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지구는 국경의 의미가 퇴색되고 있다. 정치, 경제, 환경에서도 국경을 넘어 지구 전체를 얘기한다. 교통·정보망이 발달하지 못했던 예전과는 달리 요즈음은 한 나라에서 일어나는 일이 국경을 넘어 대륙 건너에도 영향을 미치는 공동의 문제가 되었다. 환경문제는 한 나라가 잘 되었다고 해도 다른 나라에서 환경이 해결이 안 되면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그 대표적인 예를 보면 중국 북부 사막에서 발생하는 황사가 베이징지역의 공업화에 따른 미세먼지와 공해물질과 함께 기류를 타고 우리나라에 온다. 환경뿐 만 아니라 정치, 경제도 마찬가지로 이런 영향을 받고 있다.

▲ 서호찬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대학교 교수


지구 전체가 지구촌이라 할 수 있다. 국가와 국경은 그 나라의 전통과 역사의 배경으로 우리가 임의적으로 갈라놓은 것이고 본래에는 그런 것은 존재하지 않았다. 갈라놓은 국경으로 우리는 서로 자라온 배경이 다르기 때문에 우리의 의식도 당연히 국경과 같이 금을 긋고 생각했는지 모른다. 하나로 통합하기보다는 상대적으로 우월과 반감을 교육 받았다. “하나”라는 의식을 학교에서 배우기보다는 남들과의 경쟁을 통해 성공으로 가는 방향을 강요받아서 미처 다른 나라의 상처와 아픔을 인식 못하고 방관하고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필자는 얼마 전 뉴질랜드 명상여행에서 천 년 황칠나무를 보았다. 천년동안 묵묵히 한 장소에서 버텨온 황칠나무에서 감동을 많이 받았다. 모진 풍파에서도 여러 세월 견뎌온 점에서도 감흥을 받았지만 주위의 작은 나무와 풀, 재잘거리는 새들과도 하나 되어 조화를 이루는 모습에 감동이 더 컸다. 천년 황칠나무의 역할도 중요하지만 작은 미물들도 나름대로 역할이 있고 그 자리에서 조화를 잘 이루었다고 생각된다. 어느 하나 중요하지 않은 것이 없다는 사실을 자연에서 교감하면서 저절로 알게 되었다. 자연은 우리에게 끊임없는 사랑을 준다. 사람들이 그것을 미처 알지 못하더라도 우리에게 손짓을 하고 우리가 잊은 감각을 깨운다. 마음의 문을 열면 자연은 언제든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준다.

 뉴질랜드 얼스빌리지에 있는 지구시민학교는 기존의 학교와 교과서에서 배울 수 없었던 우리 안의 감각을 열어주는 학교이다. 자연은 그 자체가 학교이고 우리가 잊고 살아왔던 신성을 깨워준다. 폭포에서 떨어지는 강물을 바라보면서 내 안에 들뜬 마음을 가라앉히고 하루 종일 강물소리를 들으며 도시의 소음과는 다름을 알 수 있다. 묵묵히 서있는 나무에 가만히 손을 대며 나무가 들려주는 메시지를 받는 학교, 이게 진정 우리가 원하는 학교가 아닐까. 진정 지구전체를 하나라는 생각이 절로 들게 하고, 조화를 이룰 수 있게 하는 지구인 의식을 만들게 한다. 지구인 의식이야 말로 지금 각 나라가 안고 있는 문제와 지구전체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라 생각한다. 그것이 해결방안이라고 자연은 우리에게 지금도 얘기한다.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대학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