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멘터리 사진가 구와바라 시세이가 바라본 청계천

 

1936년 일본 시마네현 츠와노에서 태어난  사진가 구와바라 시세이(桑原史成・Kuwabara Shisei)는 1964년 8월 화보잡지인 『타이요太陽』의 특파원 자격으로 한국에 왔다. 그가 한국의 현실에 가장 광범위하고 깊숙하게 관여한 것은 1965년으로, 한국을 주제로 한 사진 중 대표작이라고 할 수 있는 사진을 이 무렵 집중하여 촬영하였다.

 

▲ 청계천 1965. <사진=서울역사박물관 분관 청계천박물관>

 그는 수은 중독에 의한 공해병인 ‘미나마타병’을 주제로 한 작업으로 1962년 일본사진비평가협회가 주는 신인상을 수상하면서 다큐멘터리 사진가로 사진계에 입문하였다. 1964년부터 한국을 취재·기록하였다. 이후 50여 년간 한국을 백여 차례 드나들면서 한국의 정치· 경제・사회・문화 전반에 걸친 주요한 장면을 촬영하여 십만여 컷 이상의 방대한 작업을 축적하였다.

  그는 사진의 본질은 ‘기록성’이라는 신념을 평생 구현해 온 ‘보도사진가’였다. 1960 ~ 1970년대에 집중 촬영한 그의 사진은 한국사진의 공백을 메워주는 귀중한 작업이라 할 수 있다. 그의 고향 츠와노에 ‘구와바라 시세이 사진미술관’이 설립되어 평생에 걸친 작업들을 상설전시한다.  1982년 일본 이나노부오 사진상, 2002년 동강사진상 등을 수상했으며, 2014년 일본 사진계 최고 권위인 도몬켄 사진상을 수상하였다.

▲ 청계천 1965. <사진=서울역사박물관 분관 청계천박물관>

 

 서울역사박물관 분관 청계천박물관(관장 사종민)은 '구와바라 시세이 사진전, 다시 보는 청계천 1965-1968' 특별전을  4월 27일(목) 부터 7월 30일(일)까지 청계천박물관 1층 기획전시실에서 개최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반세기 전 청계천변 사람들의 꾸밈없는 일상을 그대로 살펴볼 수 있다. 생생한 삶의 현장이자 급변해온 서울의 도시공간으로서의 청계천을 다시 살펴보고, 기록으로서의 청계천 사진을 재조명하는 자리이다.

 

 이번 전시에 소개되는 청계천 사진은 1965년과 1968년에 촬영되었다. 태평로에서 동대문까지 약 2킬로미터 구간을 중심으로 아침과 저녁시간대에 찍은 사진들이다.

▲ 청계천 1965. <사진=서울역사박물관 분관 청계천박물관>

 촬영 당시 그가 투숙하고 있던 그랜드호텔(현 동성빌딩)은 남대문로에서 광화문을 향하는 기점에 위치하였으며, 청계천까지 걸어서 약 600미터의 거리였다. 남대문로를 통해서 명동이나 수하동을 거쳐 청계 2가 방향으로 걸어갔다고 그는 회상하였다.

 구와바라 시세이는 몇 차례에 걸친 청계천 촬영을 통해 낮에는 사람들이 일터로 나가기 때문에, 이른 아침이나 저녁 시간이 되어야 사람들이 생활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를 닦거나, 빨래를 너는 모습, 때로는 연탄재나 오물을 버리는 장면과 마주치기도 했다.

▲ 청계천 1965. <사진=서울역사박물관 분관 청계천박물관>

 당시의 청계천은 악취가 나고 마치 하수구와 같은 곳이었지만 아이들에게는 둘도 없는 놀이터이기도 했다. ‘가난하고 고단했지만 힘차게 살아가는 청계천 주민들의 모습에 그는 언제나 감동을 받았다’(작가의 말 중에서).

 

 청계천 사진과 함께 사진가의 도쿄 자택과 지바현千葉縣 츠가都賀에 있는 작업실에서 촬영한 인터뷰 영상(17분)이 상영된다.  전시 티저영상 바로가기 https://youtu.be/Rv9T3fvmgFk

 이 인터뷰 영상은 지난 4월 6일부터 4월 9일까지 촬영한 것으로, 사진가가 전시되는 사진을 직접 설명하고,  촬영 당시 청계천의 모습, 사람들의 생활상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또한 한국을 사진작업의 주제로 선택한 이유, 한국 현대사 격동의 순간을 촬영·기록한 50여 년 간의 이야기 등 그의 작품세계와 앞으로의 계획도 들을 수 있다.  이 영상을 통해 전시장을 찾은 관람객들이 사진가와 마주앉아 이야기 나누며 사진과 시대를 더욱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이 되기를 바라며 제작하였다.

▲ 청계천 1965. <사진=서울역사박물관 분관 청계천박물관>

 전시는 무료로 관람할 수 있으며, 관람 시간은 평일, 토․일․공휴일 오전 9시부터 오후 7시까지이다. 공휴일을 제외한 매주 월요일은 휴관이다.(문의 02-2286-3410)

 

 전시와 연계하여 청계천과 서울, 다큐멘터리 사진에 관해 함께 이야기 나누는 강연회를 청계천박물관 강당에서 개최한다. 전시기간 중인 5월13일(토) 오후 2~6시에 진행되며, 사전 인터넷 예약으로 참여(회차당 선착순 50명)할 수 있다.  염복규 서울시립대학교 교수가 청계천 복개와 1960년 새로운 공간의 탄생이란 제목으로 강연을 한다. 이어 정진국 미술평론가가 '다큐멘터리 사진가 구와바라 시세이가 보여주는 청계천'이라는 제목으로 강연을 한다.  인터넷 예약은 서울시공공서비스예약 http://yeyak.seoul.go.kr → 통합검색 → 청계천박물관 → 전시연계교육 → 예약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