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장희 박사(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 특임연구위원)가 비전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황현정 기자>

세계적인 뇌과학자 조장희 박사의 첫인상은 81세라고는 생각지 못할 만큼 건강하고 활기차 보였다. 2004년 가천의대 뇌과학연구소 초대 소장을 맡으며 15년 계약을 했다는, 조 박사는 “나이가 많다고 해서 머리를 쓰지 않고, 놀고, 쉬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했다.

“지금 우리의 사회는 사람을 늙게 만든다. 정년퇴직을 시켜 늙은이로 만든다. 지금 같은 시대에 나이 65세는 청년이다. ‘정년퇴직’을 없애야 한다. 사회가 일을 할 기회를 계속해서 만들어주고 본인도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 박사는 “운동을 하는 것은 몸이 아니고 뇌를 위해 하는 것”이라 말했다.

지난 25일 글로벌사이버대학교(총장 이승헌)에서 서울학습관 릴레이특강 다섯 번째 연사로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 특임연구위원인 조장희 박사가 ‘21세기 뇌과학: 언어, 인지 그리고 의식(Brain with Language, Cognition, and Consciousness)’을 주제로 특강을 했다. 

강연이 끝나고 조 박사와 한국의 뇌 연구 현황과 비전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다.

뇌 분야는 21세기에 미래 키워드인데, 한국이 앞서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뇌는 굉장히 복잡하다. 현재 내가 생각하는 한국의 뇌 연구 수준은 한참 아래다. 아무것도 없다. 다른 선진국들에 비해 한국은 학문 전체가 뒤처져있다. 그러므로 우리는 뇌 연구 분야 중에서도 남들이 하지 않은 특수한 분야를 연구해야 한다. 그 분야에서만큼은 대한민국이 최고의 선봉자가 될 수 있게 해야 한다.

우리 학문 전체가 뒤처져 있다고 했는데 현재 대한민국의 교육에 어떤 변화가 필요한가.
현재 대한민국 교육 잘못되었다. 특히나 이과, 문과를 나누는 것, 큰 오류다. 어릴 때 기초적인 지식을 다양하게 쌓아주어야 한다. 자신의 적성이 무엇인지 알기 위해 다양한 분야를 배워야 한다. 나중에 필요한 지식이 있으면 그건 나이가 들어서도 배울 수 있다. 그리고 뇌의 활성화를 위해 한문도 배워야 한다. 한글과 한문을 혼용해 써야 뇌의 많은 부분이 활성화된다. 또한, 한국 대학도 전부 바꿔야 한다. 대학이 300개 이상이다. 나는 대학을 10개로 줄여야 한다고 본다. 중심적 연구대학을 만들고 나머지는 직업교육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우리가 선진사회에 들어가기에 선진사회에 필요한 사람을 기르고, 많은 학생에게 기회를 주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국가경쟁력을 키우지 못한다.

박사님의 최종연구 목표는 무엇인지.
뇌촬영기술연구로 14T MRI를 완성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서 미세 혈관의 이상 징후도 일찍 발견해 각종 뇌 질환을 조기 진단할 수 있다. 고해상도 MRI를 활용해 만든 정밀한 ‘뇌지도’로 ‘심부뇌자극술’을 시행하면 놀라운 성과가 기대된다고 한다. 뇌의 특정 신경 다발을 자극해서 우울증과 파킨슨병 등 뇌 질환을 치료할 수 있다. 욕망을 통제하지 못하는 사람에게 약물중독과 폭력, 범죄, 자살의 여지를 줄이는 예방책이 될 수 있다.

조 박사는 전자방출단층촬영(PET) 개발자로, CT, PET, MRI 그리고 최근 PET-MRI 융합기기를 개발했다. 40대에 미국 컬럼비아대 정교수로 재직했으며, 61세에 세계 석학 모임인 미국 학술원 정회원이 됐다. 2004년 한국으로 영구 귀국해 가천의대 뇌과학연구소 초대 소장을 맡았으며, 현재는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 특임연구위원으로 있다.

글. 김윤미 인턴기자 dbdnsal0123@naver.com  사진. 황현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