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29일 오후 4시50분 인천국제공항을 이륙한 뉴질랜드 행 비행기 안에서부터 아들은 바빴다. 좌석에 앉은 어머니 모습을 휴대폰으로 찍기도 하고, 어머니와 함께 셀카를 하기도 했다. 어머니가 편히 잠을 잘 수 있도록 좌석을 조절하고, 피곤해하지 않도록 가볍게 마사지를 하기도 했다.

30일 뉴질랜드 오클랜드에 도착하여 본격적으로 시작한 뉴질랜드 명상 여행 동안에도 아들은 어머니의 일거수일투족을 챙겼다. 경치가 좋은 곳은 어머니가 꼭 보도록 알려주고 사진을 찍었다. 6일 오전 얼스 빌리지에서도 아름다운 숲을 배경으로 어머니와 함께 여러 장의 사진을 셀카로 찍었다. 아들과 함께 명상여행을 오다니 참 복이 많은 어머니이다 싶었다. 아들과 함께 여행 온 어머니를 보며 나 또한 고향에 계신 부모님 생각이 자주 났다. 건강하시면 뉴질랜드에도 오실 텐데.

▲ 뉴질랜드 명상여행을 함께한 어머니 이경분 씨와 아들 김덕호 씨가 얼스빌리지에서 명상을 한 후 기념 촬영을 했다.

 

 여행을 하고자 할 때 가장 먼저 고려하는 것은 무엇일까? 아마 어디로 갈 것인지, 가고자 하는 목적지일 것이다. 목적지를 정하면 누구와 갈 것인지 고려하게 된다. 혼자서 하는 여행이 아니라면 말이다. 내게 목적지가 중요한가, 동행이 중요한가라고 묻는다면? 그때그때 다르다. 때로는 동행하려는 사람의 뜻에 따라 목적지를 바꾸기도 하니까.

 

가장 의미 있는 여행은 내가 경험한 바로는 가족과 함께한 여행이다. 집을 떠나서 낯선 곳에서 가족과 함께 머무를 때, 내가 의지할 수 있고 힘이 되어주는 존재가 가족이라는 것은 절실하게 느낀다. 그래서 더욱 소중하게 생각된다. 여행을 통해 가족의 유대가 더욱 굳건해진다.

이 명상여행을 함께 온 어머니와 아들은 더욱 정이 깊어졌으리라. 영혼의 동반자가 되지 않았을까, 생각하고 6월3일 하루루리조트에서 인터뷰를 했다. 어머니를 모시고 온 아들은 김덕호 단월드 명일센터 부원장이다.
 

“좋은 곳에 가면, 어머니 생각이 났습니다. 함께 하지 못한 것이 죄송했습니다. 명상여행을 같이 가면 좋을 것 같아 어머니께 권했습니다. ”

김덕호 씨가  어머니에게 뉴질랜드 여행을 권하자, 진주에 살고 있는 어머니 이경분 씨(62)는 아들에게 혼자 가라고 했다.

“여행은 가면 좋지만, 아들에게는 못 간다고 했어요. 하는 일도 있고…….” 가겠다고 쉽게 말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어머니는 완강했다. 가기 어렵다고 계속 고집했다. 간병사로 일하는 어머니는 경제적으로 쪼들리다 보니 뉴질랜드 여행을 가겠다고 선뜻 나설 수 없었다. 김덕호 씨가 막내이지만, 어머니는 김덕호 씨보다 딸과 더 가깝게 지내는 터였다.

하지만 김덕호 씨는 어머니를 계속 설득하여 마침내 승낙을 얻어 올 5월에 뉴질랜드 여행을 신청했다.

▲ 뉴질랜드 명상여행 동안 김덕호 씨(뒷줄 왼쪽에서 세 번째)는 어머니(앞줄 왼쪽에서 세 번째)를 세세하게 챙겼다.

 

 어머니는 외국 여행이 이번이 처음이었다. 여행이라면 제주도 한 번 가본 것이 전부였다. 그런 어머니를 위해 김덕호 씨는 세심하게 챙겼다. 어머니 이경분 씨는 여행이 힘든 것이 없고, 기내식으로 아침에 죽이 나온 것이 불만이라고 했다. 어머니는 명상여행하면서 에너지를 많이 느꼈다고 했다.

"이렇게 여행을 하며 명상하는 것은 처음입니다. 나무에서 전류를 받는 느낌이 들었어요. 머리가 텅 빈 느낌이 들어 좋아요."

 

어머니는 여행하는 동안 내내 즐거워하였다. 함께하는 어머니와 아들의 모습이 좋아 평상시에는 어떻게 지내는지 물었다. 아들하고 대화를 많이 하는 편은 아니라고 한다.
 

“아들이 집에 자주 오지 못하는 대신 전화를 자주 합니다.”

 

 명상여행을 하면서 어머니와 아들은 그동안 하지 못한 많은 이야기하였다. 서로 이해한 모자간에 정이 더욱 깊어졌다.

 

어머니와 함께 명상여행을 한 김덕호 씨. 그에게 명상여행에서 가장 인상에 남은 것은 무엇일까.

 “어머니와 같이 오니 미안함이 사라졌습니다. 어머니가 즐겁고 행복해하시니 같이 오기를 잘했습니다. 행복합니다. 내가 좋은 것은 물론이고 기쁘고 감사합니다. 이제는 지금 하는 일에 더욱 집중할 수 있겠습니다.”
 

그는 “이승헌 글로벌사이버대학교 총장님이 말씀하신 지구경영 이야기, 지구시민운동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국내에서는 실감이 나지 않았습니다. 이곳에서 행동으로 실천하는 것을 피부로 느끼면서 정신 차리고 집중해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라고 덧붙였다.

 

어머니 이경분 씨는 아들을 바라보며 "진주에 돌아가면 수련을 열심히 하겠다"고 했다. 여행 기간 동안 아들을 이해한 어머니는 아들이 바라는 대로 하기로 한 것이다.

김덕호 씨는 어머니만 건강하면 다음에도 여행을 함께 하겠다고 덧붙였다. 어머니도 좋다고 했다.  아마 여행지에서 다정한 어머니와 아들을 보게 되면 김덕호 씨와 어머니가 생각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