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화상조에서 유희남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의 장례를 무상으로 진행했다(사진=천화상조)

유희남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가 10일 서울 국립중앙의료원에서 폐암으로 별세했다. 향년 88세. 유 할머니의 별세로 위안부 피해자 생존자는 40명으로 줄었다.

유 할머니의 장례는 천화상조에서 무상으로 진행했다. 지난 2012년 1월 사회복지법인 ‘대한불교조계종 나눔의 집’과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임종시 장례식을 무료로 지원한다는 내용의 협약을 체결했기 때문이다. 이후 천화상조는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임종시 관, 수의, 임관용품, 염, 습 등을 무료로 지원해왔다.(바로가기 클릭) 
 
유 할머니는 1928년 충남 아산 선장에서 태어났다. 15세에 위안부로 끌려가는 것을 피하려고 60리를 도망 다녔지만 결국 붙잡혀 1943년 일본 시모노세키에서 1년간 일본군에 인간 이하의 고통을 당했다.
 
이후 오사카에서 싱가포르로 이동하던 중 일제가 패망하면서 오사카 주민의 도움으로 귀국했다. 광복 이후 보따리 장사 등으로 생계를 이어온 할머니는 위안부 피해 후유증으로 한평생을 불면증과 심장병 등에 시달렸다. 
 
2012년 경기도 광주 퇴촌면 나눔의 집에 들어온 할머니는 지난해 7월 피해 할머니와 가족 등 10여 명과 함께 미국 샌프란시스코 연방법원에 일본 왕실과 미쓰비시중공업 등 10개 전범 기업, 아베 신조 총리, 산케이 신문을 상대로 전쟁 범죄를 고발하는 집단소송을 제기했다. 
 
유 할머니는 “후원자들의 도움에 보이지 않는 고마움과 사회에 대한 죄송한 마음, 자식들에게는 부족한 엄마로 마음속에 늘 그늘이 있다”라며 “아픈 역사가 반복돼서는 안 되기에 (위안부) 피해 역사를 유네스코에 등록해 전 세계인들이 알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진길성 천화상조 서울지국장은 “할머니께서 돌아가시는 것을 보고 역사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것에 가슴이 아프다”라며 “하늘에 가셔도 당신의 못다 이룬 꿈을 우리 자손들이 이룰 수 있도록 하겠다고 입관할 때 기도 올렸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