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벤자민인성영재학교 4기 신민서 양 생애 첫 국토대장정

"이번 한 해가 헛되지 않도록 노력하고 싶습니다."

올해 3월 벤자민인성영재학교(이하 벤자민학교) 4기 입학식 날, 신입생 신민서(19) 양이 전교생 앞에서 다짐한 말이다. 

민서 양은 4기 강원학습관 친구들과 속초에서 정동진까지 지난 5월1일부터 5박 6일간 자신의 체력적인 한계를 극복하고자 국토대장정 프로젝트를 다녀왔다.

대장정을 끝낸 민서 양은 용기와 자신감으로 당당했다.  민서 양의 국토대장정 이야기를 들었다. 



▲ 입학식 당시 신민서 양은 4기생 대표로 입학하게 된 이야기를 발표했다.

 

- 어떻게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됐는가?

벤자민학교 2기 선배의 국토대장정 권유를 받고 강원학습관 친구들과 함께 계획하게 됐다.

평소 나 자신이 끈기가 부족하다고 여겨 일을 마무리하는 인내력을 기르고 싶었다. 지금까지 누군가 짜준 계획대로 한 적은 많지만 자발적으로 한 적은 없었다. 내 한계를 알고 선생님 도움 없이 스스로 계획하고, 성공해보고자 도전하게 됐다.

▲ 벤자민 강원학습관 4기 친구들이 국토대장정을 시작하기 전 하이파이브를 하고있다.

- 국토대장정을 하며 가장 힘들었던 것은 무엇인가?

밥 먹는 게 가장 힘들었다. 식당에서 사먹는 음식들이 질이 좋지않았다. 음식이 가격에 비해 맛이 없었고, 느끼하거나 위생이 좋지 않는 등 날이 갈수록 음식 때문에 힘들어졌다.

평소라면 맛없다고 남겼을 음식이나 머리카락이 나온 음식도 ‘걸어야 하니까...’ ‘살아야 하니까...’라며 아낌없이 긁어 먹는 내 모습을 처음 보았다. 대장정 내내 엄마가 차려 주신 따끈한 밥 한 그릇이 그렇게 그리울 수 없었다.(웃음)

또 힘들어하는 친구들을 격려해 이끌어나가는 것이 힘들었다. 중간에 돌아간 친구들이 있었다. 그 친구들이 끝까지 같이 갔으면 했는데, 내가 생각한대로 한다는 것이 힘들다는 걸 알았다.

- 프로젝트를 하며 가장 재미있었던 점은?

친구들과 중간중간 했던 게임이 가장 재미있었다. 서먹서먹했던 친구들이 가방몰아주기 게임으로 함께 웃으며 친해지고 앞으로 나아갈 힘을 얻을 수 있었다. 

- 약 1주간 프로젝트 이끌고 나니 어떤 심정인가?

스스로 대견하다고 생각한다. 중·고등학교 시절 전교부회장을 해왔다. 그런데 언제나 내 마음 한편에는 의문이 있었다. 나는 과연 리더가 지녀야 할 자질이 있나? 직함만 가진 게 아닐까?

하지만 이번 대장정을 통해 진정한 리더가 무엇인지 몸소 느끼게 되었다. 나 혼자 좋다고 무조건 친구들을 잡아끄는 게 아니라 소통할 줄 알고, 친구들의 의견을 하나둘 모아 모두가 만족하는 합의안을 도출해낼 줄 아는 사람을 리더라고 부르고 싶다. 처음에는 오래 걷고 내 한계에 도전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임했기에 일일 목표한 거리를 걷는 데에만 급급했다.

그러나 하루를 걸어 보니 친구들의 체력과 마음 상태가 모두 제각각이라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마음을 바꿔 학습관 친구들과 조율해서 계획한 거리만큼씩 걸어 보게 되었다. 목표를 바꾸고 나니 나도 무거웠던 마음의 짐을 한결 덜 수 있었다. 친구들도 전과 다르게 기분 좋게 걸었다. 중간에 두 명의 친구가 몸이 아파서 빠지게 되어 아쉬웠지만, 갈 수 있는 만큼 함께해줘서 고마웠다. 학습관 친구들과도 문제없이 대장정을 마무리하게 되어 정말 고맙다.

진정한 리더란 무조건 앞으로만 나가는 게 아니라 모두의 의견을 모아 합의점을 찾는 사람이더라

▲ 민서 양은 약 1주일간 맨 앞에서 페이스 조절 역할을 해냈다.

- 입학 당시 “나 스스로 변하길 바라고 더는 교육의 틀에 갇혀 해매고 싶지 않습니다.”라고 발표했다. 약 2개월의 시간이 흘렀는데 그 때의 나와 지금의 나는 어떤 변화가 있는 것 같나?

두 달 전과 달리 고3이라는 틀에서 벗어나 내가 하고 싶었던 일을 하며 성장한 게 보인다. 예전엔 무대에 올라가서 발표나 노래를 할 때 긴장을 많이 하고 누군가의 평가를 매우 의식하였다. 벤자민학교에서 오프라인 수업과 워크숍에서 성장스토리 발표도 하고 프로젝트를 하며 있는 그대로의 나를 표현할 줄 알게 되었다. 또한, 벤자민 친구들은 그 누구도 비난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다. 완벽하지 않아도 박수를 쳐 줄 줄 아는 그런 친구들이 있었기에 더욱 용기 낼 수 있었다. 앞으로 더 성장하고 싶다.

- 국토대장정을 다시 하고 싶은가.

또 하고 싶다. 이번 국토대장정과는 사뭇 다를 거라 생각한다. 만약 다음에 또 하게 된다면 그때는 정말 내 한계에 부딪혀 보고 싶다. 걷기 힘들어도 끝까지 걸을 줄 아는 끈기와 힘을 길러 보고 싶다.

- 앞으로의 프로젝트는?

여러개가 있지만, 그 중 하나는 곡을 하나 만들어 보는 것이다. 작곡을 본격적으로 배워 본 적은 없지만 생각나는 멜로디를 하나하나 조합해서 한 곡을 완성시켜 불러 보고 싶다.

- 같이 걸었던 친구들에게 한 마디?

맨 뒤에서 친구들이 처지지 않게 페이스 조절을 도와주었던 성환이, 아픈 친구가 있으면 걷다가도 배낭을 풀어 약을 건네주던 현진이, 편입하자마자 첫 프로젝트인데도 잘 따라와 준 선정이, 묵묵하게 군소리 없이 잘 걸어 준 태형이, 아프다고 집에 가고 싶다고 하면서도 끝까지 힘을 내준 승준이, 언제나 알겠다고 오케이 해주던 수현이, 다리가 아픔에도 힘닿는 데까지 걸어 준 허주와 민진이, 모두에게 감사하다. 이렇게 리더로서 행복할 수 있었던 건 친구들이 잘 따라준 덕분이라 생각한다.

▲ 민서 양은 "벤자민 친구들은 완벽하지 않아도 박수를 쳐 줄 줄 아는 친구들이다."라고 고마움을 표했다.

글. 김영철 인턴기자 kyc07063@naver.com  사진. 신민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