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상시에 나는 어떤 생각을 하는가. 습관으로 하는 생각을 떠올려보자. 어떤 일을 결정할 때 사람들이 내 의견을 묻지 않았다고 해서 나를 무시하는 것으로 생각하는가,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고 생각하는가? 내가 다가가자 사람들이 하고 있던 이야기를 멈추면 나에 대해 안 좋은 이야기를 하고 있었던 것이 틀림없다고 생각하는가? 세상 모든 일은 옳고 그름으로 나뉜다고 생각하는가? 어떤 일이 일어날 때 최악의 상황을 먼저 생각하는가?
불운한 일이 생기면 내가 무슨 일을 했기에 이런 일을 당할까라고 생각하는가? 왜 나는 더 잘 대처하지 못할까라고 생각하는가. 내가 원하는 대로 일이 잘 풀리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내가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아무 소용없는 일이다, 왜냐 하면 나는 아마도 그것을 얻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라고 생각하는가? 어떤 일을 시작할 때 어떻게 해야 할지 걱정이 앞서는가? 어떤 일을 할 때 시간이 모자라지 않을까 생각하는가? 무슨 일이 잘못되지 않을까 걱정부터 하는가? ‘나는 가치 없는 인간이다’라고 생각하는가?
이런 것들은 정신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정신적 습관이다. 정신적 습관은 정신건강과 관련하여 무의식적 또는 자동적으로 반복되는 사고습관, 태도, 정서적 경향을 말한다. 잠시 부정적인 생각을 하는 것이라면 크게 문제될 게 없지만 습관으로 굳어지면 심각하다.
그런데 국민은 정신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정신적 습관을 다양하게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내놓은 ‘한국 국민의 건강행태와 정신적 습관의 현황과 정책 대응’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9월 12세 이상 국민 1만 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이런 결과가 나왔다.

정신적 습관은 정신건강과 관련하여 무의식적 또는 자동적으로 반복되는 사고습관, 태도, 정서적 경향을 말한다. 연구진은 정신적 습관을 7개 영역으로 나누어 조사하였는데 정신적 습관의 7개 영역에 걸쳐 각 영역별로 1개 이상의 정신적 습관을 골고루 보유하고 비율은 27.0%다. 즉, 7개 영역이라는 다양한 영역에 걸쳐 부정적 정신적 습관을 보유하고 있는 국민이 전체의 약 4분의 1에 이른다는 것이다. 인간이 가질 수 있는 정신적 습관의 영역이 무한대인데 비해 이와 같이 30개로 제한된 범위의 부정적 정신적 습관 측정 항목에 대해서도 대부분의 국민이 1개 이상의 정신적 습관을 가지고 있으며, 여러 역 걸친 부정적 정신적 습관을 골고루 보유하는 비율도 상당 수준에 이른다는 것은 우리 국민들이 그만큼 부정적 정신적 습관이 형성될 수밖에 없는 사회적 환경이나 사회‧심리적 여건에 노출되어 있다는 점을 보여 주기도 한다.
그러나 정신적 습관이 정신건강의 주요 결정요인이라는 점을 우리 사회에 보편화된 지식으로 인식되지 않고 있다. 정신건강을 위해서는 뇌 속의 생각을 점검하자.

우리나라 국민은 어떤 일을 결정할 때 사람들이 내 의견을 묻지 않았다고 해서 나를 무시하는 것으로 생각한다거나(임의적 추론),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고 생각하는 것(선택적 추상화) 등을 말한다.
또 내가 다가가자 사람들이 하고 있던 이야기를 멈추면 나에 대해 안 좋은 이야기를 하고 있었던 것이 틀림없다고 생각하는 것(개인화), 세상 모든 일은 옳고 그름으로 나뉜다고 생각하는 것(이분법적 사고), 최악의 상황을 먼저 생각하는 것(파국화)도 인지적 오류의 사례다.

다른 유형의 부정적 정신적 습관이 있다고 응답한 이들도 많았다. 과거의 잘못과 실수, 실패를 되새기는 '반추'(3개 항목)나 어떤 일을 시작하기도 전부터 시간이 부족하거나 잘못되지 않을까부터 생각하는 '걱정'(3개 항목)에서 1개 이상 항목에 해당한다고 답한 이의 비율은 각각 82.4%, 70.8%였다.

자신을 가치 없는 인간으로 여기는 '자신에 대한 부정적 사고'(4개 항목)는 60.1%, 미래에 대한 희망이 없는 '무망'(4개 항목)은 47.6%, 어려운 일에 직면하면 회피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보는 '자기 도피'(4개 항목)는 48.2%였다. '기타 정신적 습관'(7개 항목)은 88.7%였다.

'정신적 습관' 7개 영역 각각에 대해 1개 이상 항목이 해당하는 응답자의 비율은 27.0%였다. 즉 다양한 7개 영역에 걸쳐 부정적인 정신적 습관을 가진 국민이 전체의 4분의 1을 넘는다는 것이다. 이런 경우는 남성(25.5%)보다는 여성(27.4%)이 많았고, 연령별로는 60대 이상(39.1%)이 많았다. 이는 여성이 남성보다 우울 등 정신건강에서 더 취약하고, 60대 이상이 우울을 겪는 비율이나 자살률이 높은 현상과 일맥상통하는 결과라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우울함이나 불안장애 등을 겪는 정신질환자군과 대조군 총 400명을 대상으로 한 면접 조사에서는 환자군의 '정신적 습관' 보유율이 55%로 대조군(38.5%)보다 높았다. 특히 환자군에서는 '자신에 대한 부정적 사고', '무망', '자기로부터의 도피' 등의 정신적 습관 보유율이 높게 나타났다.

반면 인지적 오류나 반추, 걱정 등은 환자군보다 대조군에서 보유 비율이 높아 일반인에게 보편화한 습관임을 보여줬다. 보고서는 정신적 습관이 정신건강의 주요 결정요인이라는 점이 아직 제대로 인식되지 않고 있다며 부정적인 정신적 습관이 많이 관찰되는 노인 계층과 저소득층에 대한 관리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지금부터라도 어떤 생각을 하는지 뇌를 의식하면서 부정적인 생각을 하면 긍정적인 생각으로 바꾸는 연습을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