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역사상 가야는 고구려, 백제, 신라 삼국과 함께 500년 이상 존속했다. 그러나 시간적 공간적으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가야는 그에 걸맞은 인정을 받지 못하고, 교육과 연구에서 소외되어왔다. 가야사를 조명하고, 끊임없이 제기되는 임나일본부설을 파헤치는 학술적 발표가 있었다.

사단법인 국학원이 지난 28일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 ‘가야문화 복원을 통한 식민사관 극복’을 주제로 제36회 학술회의를 개최했다. 국학원은 한국 상고사 및 고대사와 홍익정신문화 복원을 위해 매년 학술회의를 개최해왔다.

▲ 국학원 제36회 정기학술회의에 참석한 국회 교문위원회 유성엽 위원장은 "식민사관의 대표적 사례가 가야임나일본부설이다. 식민사관을 극복하고 역사를 바로 세워 정신적으로 강한 나라가 되도록 하자"고 축사를 했다.

이날 국회교문위원장인 유성엽 국회의원은 축사에서 “대표적인 식민사관의 사례인 가야임나일본부설을 주제로 한 것은 매우 적절하다.”고 격려하며 “역사를 바로 세워 대한민국을 힘으로 강한 나라뿐 아니라 정신적으로 강한 나라가 되도록 해야 한다.”라고 식민사관 극복의 노력을 촉구했다.

권은미 국학원장은 “국학원은 가야 역사의 바른 연구를 통해서 고대 일본과의 관계를 밝히고 일본과의 역사논쟁의 실마리를 풀어나갈 것이며 나아가 동북아 화해와 평화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학술회의 개최의 취지를 밝혔다.


이날 학술발표는 이덕일 한가람역사문화연구소장의 ‘<삼국사기> 불신론과 ‘임나=가야설’ 비판‘, 고대사 연구가 황순종 씨의 ‘가야사와 임나일본부설-식민사학이 지배하는 한국고대사’, 그리고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대학교 정경희 교수(전 서울대규장각책임연구원)의 ‘3세기말 4세기 초 ‘금관가야-야마토’-부여왕조의 성립과 신도의 성격변화‘ 등 총 3부로 이어졌다.

▲ 제36회 국학원 정기학술회의 주제발표에 나선 이덕일 한가람역사문화연구소장.

이덕일 소장은 먼저 임나일본부설의 근거가 되는 <일본서기>에 관한 기존 일본 학계의 흐름을 밝혔다. “일본은 서기 3세기 경 국가적 기틀을 마련한 역사를 서기 전 660년까지 1,000년 가까이 끌어올리면서 <일본서기>의 연대가 맞지 않을 정도로 조작과 변개가 심했다. 일본이 제국주의 대열에 참여한 메이지 유신 이전까지, 일본의 대다수 학자들은 <일본서기>에 수록된 연대의 진위를 <삼국사기> <삼국유사> <동국통감>을 근거로 판정해왔다. 정한론(征韓論) 등장 전까지 한국은 물론 일본의 어느 학자도 <삼국사기>를 위서라고 주장하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다 19세기 말 나카 미치요(1851~1908)가 역으로 임나일본부설의 전제를 깨는 <삼국사기> 초기기록에 대한 불신론을 제기하며 ‘가야=임나’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나카 미치요는 기존 역사기록의 조작을 주장하는 아무런 근거를 제시하지 않았다.

이 소장은 “<삼국사기>불신론과 임나일본부설이 궤적을 같이 하고 있다”며 “삼국사기 불신론을 체계화 한 쓰다 소키치, 조선총독부의 이마니시 류, 스에마쓰 야스카즈의 논리상 오류를 조목조목 지적했다. 반면, 임나를 한반도 남부가 아닌 일본열도 내 한반도 이주민 분국설을 주장하는 단국대 윤내현 교수, 북한의 김석형 교수 등의 학설의 근거에 관해서도 조명했다.

결론에서 이덕일 소장은 “<삼국사기> 불신론과 임나=가야설은 비단 조선총독부의 한국 강점 논리라는 정치적 함의를 제외하고라도 관련 사료를 역사학적 방법론으로 검토하면 금방 거짓이 드러난다. 최소한의 상식이 통하는 서구학계 같았으면 이미 폐기처분 되었을 논리”라며 “일본 극우파의 정치적 필요성 때문에 명맥을 유지하는 <삼국사기>불신론과 ‘임나=가야설’을 1990년대 전후부터 일본 문부성 장학금과 일본 극우파 장학금 등을 받고 일본에 유학하고 돌아온 한국 학자들이 퍼트리며 국책역사기관에 포진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 지난 28일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제36회 국학원 정기학술회의는 '가야문화 복원을 통한 식민사관의 극복'을 주제로 열렸다.

[이어서 국학원 학술회의 “가야임나설은 허구”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