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서 6개 읍면 마을회관, 경로당 12개 클럽에서 국학기공을 지도하고 매년 인제군국학기공대회를 개최하는 박미숙(48) 국학기공강사. 10년 만에 그가 혼자서 이룬 성과다.

지난 12일 찾아간 강원도 인제군 인제읍 인제군국학기공협회 사무실에는 국학기공대회 때 선수들이 입었던 국학기공 생활한복이 여러 봉지에 담겨 있다. 그 옆 옷걸이에는 수백 벌의 기공 옷이 걸려 있다.

▲ 박미숙 국학기공강사는 강원도 인제군 6개 읍면 12개 클럽에서 매주 국학기공을 지도한다. <사진=김영철 청년 인턴기자>

“제가 관리하는 공연복이 350벌이에요. 회원들이 구입한 것도 있고, 군의 지원을 받은 것도 있고. 세탁하여 관리하고 있다가 회원들에게 무상으로 대여해주지요. 올해 8개 팀 202명의 선수들이 이 옷을 입고 대회를 했어요. 저 옷들은 얼마 전 기공대회 때 입었던 것인데, 세탁소에 맡기려고 해요.”

 

수많은 옷에 놀라 묻자 박미숙 강사가 웃으면서 이렇게 설명했다. 책상에는 부채 등 기념품도 많았다. 양쪽 벽에는 대회에 참가한 동아리 회원들의 단체 사진이 가득했다.

▲ 인제군국학기공협회 사무장인 박미숙 국학기공강사는 2015년부터 매년 협회장기 인제군국학기공대회를 개최해오고 있다. <사진=김영철 청년인턴기자>

 

“대회 기념품이에요. 여름이니까 동호인들 사진 넣어서 부채를 만들었어요. 대회나 행사 때도 쓰고 사무실을 방문하시는 외부 분들께도 전달해 드리지요. 홍보도 많이 되는 것 같아 일거양득인 것 같아요. 저 사진은 올해 대회 사진으로 바꾸어야 하는데 아직 못했네요.”

 

춘천에 살던 박미숙 씨가 인제에 와서 국학기공지도를 시작한 것은 2007년 2월.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의뢰한 건강지도 강사 요청에 응한 것이 올해로 11년째를 접어들었다.  그는 2006년 12월 단월드에서 수련을 시작하며 국학강사가 됐다.

▲ 6월24일 협회장기 인제군국학기공대회에 참가한 강원도 인제군 서화면 국학기공팀. <사진=인제군국학기공협회>

 

“2007년 처음 지도를 시작했을 때는 복지관이나 경로당을 돌며 지도하는 강사가 저 혼자였어요. 마을회관, 경로당에 가서 지도를 하는데, 오시는 분들이 아무것도 몰랐어요. 평생 농사일만 아시는 분들이라. 그래서 박수치는 것부터 가르쳤죠. 지금은 아주 잘하지요. 제가 10년 전에 처음 지도를 했던 상남면은 지금도 회원님을 관리자 재능기부로 주 1회  나가고 있습니다. 상남면은 사무실에서 50여분 걸리는 작은 마을입니다.”

▲ 6월24일 협회장기 인제군국학기공대회에 참가한 강원도 인제군 남면 청장년 국학기공팀. 아이들이 부모와 함께 국학기공을 한다. <사진=인제군국학기공협회>

 

작은 마을은 회원이 10여명인 경우도 있지만 큰 곳은 수십 명이 모인다. 

"남면은 청장년 팀으로 현재 40명이 넘어요. 거기다 부모 따라 아이들도 와서 기공을 함께합니다. 회원들에 향한 무한한 사랑과 정성이 제일 중요한 것 같습니다."

이렇게 시작한 국학기공지도가 지역민들 사이에 건강에 효과가 있다는 소문이 나면서 그를 찾는 곳이 늘어 이제는 6개 읍면을 돌아다니며 지도를 하게 되었다. 3~5년 꾸준히 하다 보니 몸이 좋아지고 회원들도 그것을 알게 되었다. 농촌지역이라 낮에는 농사일에 바빠 회원들이 모이기 쉽게 밤에 국학기공을 지도한다. 그가 지도하는 회원들은 청장년층도 있지만 대부분 고령자이다.

▲ 6월24일 협회장기 인제군국학기공대회에 참가한 강원도 인제군 상남면 국학기공팀. <사진=인제군국학기공협회>

 

“건강이 많이 좋아졌어요. 최연소 8세부터 최고 94세까지 있는데, 이 분들이 다 대회에 나오셔요. 곧 있을 강원도협회장기 대회에도 출전하려고 하신답니다. ”

 

노인지회에서 운영하는 프로그램, 주민자치프로그램, 체육회 프로그램,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지도프로그램의 단골강사이다. 프로그램이 종료된 후에도 박미숙 강사는 계속 지도한다.

“열두 개 클럽 가운데 일주일에 한 번 지도를 하는 곳, 두 번 가는 곳도 있어요. 한 번 가는 곳은 자체적으로 모여서 한 번씩 더 하고 있고요. 12개 클럽에 모두 리더가 있어서 제가 못 갈 땐 자발적으로 운동을 하신답니다. ”

▲ 6월24일 협회장기 인제군국학기공대회에 참가한 강원도 인제군 남면 국학기공팀. <사진=인제군국학기공협회>

 

마을회관이나 경로당 국학기공클럽은 자체적으로 회장, 총무를 두고 회비를 모아 운영하는 조직으로 바뀌었다. 동아리활동과 공연도 많이 한다. 박미숙 강사는 이 회원들을 모아 인제군이나 강원도가 개최하는 행사에서 국학기공공연을 한다.

▲ 6월 24일 협회장기 인제군국학기공대회에 참가한 강원도 인제군 기린면 국학기공팀. <사진=인제군국학기공협회>

 

“인제군에서 10월 개최하는 합강문화제 축제에서 국학기공 공연을 합니다. 2015년에는 100명을 모아 강원도민생활체육대회에서 식전행사로 공연을 했어요. 또 5~6월에는 읍면 체육대회가 있어 해당되는 읍면 동호인들이 공연합니다. 올해도 4개 읍면에서 했네요. 이렇게 하여 국학기공을 거의 다 알게 되었어요. 공연을 하면 회원이 많이 늘지요. 그제 월요일에 서화면에 갔더니 신입회원이 3명 왔더군요.”

▲ 국학기공대회에 참가한 클럽 선수들을 촬영한 사진으로 인제군국학기공협회 사무실 벽면을 장식했다. <사진=김영철 청년인턴기자>

 

춘천에서 인제로 오가던 박미숙 강사는 국민생활체육인제군국학기공협회 사무실을 내면서 인제에 거의 상주하고 있다. 사무실 임차료가 부담이 되지만 회원관리와 공연복 관리, 그리고 비품관리에 공간이 필요했다.

▲ 6월24일 협회장기 인제군국학기공대회에 참가한 강원도 인제군 북면 국학기공팀. <사진=인제군국학기공협회>

인제군국학기공협회 사무장인 그는 2015년부터 매년 협회장기  인제군국학기공대회를 개최해왔다. 올해 3회 대회는 지난 6월24일 열었다. 이 대회에는 6개 읍면에서 참가해 성황을 이뤘다. 지역사회에 주요 기관장, 의원, 체육단체장 등 인사들이 대거 참여했다. 인제군에서 일부 지원하고 선수들로부터 참가비를 받아 대회를 치를 수 있었다.

▲ 6월24일 협회장기 인제군국학기공대회에 참가한 강원도 인제군 인제읍 국학기공팀. <사진=인제군국학기공협회>

 

“대회를 100명에서 시작했는데, 올해는 선수만 200명이 넘었어요. 대회를 하면 모두 좋아해요. 경쟁이 아니라 함께 즐기는 거지요. 클럽 회장님들이 감동해서 많은 격려와 찬사를 아끼지 않으셨습니다.”

 

이렇게 활동하는 덕분에 국학기공이 좋은 평가를 받는다. 인제군 27개 종목 가운데 상위 5개 종목에 속한다.

▲ 6월24일 협회장기 인제군국학기공대회에 참가한 강원도 인제군 상남면 국학기공팀. <사진=인제군국학기공협회>

"회원들이 보약까지 지어주며 저를 챙겨줍니다. 이제 가족과 같아요." 

 

박미숙 강사는 열심히 지도하여 국학기공대회를 키우는 것 외에도 후배 국학강사를 양성하여 함께하기를 바란다. 인제군민 모두가 건강하고 행복해지는 세상. 박미숙 국학기공강사가 이루고자 하는 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