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비윤리적인 사건들이 발생할 때마다 우리는 이구동성으로 인성교육의 문제점을 거론한다. 세월호 참사 이후 정부에서는 ‘인성교육진흥법’을 제정하여 학교․가정․사회가 연계된 범정부 차원의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고, 사회 각계 각층에서도 다양한 인성교육 프로그램을 쏟아내고 있다.


실제 학교 현장에서 많은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어떤 인성교육 프로그램은 법령, 규정, 관청의 시책으로 추진되어 진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목적도 불분명한 프로그램을 적용하는 곳도 있는 것 같다. 지금 전 세계는 4차 산업혁명의 급격한 변화의 소용돌이를 맞이하고 있다. 인공지능 시대 우리의 인성교육은 어떻게 달라져야 할까?

첫째, ‘인성두뇌교육’을 하여야 한다.


창의력을 가진 두뇌교육을 하되 반드시 인성 기반이 되어야 한다. 즉 앞으로는 ‘인성두뇌교육’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인성교육 없이 쌓은 지식과 창의력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가 있다고 해도 그 아이디어를 어디에 사용하느냐에 따라 국가와 지구의 운명이 달라진다. 머리 좋은 사기꾼 한 명 잡기가 더 힘들고, 체력 단력을 열심히 한 폭력배 검거가 더 힘드는 법이다. 인성, 즉 덕(德)이 빠진 智와 體는 사회의 독으로 작용할 수 밖에 없다. 인공지능도 결국 사람이 만든다. 인공지능을 개발하는 사람의 인성이 지구의 미래를 결정할 수 있다. 인성기반 두뇌교육이 필요하다.

▲ 맨발걷기. <걸음아 날 살려라-장생보법>. 한문화멀티미디어 제공.

둘째, ‘자연지능’을 길러주어야 한다.
컴퓨터, 스마트폰, 인공지능 시대 우리는 학생들에게 자연지능도 함께 길러 주어야 한다. 새로운 것을 개발하는 힘과 혁신 아이디어 창출에는 인문학이 필요하고, 그 인문학의 뿌리는 ‘자연학’이다.


해외의 수 많은 명문 초, 중, 고등학교에서는 굳이 인성교육이라는 이름 없이도 자연과 하나되는 친자연적인 교육프로그램을 다양하게 적용하고 있다.
심지어 컴퓨터, 스마트폰 등의 최첨단 기구와의 접촉을 차단하는데 에너지를 집중하고 있다. 스마트폰을 개발하는 연구자들은 자녀들에게 스마트폰을 사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왜 그럴까? 인공적으로 주어진 상황에 반응만 하는 두뇌는 타인과의 공감력이 떨어지고 창의력도 떨어지기 때문이다. 


학생들에게 지식위주의 교육을 오랫동안 실시해온 어른들이 올바른 인성이 필요하다고 하니까 인성도 교육하기 시작하였다. 어쩌면 인성은 교육하는 것이 아니고 회복하는 것이 더 적절한 표현일 수 있다. 인성은 가르치고 넣어주는 것이 아니고 누구나 가지고 있는 본성, 즉 인간성을 자연스럽게 회복시켜 주는 것이 더 맞는 표현일지도 모른다.


최근 우리의 교육현장에서 ‘자연지능’에 관심을 가지는 학교가 늘어나고 있는 것은 다행스런 일이다. 한 사례로 전교생 흙길 맨발걷기를 꾸준히 실천하였더니 학생들의 건강이 좋아지고, 친구들과 소통도 잘되고, 수업시간에 집중력도 높아졌다는 것이다. 작고 단순하지만 자연과 하나되는 맨발걷기 하나라도 꾸준히 하면 실제로 지(智)·덕(德)·체(體)가 좋아지는 것이다.


자연(自然)은 인간에게 자연스러움과 ‘자연지능’을 준다. 자연과 하나되고 지구와 하나되는 교육을 통해서 우리 모두는 하나라는 인식이 저절로 길러지게 된다. 이제 더 이상 지구에서 자연스러움을 깨는 존재는 인간 뿐이라는 말을 듣지 말아야겠다.

셋째, 누구나 가치 있다고 생각하는 힘을 길러주고, 그 가치를 나누는 교육이 필요하다.
 우리나라 교육기본법에 모든 교육은 ‘홍익인간의 이념으로 교육한다’라고 명시되어 있다. 홍익(弘益)은 내가 가치 있다고 생각 하는 홍(弘)과 그 가치를 나누는 익(益)으로 구성되어 있다. 인성교육도 이 두 가지가 핵심이다. 학생 누구나 스스로 가치 있다고 생각하게 하고, 그 가치로움을 서로 나누는 힘을 길러 주어야 한다.


학생이 무언가에서 자기 스스로 감동을 받으면 자신이 가치 있다고 생각하는 힘이 강하게 형성된다. 친구를 보고 감동을 받거나 책을 보고 감동을 받는 것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에너지가 나온다. 자신에게 감동 받을 수 있도록 하려면 인성교육에서 ‘꾸준함’의 힘을 길러 주어야 한다. 너무 많은 프로그램을 이것 저것 하다 보면 무엇하나 인성교육이 몸속에 안착되기 어려운 법이다. 몇 가지 프로그램을 얼마간의 기간에 적용해서 인성이 달라진다면 인성교육이 얼마나 쉽겠는가? 이제 부터는 한 가지를 하더라도 꾸준히 하는 힘을 길러 주어야 한다. 꾸준함에서 실력이 나오고, 참을성이 나오고, 아이디어가 나오고 궁극적으로는 자신에게 감동하며, 그 감동을 타인과 나누게 된다.

인공지능 시대의 도래는 우리들에게 큰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국가 전체가 어떤 교육을 할 것인가를 결정해야 할 시점이다. 과학영재, 수학영재, 예체능영재 뿐만 아니라 이제는 우리 사회가 인성영재에 다 같이 관심을 가져야 시기이다.

▲ 권택환 대구교육대학교 교육연수원장 겸 평생교육원장/행복인성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