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의 저자는 장과 뇌를 모두 전공한 연구자이자 의사로서 장과 뇌의 관계를 새로운 시각으로 보고 있다. 과학적인 지식의 연장선상에서 저자가 환자를 진단하고 진료하면서 보고 겪은 실제적인 예를 제시하여 독자들의 흥미를 유발한다.

작년에 메이어 박사를 처음 한국에서 만났을 때, 그는 특히 한국의 음식에 관심이 많았다. 한정식집에서 다양한 종류의 나물과 김치를 비롯한 여러 가지 반찬이 나오자 ‘원더풀’을 연발하던 기억이 생생하다. 집에서 자주 먹는 음식들인데, 메이어 박사가 감탄하여 새삼 우리 음식에 자부심이 느껴졌다. 대부분이 전통적인 된장, 고추장을 이용한 나물과 채식 위주인 것을 보더니, 그는 “이래서 한국인들이 비만이 적고 건강한 것 같다”고 말했다.

▲ <더 커넥션> 표지. <사진=브레인월드>

 그는 또한 장(腸)을 움직이고 운동하는 방법에도 큰 관심을 보였다. 단 한 번도 일부러 장을 움직이거나 배꼽을 눌러본 적이 없다는 그는 장운동과 배꼽 주변을 힐링하는 체험을 하였다. 장에 집중하여 운동하는 것이 마치 명상을 하는 것처럼 마음을 차분하게 한다고 말했다.

 그가 이렇게 한국의 음식과 장에 관심이 많은 이유는, 인간의 뇌와 장 그리고 장내 미생물군이 생물학적 언어를 공유하며 서로 의사소통하는 것을 늘 생각하고 이야기하기 때문이다. 장은 뇌가 보내는 신호, 예를 들어 얼마나 스트레스를 받았는지, 행복한지, 불안한지를 인식하고 또한 이 신호를 전달받은 장내 미생물군이 다시 뇌의 신호를 생성하고 조절한다며, 이것이 우리의 감정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말한다. 마치 장 속에 작은 뇌가 존재하는 것처럼 말이다.

 또한, 우리가 먹는 모든 음식이 정보이며 뇌와 장의 소통을 돕는 장내 미생물들의 언어에 따라 사회적 행동까지도 바꿀 수 있는 위력이 나온다고 말한다. 따라서 음식이 뇌와 장 그리고 장내 미생물군에 미치는 영향은 생각보다 그 파급효과가 크다고 그는 주장한다.

▲ <더 커넥션> <사진=브레인월드>

현대인의 식습관이 동물성 지방 위주로 바뀌면서 면역체계에 문제가 생길 수 있고 다양한 식품첨가물에 중독될 수 있음을 경고하면서 유기농과 발효 식단으로 건강한 장내 미생물을 갖고 장의 속삭임에 귀를 기울이라고 한다.

이 책을 통하여 우리는 장과 뇌의 관계를 더욱 유기적으로 보게 되고 나아가 우리 몸의 각 장기가 독립적인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또한 우리 몸과 음식의 관계가 생각보다 중요한 것임을 알게 되고, 우리 몸으로 들어가는 음식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그 재료가 어떻게 길러지는지에도 관심을 두게 된다. 이 책을 통하여 우리 몸에서 나아가 사회, 환경 이슈까지 폭넓은 관심을 가지게 된다는 점에서 매우 유익한 책이라 하겠다.

글. 연주헌 국제뇌교육대학원대학교 생명과학융합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