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하는 아이를 칭찬하기는 쉽죠. 그러나 못하는 아이에게서 장점을 찾아 칭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경찰관이면서 올해로 4년째 "사랑의 교실"을 맡은 전북 국학운동시민연합 인성팀장 김지성 경사(38세)는 교육을 마친 아이들의 밝아진 얼굴과 가벼워진 발걸음에서 진한 보람을 느낀다고 한다.
 폭력과 절도, 금품갈취로 입건되어 아픈 기억이 있는 아이들은 교육에서 듣기 싫었던 말, 들으면 힘이 되는 말을 해 보면서 숙연해졌다가 끝내 울음을 터트린다. 그동안 부모님과 선생님, 친구가 자신에게 했던 말 그리고 자신이 그들에게 했던 말을 떠올리며 자신을 되돌아보는 것이다.
 그는 "아이들은 "니가 그러면 그렇지" "너는 그것밖에 안 돼"라는 말을 가장 듣기 싫어하고 자신을 표현하는 것이 서툴러서 도와달라거나 자신을 드러내기 싫어한다"고 했다. 그러나 "주변의 편견 속에서 구제불능으로 여기는 이 아이들도 부모의 마음으로 감싸 안아주면 쉽게 마음을 연다"고 말했다.
 김 경사는 "공부를 다시 시작하겠다" "엄마를 더는 슬프게 하지 않겠다"는 아이들에게 "30분 공부 더하기" "10분 일찍 집에 들어가기" 등 구체적인 비전을 세우게 한다. 이렇게 하면 스스로가 자신의 변화를 명확히 알고 자신감을 느끼게 된다.
 비전을 마음속에 다지기 위해 연단(練鍛)수련을 시킬 때도 서대문 형무소에서 끝내 뜻을 꺽지 않았던 유관순 역사에 대해 말해주면 아이들은 힘든 가운데서도 입술을 꾹 깨물며 포기하지 않기 때문에 끝난 후 스스로를 자랑스러워 한다는 것.
 그는 아이들에게 우리의 국조가 누구인지 퀴즈를 내고 "역사는 대한민국의 국민이면 누구나 갖춰야 할 기본 덕목"이라며 홍익철학을 이야기 한다. 역사와 철학이 뿌리이고 튼튼한 뿌리에서 자신감이 나오기 때문이다.


 아이들 스스로 삶을 바꾸려는 주인의식 갖게 하고 싶어


 그에게 가장 인상 깊은 아이는 편모슬하에서 자란 16세의 김모양이다. 그녀는 김경사의 교육을 받고 "부모님이 화해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자신이 처한 환경을 원망하고 방관했던 피해의식에서 벗어나 스스로 자신의 삶을 바꾸겠다는 주인의식을 갖게 된 것이다. 이것이 김 겸사가 아이들에게 주고 싶은 선물이다.
 이러한 교육 효과는 이미 통계상에서 입증되어 지난해 소년범죄 재범율이 전국평균 29%인데 비해 사랑의 교실에 다녀가 아이들의 재범율은 7% 내외였다.
 남 앞에 나서면 이야기하는 것조차 두려웠던 김지성씨가 사랑의 교실을 맡게 된 데에는 남다른 이유가 있다.
 15년 경력의 경찰생활로 몸과 마음이 경직된 그는 가정불화를 겪으면서 "이렇게 사는 게 아닌데"란 생각을 수없이 했다. 민족혼 교육에서 그 답을 찾고 민족과 인류를 돌아보는 국학활동으로 삶의 보람도 찾았다.
 지난해에는 전국 각 경찰서 교육담당 부서에 국학교육 제안서를 보냈고 7~8월에는 10만 명의 경찰에게 김관태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대학교 부총장의 "고구려사, 우리에게 무엇을 요구하는가?나란 논문을 1달에 걸쳐 발송하기도 했다. 동료 경관들이 "조국을 다시 생각하게 하는 계기가 됐다", "좋은 글 감사하다" 등 댓글을 보내왔다.
 요즈음 근무시작하기 전에 15분씩 국학강의를 한다. 강대국 사이에서 우리가 살 길은 우리의 정체성임을 강조하며, 아버지가 김좌진 장군임을 알고 삶을 바꾼 김두한씨를 예로 들며 뿌리의 중요성을 전한다.
 그의 모범적인 활동과 열정을 인정하고 경찰내부를 변혁하는데 앞장서달라는 의미에서 완산경찰서는 그를 혁신지도자로 임명했다.
 그는 앞으로 사랑의 교실에 다녀간 아이들을 지속적으로 보살피고 업무상 경직되기 쉬운 경찰들이 가족과 힘든 부분을 개선하고자 경찰가족 대상의 인성교육과 국학교육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그는 때로 힘들고 약해질 때가 있지만 국학을 전하는 일에 항심을 갖고 끝까지 함께 한다면 "신임경찰들이 공직자로서의 자신과 국가의 관계를 알고 출발할 수 있도록 국학교육을 전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