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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근과 소시민윤한주의 공감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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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1.20  14:26:59
윤한주 기자  |  kaebin@ikoreanspirit.com

최근 일본은 살인적인 초과근무가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지난 2013년 일본 미쓰비시전기에 입사한 남성 사원이 160시간 넘는 야근으로 불면증과 우울증에 걸려 병가를 낸 뒤 해고됐기 때문입니다. 2015년에는 12월 대형 광고회사의 24세 여성 신입사원이 초과 근무를 견디지 못하고 자살했습니다. 문제가 반복적으로 일어나고 있습니다. 야근이 직장인들의 목을 조르는 것이죠. 한국 또한 일주일에 평균 사나흘은 야근하고 있습니다.(잡코리아 직장인 1천461명 설문조사결과 2015년 11월) 초과근무는 남의 나라 일이 아닙니다. 

 
한국 직장인의 고단한 삶은 tvN ‘미생’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미생’에 이어 KBS 2TV시트콤 ‘마음의 소리’에도 직장인으로 출연하는 김대명은 상사들이 퇴근할 때까지 기다리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마치 먹이사슬처럼 묶인 상하관계에서 벗어날 수 없는 것이 샐러리맨입니다. 이들이 밤늦게까지 회사를 지켜주고 있기에 대한민국의 밤은 외국인들에게 아름다운 야경이 되고 있습니다.
 
직장인은 회사에서 보내는 시간이 더 많습니다. 가족과 대화할 시간은 줄어듭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회사가 곧 집이 됩니다. 급기야 회사가 인생의 전부가 되는 것이죠. 최근에 개봉한 영화 <소시민(Ordinary People)>의 영업사원 재필(한성천)이 대표적인 인물입니다. 
 
   
▲ 영화 ‘소시민’ 스틸컷
 
가족을 위해 일만 하는 재필은 아내와 이혼 위기를 겪습니다. 그는 별거 중인 아내(김윤영)가 거실에서 피를 흘리며 쓰러진 것을 보고 경찰에 신고했으나 오히려 용의자로 몰리는 황당한 상황에 처합니다. 
 
경찰이 무고한 시민을 죄인으로 몰고 간다는 점이 웃기기도 하지만, 이 과정에서 재필이 보여주는 모습은 영락없는 ‘사축(社畜)’입니다. 회사로 출근해야 자신은 살 수 있다는 것이죠. 상사의 막무가내 지시도 들어줄 수밖에 없는 샐러리맨의 비극을 실감 나게 보여줍니다. 영화 ‘박하사탕’에서 설경구가 “나, 다시 돌아갈래”라고 외친 것처럼 재필 또한 회사로 돌아가기를 바랍니다. 이것이 ‘사축’이 아니고 무엇일까요?
 
히노 에이타로는 <아, 보람 따위 됐으니 야근 수당이나 주세요(오우아2016)>에서 사축을 “회사와 자신을 분리해서 생각하지 못하는 회사원”이라고 정의합니다. 그는 사축이 늘어나는 원인으로 야근을 꼽습니다. 
 
“사축에게는 회사와 자신을 분리해서 생각해볼 사적인 시간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매일 같은 서비스 야근에 휴일 출근을 당연하게 여기는 직장에서 지금 상황을 냉정하게 되돌아볼 시간이 있을 리 없다. 가뭄에 콩 나듯 있는 휴일에도 평소 일하느라 쌓인 피로를 풀거나 업무적인 문제를 고민하는 데 써버려서 일 이외의 것을 생각할 시간은 점점 사라진다. 일과 관련된 세계가 자신이 사는 세계 그 자체가 되고 마는 것이다.”
 
재필처럼 소처럼 일하는 직장인들이 많습니다. ‘워커홀릭(workaholic)’인 거죠. 그러다가 극도의 피로감을 호소하며 무기력해집니다. 결국엔 ‘번아웃증후군(Burnout Syndrome)’ 환자로 전락합니다. 이들 덕분에 정신과 의사는 돈을 법니다. 과거에는 감정노동에 시달리거나 남을 봉사하는 직업군에 많이 보였지만 최근에는 전 직업군의 사람들에게 모두 나타나고 있다고 합니다.
 
<스스로 살아가는 힘(더난)>의 저자인 문요한 정신과 의사는 “사람들은 지나칠 만큼 자신을 통제하려고 든다. 불안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바쁘게 사는 것은 기본적으로 열정이 아니라 불안 때문”이라고 진단합니다. <피로사회(문학과 지성사)>의 한병철 교수는 자기통제가 과도해지면 자기착취로 이어진다고 봅니다. 그는 “타인에 의한 착취보다 효율적이다. 자기 착취는 자율적이라는 느낌이 들도록 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합니다. 
 
   
▲ 영화 ‘야근대신 뜨개질’ 스틸컷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새로운 회사문화를 만들기 위한 노력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현실은 녹록하지 않습니다. <야근 대신 뜨개질(The Knitting Club)>에서 공공의 가치와 혁신을 이야기하는 사회적 기업에서 일하는 여직원들은 휴일에도 출근합니다. 이를 바꾸기 위해 뜨개질을 시작으로 새로운 도전을 시작합니다. 마침내 노조를 조직하려고 했지만 경영진과 부딪치죠. 매출이 중요하다는 경영진과의 대화가 잘 될 리가 없습니다. 서로의 가치관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그녀들의 실패와 좌절이 그 어떤 성공 판타지를 주는 영화보다 심금을 울립니다. 
 
결국 직원이 아니라 CEO의 뇌가 중요합니다. 일본 미라이공업사의 야마다 사장은 800명 직원을 모두 오후 4시 30분에 퇴근하도록 만든 것은 “날마다 야근을 시켜버리면 직원은 집에 가서 먹고 자는 일밖에 못 한다. 직원은 가축이 아니니깐 자기만의 시간을 줘야 한다”라는 생각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창업 이래 50년 연속 흑자의 비결 또한 직원들의 생각, 즉 아이디어에 있기 때문입니다.(바로가기 클릭)
 
우리나라 또한 보리출판사가 2012년부터 하루 6시간 노동(9시 출근 오후 4시 퇴근)을 통해 집중력과 만족도를 모두 얻었다고 하지만 극소수에 지나지 않을 것입니다. 언론사만 하더라도 데스크는 아침 8시 30분에 출근해서 밤 9시에서 11시 사이에 퇴근합니다. 주5일 일하는 부장이 있으면 ‘부장이 맞나’ 하는 시선이 일반적이니 만성과로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새로운 대통령을 뽑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더 나은 대한민국을 후손에게 물려주는 것입니다. 그 시작은 회사의 문화가 바뀌어야겠죠. 저녁 있는 삶은 바라지 않고 야근을 줄이고 업무 집중도를 높이는 것입니다. 미라이공업의 직원들은 같이 퇴근하기 위해 서로 도우면서 일을 끝낸다고 하는 점도 배울 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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