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제주 서귀포시 서귀포 학생문화원에서 열린 ‘2017 생활체육대축전 국학기공어르신부 대회’에서 우레와 같은 박수를 받은 팀이 있다. 대회지인 제주의 제주시각장애인주간보호시설에서 출전한 시각장애인선수단이다.

▲ 생활체육대축전이 열린 제주에서 국학기공대회에 출전한 제주시각장애인주간보호시설 팀. 어르신 선수와 사회복지사들이 함께 출전했다.

무대에서 잔잔히 흐르는 음악과 김광훈 사회복지사(32)의 동작구령에 맞춰 어르신들은 창작기공을 펼쳤다. 공연을 펼치는 선수들의 얼굴에 땀방울이 맺히고 동작마다 정성을 다하는 모습에 17개시도 선수들은 출전지역을 떠나 아낌없이 박수를 보냈다. 국학기공은 남녀노소 장애유무를 떠나 누구나 함께할 수 있는 생활스포츠로 자리잡고 있다. 

▲ 제주시각장애인주간보호시설의 요청으로 지난 2월부터 국학기공수련지도를 해온 현명순 제주국학기공협회 사무국장.


이 팀을 이끈 강사는 제주국학기공 현명순 사무국장이다. “올해 2월 보호시설에서 요청이 와서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아랫배를 두드리는 단전치기와 장호흡부터 시작했죠. 매주 월요일 1시간 씩 하는데 처음 2개월 동안 기공을 이해시키는 데 어려움도 있었습니다”라는 현 국장.

그는 “열의를 가진 어르신들을 보면서, 제 자신이 볼 수 있다는 것에 큰 감사함과 함께 사명감이 확 들었습니다. 어떻게 하면 될지 고민하다가 ‘하얀 도화지에 처음 그림을 그렸을 때’를 떠올리니 방법이 생겼어요. 정말 열심히 동작을 익히고 따라하는 어르신들을 보며 갈 때마다 감동입니다. 수련한 지 아직 4개월 밖에 안 되었지만 동기부여를 위해 출전했어요. 마침 제주에서 대회가 열렸는데 어르신들을 만나고 출전하게 된 것이 ’필연‘이라고 생각합니다.”라며 함박웃음을 보였다.

이날 출전한 송창용 선수는 “제가 팀의 막내죠. 눈이 보이지 않아 음악에 의존해서 동작을 맞추는 것이 쉽지만은 않습니다. 그래도 서로 한마음으로 연습하고 출전까지 하니 행복합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송 선수는 국학기공을 하면서 “기공수련을 하면서 평소 불안했던 마음이 편안해지고 정신적 안정감이 듭니다. 뱃살도 들어가고 무엇보다 행복해졌습니다.”라고 했다.

▲ 국학기공 어르신대회에 출전한 선수들은 지역을 막론하고 장애을 극복하고 출전한 시각장애우 공연에 아낌없이 박수를 보냈다.

무대 중앙에서 함께 공연을 하며 동작구령을 했던 사회복지사는 “우리 어르신들 연세가 평균75세이다. 국학기공이 동작이 많은 운동이라 손으로 잡아드리면서 같이 배웠습니다.”라고 했다. 그는 “어르신들이 어느 순간 한 동작 한 동작 맞아들어 갔고, 자발적으로 집에서 연습해오셨어요. 어르신들의 첫 모습과 지금 모습을 본 분이 놀랐다고 하세요”라며 어르신들이 자랑스럽다고 했다.

또한 “누군가의 도움 없이 외출하기 어려우니 운동하기 쉽지 않으시죠. 그런데 국학기공을 하면서 어르신들이 정서적 교감을 하면서 안정감을 얻으셨다. 아주 격렬한 동작이 아닌데도 하고 나면 온몸에 땀이 나고 순환이 좋아지는 것은 느낍니다.”고 했다. 제주시각장애인주간보호시설팀은 이날 단체전 조화상을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