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의 발전과 의학기술의 전진화에 따른 고령 인구 증가로 최근 우리나라 65세 이상 노인 10명 가운데 1명은 치매에 걸리거나 예전에는 알 수 없었던 난치성 퇴행성 뇌질환을 겪는 환자의 수가 증가하며, 전 세계적으로 퇴행성 뇌질환에 대한 이해와 치료를 위해 많은 연구가 진행되어 왔다. 그러나 치료제 개발은 미흡한 상황이다. 

특히, 퇴행성 뇌질환임을 발견하고 병원을 찾는 환자들은 이미 뇌신경 세포의 손상이 진행된 경우가 많아 시중에 있는 치료제로는 효과적인 회복을 기대하기 어렵다. 따라서 퇴행성 뇌질환이 초기에 어떻게 진행되는지를 이해해야 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지난 17일 DGIST는 뇌·인지과학전공 이성배 교수 연구팀과 뉴바이올로지전공 황대희 교수(IBS 식물노화·수명연구단 부연구단장) 연구팀이 뇌신경세포에서 세포소기관 가운데 하나인 골지체 중 수상돌기 특이적 골지체가 퇴행성 뇌질환에 미치는 초기 신경병리 기전을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고 밝혔다.

▲ DGIST 뇌·인지과학전공 이성배 교수(오른쪽)와 뉴바이올로지전공 황대희 교수(왼쪽)<사진=DGIST>

연구팀은 대표적 퇴행성 뇌질환 중 하나인 폴리글루타민 뇌질환의 초기 신경병리 기전을 규명하고 이를 회복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했다. 이를 활용하면 독성 단백질에 의해 공동적으로 발병되는 것으로 알려진 치매, 파킨슨병, 루게릭 병, 헌팅턴 무도병, 척수소뇌변성증 등 다양한 퇴행성 뇌질환들의 초기 신경병증 치료제 개발을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팀은 "수상돌기 특이적 골지체는 퇴행성 뇌질환 모델에서 뇌신경세포의 세포막을 공급하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데, 이들이 변형되거나 이상이 생겨 뇌신경세포의 형태적 변형을 유발해 퇴행성 뇌질환을 발생시킨다"라고 전했다.

이처럼 연구팀은 형태적으로 변형된 뇌신경세포에서 병리 현상의 핵심인자로 새롭게 밝혀낸 CrebA 유전자의 과(過) 발현을 유도함으로써 병든 뇌신경세포의 초기 신경병증을 다시 회복시킬 수 있음을 증명했다. 또한, CrebA와 상위인자인 CBP 등 독성 단백질에 의한 초기 신경병증에 관련된 전사인자들을 규명함으로써 이들이 퇴행성 뇌질환 치료제 개발을 위한 새로운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시했다.

▲ 정상인과 퇴행성 뇌질환을 앓는 사람의 뇌신경세포를 비교한 모습. DGIST 이성배, 황대희 교수 연구팀은 수상돌기 특이적 골지체가 뇌신경세포의 형태적 변형을 유발해 초기 단계의 퇴행성 뇌질환을 유발하는 기전을 규명했다 <사진=DGIST>

DGIST 뇌·인지과학전공 이성배 교수는 "뇌신경세포의 수상돌기 특이적 골지체가 퇴행성 뇌질환의 초기 신경병증에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한다는 사실을 밝힌 것이 이번 연구의 핵심"이라며 "질병의 초기 단계를 회복함으로써 퇴행성 뇌질환을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치료제의 개발을 앞당길 수 있을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생명과학 분야 세계적 학술지 셀의 자매지인 '셀 리포츠(Cell Reports)' 11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되었으며, DGIST 뇌·인지과학전동 정창근, 권민지 석·박사통합과정 학생, 삼성서울병원 가정의학과 전근혜 정공의, IBS 식물노화·수명연구단 현도영 박사과정 학생이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