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벚꽃을 즐기고 싶건만 대중의 시선은 서울구치소로 향하고 있습니다. 이곳에 청와대 주인 노릇을 했던 박근혜 전 대통령과 국내 재계 1위 재벌 총수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구속됐기 때문입니다. 

 
물론 이들 외에도 국정농단사건의 주역 최순실을 비롯하여 김기춘 전 청와대비서실장,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이 같은 구치소에 모여 있습니다. 본인들도 이렇게 될 줄은 몰랐겠지요. 한 끼 1,400원의 식사를 하면서 지난 시절을 어떻게 돌아보고 있을지 궁금합니다.
 
혹자는 이들의 몰락을 두고 ‘권력무상(權力無常)’이라고 말하고 싶을 것입니다. 하지만 ‘반면교사(反面敎師)’로 삼아야겠지요. 대한민국호를 이끌던 기득권자들의 손에 수갑이 차이고 교도소로 끌려가는 모습을 통해 권력의 민낯을 똑똑히 봐야 할 것입니다. 그들의 인생을 통해 ‘저렇게 살면 안 되겠다’라고 교훈을 얻어야 합니다. 
 
공직자가 갖춰야 할 첫 번째 덕목은 ‘청렴’입니다. 조선시대 이상적인 관료상으로 청백리(淸白吏)라고 불렀지요. 청백(淸白)은 원래 ‘청렴결백(淸廉潔白)’이라는 단어에서 온 말입니다. 청렴결백은 ‘마음이 맑고 깨끗하며 재물에 욕심이 없음’을 뜻합니다. 
 
그런데 박 전 대통령이 미르와 K스포츠재단 모금과정과 관련하여 ‘뇌물죄’ 혐의로 검찰로부터 수사를 받는 상황은 대한민국의 비극이 아닐 수가 없습니다. 그러한 대통령을 뽑은 유권자가 다른 이도 아니고 대한민국 국민이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일이 다음 정권에서 반복되지 말라는 법은 없습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유권자의 첫 번째 질문은 청렴이어야 할 것입니다. 
 
지난달 27일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창립한 대한민국역사진단학회(상임대표 강동복)가 대선 경선 후보들에게 보낸 질문 첫 번째가 국회 개혁이었습니다. 덴마크 국회의원들이 하루 평균 12시간을 일하면서 특권은 거의 없고, 좁은 사무실에서 비서도 국회의원 2명당 1명이며, 자전거로 출퇴근합니다. 대한민국 국회의원들의 모습과 너무 대조적이라는 것이지요. 세계에서 부패가 가장 적은 나라의 비결인 덴마크의 국회의원을 보며 어떻게 생각하느냐? 라는 질문이었습니다.(바로가기 클릭)
 
이러한 질문은 5월 9일 19대 대통령 선거에만 해당하지 않습니다. 20대, 21대 등 미래 대통령들 또한 국회의원 중에서 선출될 가능성이 큽니다. 국회의원들이 바뀌지 않는 한 대한민국의 정치 또한 바뀌지 않습니다. 
 
현재 대한민국 국회의원이 되면 200가지가 넘는 특혜를 누릴 수가 있습니다. 월 941만 원의 세비를 비롯해 입법 활동과 명절 휴가비 등 연간 1인당 1억 3,000여 만 원이라는 것. 4년 일하면 이후 죽을 때까지 월 120만 원의 연금을 받습니다. 덴마크와 비교가 안 됩니다.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대통령 호세 무이카를 배출한 우루과이의 정치인은 월급의 50% 이상 기부하고 있다고 합니다. 부패인식지수는 21위입니다. 반면 대한민국의 부패인식지수는 46위입니다. GDP 세계 11위라고 자랑하기 전에 GDP 76위 우루과이보다 더한 부패를 어떻게 청산할지 고민할 때입니다.
 
박정희 대통령 시대에 살았던 선배들은 피와 땀으로 경제발전의 기적을 일궜습니다. 경북고속도로 건설로 ‘한강의 기적’을 만들어냈지요.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주는 나라로 발전한 유일한 국가로 바뀌었습니다. 이러한 경제 신화는 21세기가 되어도 쉽게 사라지지 않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이 2007년 대선 때 ‘747(연평균 7% 성장과 10년 뒤 1인당 소득 4만 달러, 세계 7대 강국 진입)’을 약속했지요. 하지만 공약은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대신 22조 원에 달하는 혈세로 4대강 사업을 벌였을 뿐입니다. 이어 2013년에 취임한 박근혜 전 대통령은 1인당 국민소득 4만 달러 시대를 열겠다고 했지요. 그러나 재임 4년 동안 국민소득은 2만 8천 달러를 넘지 못하고 있습니다.
 
물론 차기 정부의 최우선 해결과제 1위로 ‘경제 활성화 및 일자리 창출(29.9%)을 원하는 사람이 많은 것이 사실입니다. 이와 함께 부정부패 척결 및 적폐청산(28%)을 꼽는 사람도 대등하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3월 31∼4월 1일 전국 유권자 1,016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국민 모두 돈을 많이 벌고 부자가 되면 좋겠지요. 하지만 세계로부터 조롱을 받는 부패 국가라는 오명(汚名)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그 돈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다른 나라로부터 존경을 받지 못하더라도 반면교사가 되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이 또한 유권자에게 달린 일입니다. 후손에게 어떠한 나라를 물려줄 것인가? 라는 고민과 함께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