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부터 국학원에서 코리안스피릿 명상여행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명상을 하고 우리 민족의 역사와 정신적 중심 가치를 체험하는 프로그램이다. 이 과정은  ‘작은 나에서 큰 나로 여행’이라는 민족혼으로 시작한다. 

우리 역사와 홍익인간  등 고유 사상과 문화를 중심으로 하는 이 교육을 받은 사람들은 대부분 눈물을 흘릴 만큼 큰 감동을 받는다. 기자 또한 8월 19일 2시간 교육에 가슴이 뜨거웠다. 민족혼 교육에 열정을 다하는 강사는 이병택 국학원 교육 이사이다. 

▲ 이병택 국학원 교육 이사는 2004년부터 '작은 나에서 큰 나로 여행’이라는 민족혼 교육을 하여 지금까지 2,500회 가량 교육을 했다. <사진=강나리 기자>

 이병택 교육 이사는 9월 들어 거의 매일 오는 코리안스피릿 명상여행단을 맞아 하루 두 번 교육할 만큼 바쁘다. 지난 9일에도 오전 오후 두 차례 민족혼 교육을 했다. 그러한 열정이 어디서 나오는지 이병택 교육 이사를 만나 비결을 들었다. 오전 교육이 끝난 후 이 교육 이사는 점심도 미루고 교육 자료를 살펴보고 있었다. 그는 교육안을 보고 가슴 뜨거워야 한다는 말을 가슴에 품고 있다.

-오늘도 2시간 교육을 두 차례나 하시는군요.

요즘 코리안스피릿 명상여행단이 전국에서 찾아와 오전, 오후 두 차례 민족혼 교육을 합니다. 어렵게 오신 분들이 조금이라도 더 느끼도록 반응을 보고 교육 내용에 반영하고 있습니다.

-이번 코리안스피릿 명상여행에서 하는 민족혼 교육은 어떤 것을 강조합니까?

글로벌 시대에 우리가 가져야 할 게 지구시민의식, 지구촌 의식입니다. 국학의 핵심 정신인 홍익이 바로 지구시민의식이지요. 이 홍익을 일반화하고 세계화하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습니다. 홍익정신을 이야기를 하다 보면 단군 할아버지 이야기를 하게 되는데 단군 역사를 신화로 알고 있는 분들이 아직도 있어요. 고등학교 역사 교과서에 단군이 고조선을 건국했다고 바로 잡았는데도 그렇습니다. 이런 부분도 짚어주어야 합니다.

국학원이 단군상을 왜 세웠는지, 이승헌 총장님이 왜 지구시민운동을 하는지 등 감성적으로 녹여 이성적으로 받아들이도록 합니다.

-코리안스피릿 명상여행에 민족혼 교육을 하는 데 어떤 어려움이 있습니까?

국학원에서 하는 민족혼 교육은 1박 2일 해요. 시간으로 따지면 꼬박 12시간이 됩니다. 외부에서 할 때는 1일로 줄이기도 합니다. 이번에는 1박 2일짜리를 2시간으로 압축해서 하려니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교육하다 보면 압축하는 게 제일 힘듭니다. 처음 듣는 사람도 따라가다 보면 이해하도록 그동안 노하우를 살려서 만들었습니다. 고심하고 걱정 많이 했는데 뜻밖에도 반응이 좋았습니다. 지금도 할 때마다 계속 다듬으면서 하고 있지요.

-강의 기법은 따로 배운 적이 있습니까?

배우지 않았습니다. 나쁜 피드백이 나오지 않도록 항상 고민하다 보니 기법을 터득한 것 같습니다. 몇 년 전 서울대 공과대학에서 3시간 국학 강의를 한 적이 있는데 교수 두 분이 나중에 이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제가 교육할 때 교수 기법을 기가 막히게 쓰고 있다고. 지루하지 않게, 졸리지 않게 하더라고요.

-민족혼 교육은 언제부터 하셨나요?

2004년 2월 국학원 건물이 완공되면서 민족혼 교육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횟수로는 500회가 넘었습니다. 550회 정도 됐습니다. 공무원, 군인, 경찰, 기업체 등 외부 강연도 많이 나가고 있죠. 외부 강연에서도 국학을 기본으로 하지요. 공직 가치, 국가관, 애국심 고취, 때로는 안보 교육, 리더십 등 주제가 다양한데 민족혼, 우리 역사와 문화를 기본으로 합니다.

▲ 코리안스피릿 명상여행에서 이병택 국학원 교육 이사가 민족혼 교육을 하고 있다. <사진=강나리 기자>

-이런 교육을 하시는 분은 전공이 무엇일까 궁금해집니다

해군사관학교를 졸업하고 해군에서 근무하다가 2003년에 전역하고 국학원에 바로 왔지요. 해군사관학교에서 오퍼레이션 리서치(Operation Research)를 전공했는데, 요즘은 ‘경영과학’이라고 하더군요.

- 국학원은 어떻게 알게 되었는지요?

1998년 진해에서 단월드 수련을 하면서 알게 되었습니다. 당시 국학원이 없었죠. 국학원이 들어선 천안에 수련장이 있었는데, 이 수련에 자주 참석하면서 인연을 맺게 되었습니다.

-우리 고유 문화, 역사인 국학은 그때부터 공부한 건가요?

단월드 수련하기 전에 관련 책을 접하고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혼자서 나름대로 오랫동안 공부하는 중에 천부경(天符經)을 알게 됐고, 한국인이 천부경을 모르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본격적으로 수련을 해야겠다고 마음먹었는데, 우연히 단월드 진해센터에 가보니 꿈에 봤던 곳이어서 놀랐습니다. 센터 모습을 꿈에서 봤어요. 센터 입구 유리창에 천부경이 새겨져 있는 것을 보고, 내가 찾는 곳이 이곳이구나 싶더군요. 그때 원장님이 《단학》 《단학인》 《신성을 밝히는 길》 세 권을 주며 읽어보라고 하여 이틀만에 독파했지요. 세 권을. 읽고 나니 이 책 세 권으로 충분하겠더군요. 그때부터는 수련을 열심히 했습니다. 공원 수련을 지도하고 단학강사교육에 역사 교육을 하기도 했습니다.

-센터에서부터 시작했군요? 경남에서 역사 강좌를 열었다고 들었습니다

당시 ‘우리 역사, 우리 얼 찾기 교실’을 만들어 경남지역 국학지도자, 국학강사들과 함께 매주 한 번씩 추운 겨울에도 모여서 공부하면서 토론하고 시범강의도 했습니다. 이렇게 시민활동을 시작한 것은 경남이 처음이고 그 뒤에 서울에서 ‘우리역사바로알기’가 시작되었습니다. 이렇게 활동하다가 전역하고 국학원에 와서 2004년 국학원이 완공된 후 민족혼 교육 프로그램을 계획하여 본격적으로 강의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이 민족혼 교육이 인기가 있어 500명이 함께 받기도 했습니다.

-이때부터 전국을 무대로 강연을 하게 됐습니까?

2004년인가 2005년에 강원도 국학지도자의 초청해 여성문화회관에서 일반인 대상으로 강연을 했는데 이게 입소문이 나서 강연 요청이 쇄도했습니다. 이때부터 4~5년간 거의 360회 이상 강연을 했습니다. 거의 매일 하다시피 했지요. 지금까지 한 강연이 2,500회가 넘습니다.

- 민족혼 교육이 초창기와는 많이 달라졌다고 합니다. 매년 해도 똑같은 교육이 아니지요?

그렇습니다. 초창기에는 하고 싶은 이야기를 많이 했습니다. 그러면서 교육 소감문을 보고 문제제기한 부분을 보며 어떻게 하면 불만이 나오지 않을까 고민했습니다. 

▲ 이병택 국학원 교육 이사는 심장이 식을 때까지 민족혼 교육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사진=강나리 기자>

소감문이 몇 백 장 되어도 밤새 다 읽었습니다. 조금씩 끊임없이 교육내용을 수정합니다. 그리고 교육 대상자들이 듣고 싶은 내용을 다루면서 하고 싶은 이야기를 전달하는 방식으로 바뀌었지요. 민족혼을 두세 번 받는 분들이 있는데, 나중에 받고는 민족혼 교육이 완전히 바뀌었다고 이야기해요. 이렇게 피드백이 안 나오도록 다듬고 다듬다 보니 만족도가 높아진 것 같습니다.

한 번 교육하게 되면 교육담당자들이 계속 소문내거나 소개해서 공무원교육원이라든지 군부대 등 교육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영업이나 홍보를 해본 적이 없습니다.

-민족혼 교육을 처음 받고 감동하는 사람들을 보면 어떤 느낌이 드는 지요?

대중 앞에 설 때는 적군 속으로 혼자 떠 밀려 들어가는 느낌, 검투사가 검투장에 들어가는 듯한 두려움이 지금도 있어요. 교육을 하게 되면 저 혼자 하는 게 아니고 하늘이 도와준다 이런 생각을 하며 자신감을 갖고 합니다. 당당하게 하면 생각지도 못한 이야기를 하게 되고 그러면 감동을 하게 되더라고요. 상대방을 배려하면서 전달하는 기술이 필요하지요.

-강의안을 마련할 때는 어떻게 하는지요? 자료가 아주 방대하던 데요.

기본은 이승헌 총장님의 저서 《한국인에게 고함》을 많이 참조합니다. 일반인이 쉽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강의안의 줄거리를 스토리텔링하고 그에 맞는 사진, 동영상 자료를 인터넷 검색해서 만듭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하나의 스토리로 연결된다는 이야기를 자주 듣습니다.

-지금까지 기억에 남는 강의가 있습니까?

시기는 기억나지 않습니다만, 사관학교에 가서 1,500명이 참석한 가운데 국학강의를 한 것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사관학교가 집중도가 높더라고요. 대한민국의 장교가 될 3,000개 눈이 저에게 집중하는데 사명감과 책임감을 느꼈습니다.

-이렇게 준비하고 강의하면 힘들 텐데, 체력관리는 어떻게 합니까?

사관학교 때부터 단련되어서 그런지 특별히 관리하지 않습니다. 기본적으로 한 시간마다 1분씩 운동을 하는 ‘1분 운동’을 날마다 합니다. 강의 중에는 결코 의자에 않지 않습니다. 내가 전달하는 것이 지식이나 정보가 아니라 열정, 신념이라고 생각합니다. 강의할 때는 내 가슴이 뜨거운 지 봅니다. 내가 만든 강의안에 내가 감동해서 눈물을 흘리면 전달이 잘 되더라고요. 심장이 식지 않도록 하는 것이 체력관리가 되는 것 같습니다.

-앞으로 계획을 들려주시지요.

민족혼 교육을 계속 해야지요. 심장이 식을 때까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