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래창작촌 예술가 현황 최초 공론화

서울문화재단(대표이사 주철환) 문래예술공장은 '문래창작촌'의 예술가와 예술공간을 대상으로 지난 8월  달 동안 '문래동 예술가 실태조사'를 했다.

 자생적 예술가 마을로 알려진 문래창작촌은 그동안 입주 예술가 현황과 문제점을  제대로 파악한 적이 없었다.  실태조사 결과 문래창작촌은  다양한 분야(조사대상 143명 개인예술가 중 시각예술 66명, 실용예술 35명, 공연예술 16명, 기타 26명)의 예술가들이 장기간(응답자 66.4%가 3년 이상 활동) 저렴한 임대료(월 50만 원 내외 53.2%. 응답자의 63%가 임대료 상승 경험 못함)와 편리한 위치 및 교통에 힘입어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동료 예술가와 공존할 수 있는 지역 분위기가 문래창작촌에서 가장 만족스러우며(63.6%), 자체 반상회(25.9%) 및 지역 기관의 의견 수렴을 통한 정보공유(24.1%) 시스템이 절실하다고 의견을 내놓았다.

▲ 문래창작촌 문래동 54번지 '2008 물레아트페스티벌' 현장. (사진=서울문화재단 문래창작촌)

이번 실태조사는 먼저 예술가와 문래동 주요 지표 인물 대상 집단심층면접(FGI)을 하고, 직접 대면이 가능한 개인예술가 143명과 예술공간 대표자 34명 등 총 177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 결과 △임대료 현황 △창작촌 유지 및 발전에 대한 위험요소 △예술가 집단 공동체의식 및 관계망 △향후 창작촌의 정체성 등에 관한 내용을 결과보고에 담았다.

문래창작촌은 2000년대 초중반부터 대학로와 홍대 지역의 비싼 임대료를 피해 철공소 지역인 문래동으로 이주해온 예술가들이 형성한 자생적 예술가 마을로 알려져 있다. 한때 철강단지가 있던 거대 산업지역으로 자리 잡았던 문래동 일대는 1980년대 이후 산업구조가 바뀌면서 군소 철공소들만이 남게 되었다.  지하와 2~3층 활용성이 떨어지는 철공소 특성상 빈 공간을 싸게 임대하게 됐고 그곳에 예술가들이 찾아들면서 자연스럽게 철공소와 예술가가 공존하는 오늘날의 문래동이 됐다.

▲ 문래창작촌 '예술공간 세이'. (사진=서울문화재단)

문래창작촌은 문래동3가 58번지 일대를 중심으로 시작되어 문래동1가에서 4가 및 주변 지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시각예술가를 비롯해 공연예술가가 주를 이루며 최근에는 디자인, 건축, 인테리어와 문학, 평론에 이르기까지 이주하는 예술가들이 다루는 장르의 폭이 넓어지고 있다. 

예술가 250여 명과 작업실 100여 곳, 예술공간 40~50개로 추정되나 예술가들의 잦은 전출입과 협회나 조직이 없는 상황이라  그 동안 예술가 현황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해 왔다.

서울문화재단(대표이사 주철환) 문래예술공장은 '문래동 예술가 실태조사' 결과와 함께 문래동의 다양한 현안을 논의하는 '2016 문래오픈포럼'을  3일(목) 오후 문래예술공장 박스씨어터에서 개최한다.

▲ 2016문래오픈포럼 포스터. (사진=서울문화재단)

이번 포럼은 ‘문래지역 예술가 실태조사 결과보고(임종은 연구원)’에 이어 발제와 질의가 각 4건씩 번갈아 이어지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발제는 ▲지역 부동산 문화의 이해(구본기 구본기생활경제연구소장) ▲준공업지역 문래창작촌의 현재(김상철 노동당 서울시당위원장) ▲문래동 예술현장 엿보기(백용성 미술비평가) ▲문래동에서 창작하기(안가영 지역 예술가) 등의 주제로 진행된다. 각 주제에 지정 질의자로 문래동 작가를 비롯한 관계자 4명(조양연 문래동 철공소 에어로카테크 대표, 박지원 대안예술공간 이포 대표, 김꽃 공간사일삼 대표, 황석권 월간미술 수석기자)이 참여한다.  자유토론에는 관람객이 자유롭게 참여 가능하다. 이번 심포지엄의 사회는 문래동에서 활동하는 미디어작가인 김재화(세종대 겸임교수)가 맡았다.

'문래오픈포럼'은 이번 실태조사를 통한 결과를 중심으로 소위 ‘문래동 작가’라 불리는 문래창작촌 예술가들은 누구이며, 이들이 입주해 있는 문래창작촌의 의미는 무엇인지를 밝히면서 한국예술계의 새로운 지형을 그려보고자 한다.

 아울러 포럼에서는 문래창작촌의 지속적 발전을 위협하는 가장 큰 요소인 임대료 상승요인과 관광형 상업시설의 증가로 인한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을 전문가와 함께 알아보고, 준공업지역으로 지정된 문래창작촌의 현재 상황을 점검해 보며, 문래창작촌 예술가들의 작업 소회를 직접 들어볼 계획이다. 

한편 문래동의 과거 10년 동안의 기억에 남는 행사와 생활사를 담은 사진 아카이브 전시 '문래동, 지나온 흔적들'(기획 예병현)이 행사장인 문래예술공장 2층 로비에서 동시에 전시돼 문래동에 관한 이해를 돕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