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은화 뇌교육학 박사
두뇌발달에는 결정적 시기(Critical Period)가 있다. 아이가 세 살부터 다섯 살까지 뇌세포가 폭발적으로 증가한다는 뜻. 이때 두뇌를 어떻게 발달시키느냐가 중요하다. 
 
최근 박은화 씨(50)는 《뇌체조와 누리과정을 연계한 인지향상 프로그램 개발 및 효과 연구》로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대학교(총장 이승헌)에서 뇌교육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오는 3월 4일 국학원(천안)에서 열리는 2016학년도 학위수여식과 2017학년도 입학식에 참석한다. 
 
뇌체조는 청소년과 성인 대상으로 널리 보급되고 있다. 반면 유아 대상 프로그램 개발은 두뇌발달의 결정적 시기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또한 누리과정은 만 3세부터 만 5세 유아를 대상으로 유치원과 어린이집에서 공동운영하는 프로그램을 말한다. 
 
지난 21일 박 씨와의 전화인터뷰를 통해 뇌체조와 인지개발에 대해 들어봤다. 그녀는 유아교육 20년 경력으로 부천에서 어린이집을 운영한다. 
 
박 씨는 누리과정에 대해 현장에서 연령별 차이를 고려하지 않는 단일 프로그램을 적용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신체활동에 대한 담임교사의 인식이 부족하고 실내에서 오랫동안 하기도 힘들다는 점을 연구배경으로 꼽았다.
 
누리과정에 따르면 신체활동은 1시간이라는 지침서가 있다. 하지만 어린이집에서 1시간 이상 산책하기도 어렵다는 것. 박 씨는 “요즘은 공원도 가까워요. 10분 거리다. 수업시간에 쪼개서 할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뇌체조는 실내에서 할 수 있고 큰 장소도 필요하지가 않다. 교사가 쉽게 이해하고 바로 적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유아의 흥미와 집중력 또한 높였다.
 
“국민 체조와 같은 경우는 동작을 외우면 굳이 생각하지 않아도 해요. 몸에 익힌 것처럼 하게 되는 거죠. 대근육과 소근육을 자극한다. 반면 뇌체조는 생각하지 않으면 동작이 안 나와요. 생각하면 같은 동작도 달라지죠. 거기에 집중하게 됩니다. 아이들이 신나 해요.”
 
▲ 뇌체조는 유아의 인지능력을 향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어린이들이 뇌체조를 배우고 있다(사진=박은화 박사)
 
뇌체조는 흔들기, 두드리기, 늘리고 당기기, 돌리기, 비틀기, 마찰하기와 쓸어주기 등 6가지 유형의 동작으로 이뤄져 있다. 이를 바탕으로 뇌체조와 누리과정을 연계한 인지향상프로그램을 ADDIE모형에 입각하여 개발했다. 방학인 8월과 1월을 제외한 1년 프로그램을 주 5회로 매일 20분간으로 구성했다. 
 
20분은 한 번에 쓰지 않고 수업 중간에 틈틈이 하도록 했다. 특히 뇌체조는 유아의 눈높이에 맞춰야 한다. 접시돌리기와 같은 뇌체조는 아이들이 따라가기 힘들다.
 
“발바닥을 마주치려고 하면 균형감과 집중력이 좋아요. 코끼리 발이 뭉툭하니깐 그것을 비유로 들어서 설명해줘요. ‘오징어 구워요’라고 하면 몸을 비틀고 꼬아요. 아이들이 좋아할 수 있도록 뇌체조를 지도해요.”
 
연구는 2015년 3월부터 2016년 2월까지 경기도 부천 지역 A유치원 만 3세 143명, 만 4세 147명 만 5세 386명을 대상으로 실험집단과 비교집단으로 나누어 실시했다. 뇌체조와 누리과정을 연계한 인지향상프로그램은 유아의 언어이해력, 지각능력, 지식, 추상화 개념, 수 개념 그리고 기억력의 6가지의 인지영역이 향상됐다.
 
뇌체조는 유아들에게 평소 잘 쓰지 않는 근육을 움직이게 한다. 뇌세포를 자극하여 기존에 사용하던 감각에 대한 도식을 변경하고 새로운 도식을 받아들이도록 유도하는 과정을 반복하므로 유아의 인지가 발달하게 된다.
 
“이번 논문은 누리과정에 연계한 것에 의미가 있습니다. 앞으로 유아의 인성과 인지에 관한 연구도 하고 싶어요.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육자로서 공부의 끝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