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듀크 대학의 캐시 데이비슨(Cathy N Davidson) 교수는 “2011년도에 미국 초등학교에 입학한 아이들의 65%는 대학 졸업 시기가 되면 지금은 존재하지 않는 새로운 직업에 종사하게 될 것이다”고 주장하였다. 정보화가 진행되면서 기존의 직업의 자리에 아직 생겨나지 않은 직업이 들어서게 된다는 전망이다. 미국만큼은 아니더라도 우리나라에서도 지금 우리가 알지 못하는 새로운 직종이 많이 생겨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시대에 미래인재는 어떠한 역량을 갖추어야 할까. 종사할 직업도 모르면서 그에 필요한 역량을 갖추어야 한다니, 초중학생에게는 매우 힘든 시기가 될 것이다. 더구나 일자리를 두고 기계와 경쟁해야 하는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얼마 전 미래창조과학부 미래준비위원회는 ‘10년 후 대한민국, 미래 일자리를 찾다’라는 보고서를 내놓았다. 이 보고서는 기술의 진보와 경제사회적 동인으로 인한 미래 일자리를 둘러싼 환경과 직업의 트렌드를 전망하고, 일자리에 관련된 우리의 현실을 조망하였다. 이 보고서에는 미래에 필요한 역량으로 ‘3대 미래 역량’과 ‘11대 세부 역량’을 제시하였다. 미래준비위원회는 국내외 관련 문헌을 분석하여 35개 단위 역량을 도출하고 475명을 대상으로 한 전문가 설문을 통해 단위 역량별 중요도를 조사했다. 단위 역량 간 동시 중요성에 관한 네트워크 분석을 하여 이를 토대로 다양한 단위 역량의 조합으로 구성된 미래 역량 후보를 도출하였다. 다시 전문가 의견 수렴, 사례 분석을 거쳐 ‘3대 미래 역량’과 ‘11대 세부 역량’을 최종 도출하였다.

이 역량에는 인간 고유, 인간다움, 기계와 협력, 기계와 소통이라는 표현이 자주 보여 기계와 공존해야 하는  시대가 머지 않았다는 느낌이 강하게 온다.  여기서 보고서를 토대로 3대 미래 역량을 살펴보자.

3대 미래 역량 중 첫 번째 역량은 인간 고유의 기계와 차별화되는, 획일적이지 않은 문제 인식 역량이다. 이러한 역량은 기계와 경쟁해야 하는 시대에 꼭 필요한 것이다. 학교 시험에서는 문제가 미리 제시되어 그 문제에 정해진 답을 쓰면 된다. 그러나 앞으로는 문제부터 찾아내야 하는 일이 대부분이 될 것이다. 이러한 역량을 활용하여 인문학적이고 감성적인 해석 방법으로 복잡한 문제를 유연하게 해석하고, 능동적으로 자료를 탐색하여 일반적인 틀을 벗어난 새로운 방식으로 문제를 인식하는 것이다.

두 번째 필요한 역량은 인간 고유의 대안 도출 역량이다. 인간 개개인이 갖는 다양성을 조합해 기계와 차별화된 대안을 탐색하고 도출할 수 있는 역량이다. 이러한 역량을 활용한다면 다양한 사람들을 모니터링하고 그들의 창의적 의견과 지식을 추출하여 종합적 대안을 찾아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네트워크로 연결된 다양한 전문가들을 활용하여 역할을 분담하고, 다양한 유형과 소스의 정보를 체계적으로 조립하여 지식을 창출할 수 있게 된다.

세 번째는 기계와 협력적 소통 역량이 필요하다. 이는 인간 고유의 역할을 바탕으로 기계와 공생을 추구하는 데 필요한 역량으로 정의된다. 이런 역량은 지금도 필요하다. 컴퓨터를 잘 활용하는 사람을 보라. 디지털 기술과 정보를 잘 이해하고 활용하는 사람은 기계로부터 얻을 수 있는 정보와 사람의 지혜를 잘 결합하여 효율적인 대안을 도출하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주목해야 할 점은 이 3대 역량과 11대 세부 역량이 고도의 사고력을 위한 인지 과정을 구성한다는 것이다. 즉 인간 고유의 문제 인식 역량은 해석·응용·분석과정에서, 인간 고유의 대안 도출 역량은 대안의 창출과 평가 과정에서, 기계와 협력적 소통 역량은 인지 과정 전반에 걸쳐 기계의 성능을 활용함으로써 전반적인 인간의 인지과정을 강화할 수 있다.  사고력을 고도화하려면 이런 역량을 갖추어야 한다.

인간의 지능의 일부가 기계로 대체되는 시대에는 인간 고유의, 인간다움이 중요해진다. 인간의 역할이 바뀌면서 인간과 인간, 인간과 기계와의 협력과 소통이 더욱 필요하게 된다. 이러한 역량을 갖추도록 교육과 사회인식, 제도를 바꾸어나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