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에 선 지 벌써 20년이 흘렀다. 나는 임용이 보장된 국립사범대를 나왔으나, 시대 상황

▲ 강명옥 동안고 교사

이 변하여 임용고사를 보고 교직으로 나오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 어렵게 교직에 첫발을 내딛으며, 참교사로서 문제가 많은 교육현장을 바꾸고, 아이들을 변화시키겠다, 나라를 바꾸겠다고 결심했다. 10년 동안 참 교사로 살기 위해 많은 일들을 하며 고군분투 했다. 나라와 교육을 바꾸기 위해 큰 목소리를 내는 현장에도 계속 다녔고, 아이들에게 교과지식을 잘 전달하기 위해 교수기법들을 알려주는 수많은 연수에도 참여했다. 나는 학교에서 연수의 여왕이었다.

 

 그럼에도 10년 동안 나라와 학교 현장은 바뀌기는커녕 더욱 열악해졌고, 나에게 남은 것은 가슴이 답답한 가슴앓이 병이었다. 주변의 모든 것이 잘못되어 있어 나를 괴롭히고 힘들게 한다고 여겼다. 그리고 교사로서 열정이 사그라져, 교직을 하루빨리 떠나고 싶었다. 언제 명예퇴직이 가능한 지 손가락으로 헤아리고 있는 교사가 되어 있었다. 10년 동안 나는 그 길에서 행복할 수 없었고 수많은 상처를 안고 병원을 전전긍긍하였다. 유명하다는 한의원과 수많은 병원을 다녀도 내 몸과 마음의 병은 쉽게 치유되지 않았다. 그 과정에서 뇌교육을 만나게 되었다.

 

 그로부터 10년이 지났다. 그동안 세상은 크게 변하지 않았고, 아이들의 상황은 예전에 비해 더욱 심각해지고, 학교현장은 더욱더 열악해졌다. 그럼에도 내 몸과 마음은 10년 전에 비해 더 건강해지고, 나는 행복한 교사가 되었다. 세월을 거꾸로 살 수 없다고 하지만 나는 뇌교육을 만난 후 10년 동안 세월을 되돌린 것처럼, 좀 더 젊게 살고 있다. 그리고 꿈의 방향성이 정리되었다. 나와 민족과 지구를 살리겠다는 큰 꿈을 가슴에 품으니 나의 삶이 건강해지고 행복해지기 시작했다.

 

 교육을 통해 나는 가치관의 큰 변화를 가져왔다. 전에는 모든 것의 문제는 밖에 있다고 보고 밖으로부터의 변화를 시도했다. 문제가 생기면 밖에 있는 대상에게 원망과 분노의 감정을 표출했다. 그러나 문제가 있는 대상을 고칠 수 없었고, 대신 내 몸과 마음이 망가지고 상처투성이가 되었다. 그런데 뇌교육 수련을 통해 모든 것의 출발이 나임을 자각하고, 나를 고치는 것은 내가 주인이므로 그렇게 어려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다른 사람의 몸은 어떻게 할 수 없지만 내 몸은 내 것이라는 자각이 되어 조금씩 고쳐가며 쓸 수 있게 되니 몸이 건강해지기 시작했다. 다른 사람의 생각은 고치기 어렵지만 내 생각은 내 것이니 내가 주인으로서 바로 수정해가면서 사용하니 내 마음이 편해지고 행복해졌다. 뇌교육을 통해 몸과 마음이 편안해지고 긍정적으로 변하게 되었고, 나는 나를 정말로 좋아하게 되었다. 예전에는 수줍어서 누구 앞에 나가서 말도 제대로 못하고, 자신의 감정을 제대로 표현할 줄 모르는 내가 너무 답답하고 그런 내 모습이 너무 싫었다.

 

 그런데 뇌교육을 통해 자연스럽게 자신의 내면을 바라보는 힘이 커지고 자기 안에 있는 순수한 자신을 볼 수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있는 그대로의 나를 좋아하게 되었다. 내 안에서 본질적인 자심감이 회복이 된 것이다. 내가 나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사랑하게 되니 주변에서 하는 나에 관한 판단에 크게 동요되지 않고, 그 상황에 끌려가는 일도 줄어들게 되었다. 내가 나를 충분히 사랑하게 되니 그 사랑이 넘쳐 주변 선생님들과 아이들을 사랑하는 마음도 훨씬 강해졌다. 예전에는 내가 나를 사랑하지 못하고 힘듦에도 그냥 교사니까 아이들을 사랑해야 한다는 당위성으로 억지로 사랑을 표현했다. 그러다보니 아이들이 내 마음을 몰라준다고 서운한 감정이 많이 들었고 그것이 쌓여 또 나를 힘들게 했다. 그런데 내가 나의 존재가치를 깨달으며 나를 사랑하고 넘치는 그 사랑을 주변에 나눠주니, 그 사랑을 받고 아이들이 다시 나에게 표현하지 않는다고 해서 서운함이 올라오지 않았다. 나로부터 출발한 그 사랑의 퍼 나름을 뇌교육에서는 홍익 정신이라고 한다. 나와 내 주변을 널리 이롭게 하고자하는 그 마음이 홍익 정신이다. 뇌교육 수련을 하면서 누가 알려준 것도 아닌데 내 안에서 순수한 사랑이 넘쳐흐르고, 그 사랑을 주변에 전하고자 하는 마음이 올라왔다. 그리고 그 마음이 나에게만 있는 것이 아니라 인간 누구에게나 존재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우리는 누구나 자신 안에 존재하는 이 마음(양심, 인성)을 회복하기만 한다면 이 지구는 정말 행복한 세상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이러한 뇌교육 원리를 내가 만나는 선생님과 아이들에게 알려주고 싶었다.

 

 홍익정신은 우리나라 건국이념으로부터 전해지는 가장 가치 있는 삶의 목표이다. 홍익인간의 교육이념은 자주적인 사람, 창의적인 사람, 더불어 사는 사람, 자신을 성찰하고 스스로 끊임없이 변화, 성장하는 삶을 추구하는 인간상을 표방한다. 딱딱한 교육이념으로 굳어있던 홍익정신을 내 삶속에서 펼쳐 체험을 하고나니 이것처럼 훌륭한 교육이념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나는 홍익정신을 알리는 홍익교사를 선택했고, 당당히 그 길을 걷고 있다. 나는 이 길이 진정한 스승의 길이라고 생각한다.

 

교사의 교사로 불리는 존경받는 교육지도자인 파커 J. 파머는 그의 저서 ‘가르칠 수 있는 용기’에서 “훌륭한 가르침은 교사의 정체성과 성실성으로부터 나온다.”라는 말로 교사의 정체성을 강조했다. 교사는 스승일 때 가장 행복하다. 스승이란 삶의 진정한 목적을 알려주는 사람이다.

나 또한 교직생활 20년 동안 교사로서 가장 행복한 순간들이 언제였는지 체험을 통해 알고 있다. 이것은 나뿐 만 아니라 교단에 있는 모든 분들이 알고 있으리라 믿는다. 이제 다시 우리 교사들이 아이들에게 참 삶의 목적이 인성회복에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스승의 큰 꿈을 품길 바란다.

매주 목요일에는 행복한 학교를 만들기 위해 뇌교육을 직접 지도하시는 일선 선생님들의 생생한 체험이 담긴 '뇌활용 행복교육 이야기' 칼럼이 게재됩니다. [편집자 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