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기가 뜨거웠다. 여름날 앞에 놓인 난로에서 타오르는 불로 원두를 볶는 참가자들은 쉴새없이 흔들고 저었다. 조금씩 검게 볶아지는 원두를 이들은 주시하며 원하는 상태가 될 때까지 볶았다. 최상의 커피를 만들려는 참가자의 얼굴에 땀방울이 맺혔다. 그들 뒤로 대형 선풍기가 5~6대 끊임없이 시원한 바람을 뿜었지만, 참가자들은 그 바람을 막아야 했다.

▲ 2016년 제1회 핸디로스터 챔피언십에서 주부 이정희 씨(왼쪽)가 우승을 차지했다. <사진=왈츠와 닥터만 커피박물관>

지난 19일 서울 세종대학교 대운동장 특설경기장에는 전국에서 커피내리는 데 자신있는 커피 장인들이 모여들었다. 2016년 제1회 핸디로스터 챔피언십에 참가하려는 이들이다.

왈츠와 닥터만 커피박물관이 주최하고 닥터만 커피박물관이 주관한 이번 대회는 가정용 수망로스터를 이용한 첫 번째 공식대회다.

이날 대회는 참가자 300여 명과 관계자들로 인해 북적였다. 창원, 대전, 진주, 강릉 등 전국 각지에서 참가했고, 미국인 치과의사 마이클, 캄보디아 스레이멋(23), 필리핀 마일라(29), 중국 쉬수팡(31) 등 외국인 참가자들도 눈에 띄었다.

▲ 19일 열린 2016년 제1회 핸디로스터 챔피언십에서 호주 넬리커피의 애드 토마스 대표가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왈츠와 닥터만 커피박물관>

또한 대회를 축하하기 위해 호주 넬리커피의 애드 토마스 대표가 방문에 축사를 했다. 호주에서도 닥터만 핸디로스터를 활용한 홈로스팅 대회를 펼쳐 대한민국의 챔피언과 호주의 챔피언이 경기를 펼치는 이벤트를 진행하고 싶다고 밝혀 참가자들을 고무시켰다.

아마추어들에게도 열려있어 누구나 참가할 수 있는 오픈대회였지만 참가자들은 로스팅에 대한 큰 열정과 뛰어난 실력을 자랑했다. 기술 평가는 로스팅 결과물만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준비와 정리과정, 자세, 참신한 아이디어, 퍼포먼스 등 종합적인 평가가 심사 기준에 포함되었다.

 

▲ 2016년 제1회 핸디로스터 챔피언십 참가자들이 원두를 볶고 있다. <사진=왈츠와 닥터만 커피박물관>=왈츠와 닥터만 커피박물관>

1차 결선까지는 닥터만 핸디로스터를 이용한 로스팅을 평가하였고 결승에서는 로스팅 결과물을 핸드드립으로 추출하여 심사위원에게 서브하여 커피의 맛과 향미까지 겨루었다.

심사 평가가 발표될 때마다 환호와 탄성이 장내를 울렸다. 오후 4시 넘어 본선 10명이 최종 결정되었다. 이중에서 4명만이 결승에 진출하게 된다. 30분 동안 로스팅에 들어가 결승 진출자가 가려졌다. 이종희, 심형택, 정인효, 최아연.

▲ 2016년 제1회 핸디로스터 챔피언십 참가자가 원두를 볶은 후 로스팅 상태를 살펴보고 았다. <사진=왈츠와 닥터만 커피박물관>

 이 네 사람 앞에 난로, 전기포트, 핸드드립기, 커피잔이 진열되었다. 원두를 볶아 핸드드립으로 추출하여 커피를 제조하여야 한다. 허용된 시간은 30분. 시작을 알리는 깃발이 올라가고 네 사람은 재빨리 원두를 볶기시작했다. 그들 앞으로 심사표를 든 심사위원들이 오가며 심사를 하고 질문을 했다. 원두를 볶으면서도 심사위원의 질문에 응해야 했다.

드디어 시간이 종료되고 네 명 모두 자신이 만들 커피를 심사위원들 앞에 한 잔 한 잔 놓았다. 색깔이 모두 달랐다. 맛과 향과 다를 터. 어느 커피에 더 높은 점수를 줄 것인지 심사위원들에게 모두의 시선이 쏠렸다.

심사결과 우승은 이종희 님이 차지했다. 로스팅에 진지하게 접근하고 뛰어난 기술과 맛을 보여준 60세 주부이다. 우승이 발표되자 이종희 님은 기뻐서 껑충껑충 뛰었다. 첫 챔피언 이종희 님에게는 상패와 상금 500만원이 수여되었다. 우승자 이종희 씨는 더 좋은 커피를 가족과 지인들에게 대접하고 싶은 일념에 3년 이상 홈로스팅에 매진해왔으며 오늘의 우승은 아낌없이 후원해준 가족들 덕이라면 영광을 돌렸다.

 

▲ 2016년 제1회 핸디로스터 챔피언십이 19일 세종대학교 운동장에서 열린 가운데 대회 참가자 가족, 친지들이 끝까지 남아 참가자들을 응원했다. <사진=왈츠와 닥터만 커피박물관>.

준우승은 심형택(46세 무역업), 3등 정인효(50세 회사원), 최아연(19세 고등학생)양 이 각각 차지하였다. 3위에 입상한 최아연 양은 고등학교 2학년으로 결승까지 진출하여 안정되고 차분하게 임해 눈길을 끌었다.

이번 대회의 공정한 심사를 위해 애써준 심사위원들과 이기섭 심사위원장은 "참가자들의 열정을 높이 사며 그 어느 대회보다 뜨거운 대회였으며 앞으로 더욱 성장해 나갈 것으로 점쳤다.  내년에 열릴 제2회 핸디로스터 챔피언십이 벌써부터 기대된다"고 말했다.

 닥터만 커피의 박정우 대표는 "커피에 대한 이해와 공감의 폭을 넓히고, 세계적 추세인 홈 로스팅에 대한 일반인들의 관심과 호응을 높이기 위해 지역예선을 치르고 부대행사를 강화하겠다,“ 고 밝히며, ”세계인들이 함께 할 수 있는 국제적인 대회로 성장시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