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소장 이주헌)가 부여군, 국립부여박물관과 공동으로 오는 18일부터 10월 9일까지 국립부여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특별전 '백제 왕흥사, 정유년에 창왕을 다시 만나다'를 개최한다. 이번 특별전은 왕흥사지 창건 1440주년과, 왕흥사가 건립되는 정유년을 맞아 이를 기념하고 백제 왕실의 사찰인 왕흥사의 위상을 재조명하고자 기획되었다.

▲ 문화재청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의 '백제 왕흥사, 정유년에 창왕을 다시 만나자'특별전 포스터 <자료제공=문화재청>

이번 전시는 총 4부로 구성되어 있으며, 왕흥사지 사리기(사리를 담는 그릇)를 포함해 9,800여 점의 유물이 전시된다. 또한, 발굴 당시의 숨겨진 이야기와 유물 복원작업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가 마련되어 있다.

구체적인 프로그램으로 1부 '위덕왕, 왕흥사를 세우다'에서는 왕흥사 소개와 특수 기와, 명문 기와를 살펴보고 왕흥사지 가마터 등을 소개한다. 2부 '위덕왕, 사리기에 마음을 새기다'에서는 출토 유물인 사리기와 사리장엄구 등을 통해 인간 위덕왕의 고난과 역경, 업적 등을 살펴본다. 3주 '왕흥사, 고려 시대로 이어지다'에서는 고려시대 왕흥사의 운영 과정을 이해해보는 시간이다. 4부 '왕흥사의 역사를 새롭게 쓰다'는 2,000년 부터 시작된 왕흥사지 발굴조사와 연구 성과를 소개하고 사리기와 치미의 복원 연구 과정을 조명한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 가장 주목되는 유불은 사리기와 대형 치미다. 연구소 관계자는 "2007년에 발굴된 왕흥사지 사리기 일괄(보물 제1767호)은 청동으로 만든 원통보양의 상자(盒)속에 작은 은제 항아리(壺)를 담고, 그 안에 다시 금제 병(甁)을 넣어 삼중으로 사리를 봉안한 유물이다. 가장 바깥에 있던 청동 상자의 단단한 표면에는 29자를 정성스럽게 새겨 창건 연대와 목적 등을 기록하였다. 이를 통해 위덕왕(창왕, 재위 554~598년)이 죽은 아들을 위해 557냔에 왕흥사를 건립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으며, 「삼국사기」에서는 왕이 배를 타고 백마강을 건너 왕흥사를 방문하여 향을 피웠다는 기록도 찾을 수 있어 더 흥미롭다"고 설명했다.

치미는 지붕의 용마루 끝에 설치하는 장식용 기와로 높은 대형 건물에 주로 설치되었으며, 건물의 위엄을 높이고 귀신을 쫓는 역할을 하는 건축 재료이다. 왕흥사지에서 출토된 치미는 높이 123cm로 현재까지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립부여연구소는 파손된 채 수습된 118개의 조각을 보존 처리하고 3차원 입체영상(3D) 기술을 활용해 완성된 형태로 복원했는데, 이번 전시에서는 치미 복원 관련 영상과 사진 자료 등을 함께 볼 수 있다. 

한편, 문화재청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는 2,000년부터 15차례에 걸쳐 왕흥사터를 발굴하였으며, 이번 특별전을 통해 백제 왕흥사를 폭넓게 이해하는 기회를 마련하고, 앞으로도 백제문화의 우수성이 잘 알려지도록 시민사회, 유관기관들과 함께 협력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