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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역사’의 오랜 숙원을 해결할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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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4.10  18:00:37
강나리 기자  |  heonjukk@naver.com

 지난 4일 한 언론을 통해 한국과학기술원(KAIST, 카이스트) 석사과정 중 있었던 한국 상고역사 강의에 대한 논란이 보도되었다. 기계·공학 정기세미나 과목으로 개설된 수업에서 교수가 ‘광개토대왕비에서 보는 고구려의 천자문화’를 주제로 강연한 것이 발단이 되었다. ‘학계의 정설이 아니고 검증이 안 된 역사’라는 수학생들의 비난은 여론의 역풍을 맞았다. 

해당기사에 대해 네티즌들은 댓글을 통해 “역사는 끊임없이 연구하고 밝혀 나가야하는데 식민사관 때문에 뭘 할 수가 없네.(아이디 말뚝이), 이것을 부끄럽다고 한 너희가 부끄럽다(아이디 직송) 다양한 배움이 필요하지 않나(아이디 초연), 과학도 처음엔 가설로 출발하고 후학들이 입증하는 게 맞는 거 아닌가(아이디 다재)”라며 갇힌 역사인식을 지적했다. 

또 아이디 Seraphin은 “영수 과외의 폐해”라며 “(자신들이) 외운 입시용 식민사관은 일본이 만든 건데 미리 외운 것이 헷갈려지니 그런 것 아니냐”는 주장을 펴기도 했다. 이번 사례를 통해 국민이 우리 상고 고대사에 대한 인식이 바뀌고 관심이 높아졌으며, 일본강점기를 통해 축소 왜곡된 식민사관이 극복되기를 염원한다는 점을 다시 확인할 수 있다.   
 
2012년 이수성 전 국무총리가 국학원 명예총재 취임사에서 “단군조선은 엄연한 역사인데 잘못 틀어진 역사를 배워 2000년 역사를 잘라버려 2천 몇 백 년 남짓한 나라로 인식하는 잘못을 범하고 있다”며 “역사를 잃어버리니 얼이 빠지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현대한국사의 태두로 손꼽히는 이병도 박사를 회상하며 “선생에게 우리 국사를 왜 그렇게 썼는지 질문한 적이 있다. 선생은 자신이 일본인을 스승으로 하고 당시 어떤 자료도 없이 역사를 쓰면서 단군조선 2000년을 없애고 단군을 신화로 만든 것을 후회하셨다. 그리고 한국인이 매우 우수하기 때문에 후학들이 잃어버린 역사의 편린을 찾아 바로 잡아줄 것을 믿는다고 하셨다.”고 전했다. 
 
실제 이병도 박사는 1986년 10월 9일 조선일보에 “단군조선은 사실... 고대사 복원해야”라는 기고를 통해 자신의 주장을 꺾고 과오를 인정했다. 명망있는 학자의 큰 용단이었고 사회에 미치는 파장이 컸다. 이수성 전 총리는 당시 서울대 총장으로 있으며, 역사학 교수들을 모아 “여러분의 수장인 이병도 선생이 이런 발표를 했는데 어떤 변화가 있어야 하지 않느냐”며 의견을 모았다. 그 자리에서 일부 교수는 더 열심히 연구하여 잃어버린 역사를 밝혀 정립하겠다고 했지만, 다른 이들은 자신들의 노老스승이 미쳤다고 했다. 그리고 후자인 학자들의 역사관이 계속 주류를 이뤄왔다는 점을 이 전 총리는 안타까워했다. 
 
국민의 역사인식도 바뀌는데 식민사관 청산은 언제하는가
 
윤명철 동국대 교수는 “학자는 기성의 연구자료와 자신의 연구를 근거로 학설을 세울 수 있다. 그러나 새로운 유물이 발굴되고 새로운 기술과 활발한 연구를 통해 기존의 주장과 다른 역사적 사실이 드러나면 스스로 바로 잡을 줄 알아야 한다. 이를 외면한 채 기존 주장을 지키기 위해 전전긍긍한다면 학자로서 매우 부끄러운 일”이라고 일갈했다. 이제 기성 학문권력을 지키기 위해 자신의 눈을 가리고 귀를 막을 뿐 아니라 후학後學의 연구를 막고 담론조차 거부하는 학계의 관행은 사라져야 한다. 
 
우리가 역사를 바르게 세워야 하는 것은 광대한 영토를 지배한 민족이었다는 그릇된  자신감을 키우고자 함이 아니다. 역사왜곡을 해서라도 분쟁의 불씨를 일으켜 정치적으로 악용하는 과거 및 현재 다른 나라의 사례를 우리도 하자는 것도 아니다.
 
두뇌활용서인 《BOS》(이승헌 저)에서는 “과거의 정보, 경험이 뇌의 회로를 변화시켜 놓기 때문에 현재의 정보처리 방식에 지배적인 힘을 행사하게 된다. 건강한 정보를 통해 정보의 순환을 원활하게 하는 것이 뇌를 위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한다. 즉 우리가 역사인식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현재의 문제를 보는 시각, 문제를 풀어나가는 방식이 전혀 달라지는 것이다. 
 
역사는 자신의 생애경험을 넘어 인류가 지나온 과거를 거울로, 현재를 진단하고 문제를 해결하며 더 나은 미래를 설계하기 위해 필요한 통찰의 학문이다. 그래서 인류의 삶이 시작된 이래 역사는 그 사회를 이끄는 리더의 학문이었다. 
 
우리는 지난 3월 10일 헌법재판소의 판결문을 통해 ‘대한민국은 민주주의 공화국이며 국민이 모든 국가권력의 근간’이란 점을 다시 확인했다. 즉 국민 모두가 사회의 리더이고 역사를 알아야할 주인인 것이다. 오는 5월 9일 선출할 대통령은 오는 5월 9일 국민의 선택을 받을 대통령은 ‘다른 것 다 필요 없고 잘 살게만 해줄 경제대통령’도 아니고 ‘제왕적 카리스마를 발휘하는 대통령’도 아니다. 주권자인 국민에게 우리 현실과 미래를 정확하게 판단할 청사진을 제시하고 함께 해결해 나가야 할 나라의 대표이다. 나라의 주인들과 소통하여 나라의 방향을 결정해야할 대통령에게 역사 인식은 아무리 강조해도 넘치지 않는다. 
 
누구나 우리 역사교육에 드리운 식민사관의 그림자를 거두어 내야 한다고 말한다. 오랜 숙원이다. 그런데 언제까지 해결할 과제로 두고만 있어야 할 것인가. 차기 대통령이 중점을 두어야 할 사안은 정말로 다양하다. 그러나 대한민국 100년을 설계할 기초인 교육이 바로 서는 것이 매우 중요하고, 교육 중 역사교육을 바로 세우는 것은 최우선 과제일 것이다. 대통령에게 역사를 진단할 올바른 눈이 필요하다.
   
▲ 강나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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