에서 취업과 능력 향상에 필요한 핵심직무를 발굴하고, 해당 직무 습득 여부에 대한 최종 평가방식을 개발한다. 정부는 핵심직무별로 대학, 전문대학, 직업훈련기관 등 이를 교육할 기관을 확보하고, 참여를 확정한 교육기관은 자신이 보유한 인프라와 외부 콘텐츠 등을 활용하여 6개월 내외의 교육프로그램을 개설하고 운영한다. 

교육프로그램은 온라인 콘텐츠와 실습 등 오프라인 교육을 조합한 형태를 권장한다. 교육기관에서 프로그램을 이수한 학습자는 대표기업이 주관하는 인증평가를 받고 일정 기준을 충족하면 대표기업 명의의 인증서를 발급받아 관련 분야의 취업, 교육훈련, 학점인정 등에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 한국형 나노디그리는 내년부터 시범 운영될 예정이다.

김상곤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한국형 나노디그리 시범운영으로 4차 산업혁명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평생 교육 여건을 조성하고, 성인 평생학습을 보다 활성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