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이 더워지면 배꼽이 다 드러나는 ‘배꼽티’를 입는 여성이 늘어나는데, 건강에 무리가 올 수 있다. 여자의 배에 찬 기운이 들어가면 냉이 흐르고 월경불순이 되어 임신에 불리하게 된다. 임맥(任脈)은 뱃속으로 나와 배꼽을 지나 위로 올라가 족궐음경에 연계된다. 임맥이라 한 것은 여자가 이 경맥의 힘으로 임신을 한다는 뜻을 취한 것이다. 임(任)은 임신한다는 말이다. ‘낳고 기르는 데 근원이 된다’는 것으로서 여자의 주된 경맥(經脈)이다.

 이 배꼽은 생명이 잉태된 자리다. ‘동의보감’은 이렇게 설명한다. “사람의 배꼽은 처음 생길 때 아버지의 정(精)과 어머니의 혈(血)이 서로 엉기어 생성된다. 태아가 어머니의 뱃속에 있을 때 어머니가 숨을 내쉬면 태아도 숨을 내쉬고, 어머니가 숨을 들이쉬면 태아도 숨을 들이 쉬는데, 태아의 탯줄은 마치 꽃과 열매가 나뭇가지에 달려 있을 때 꼭지를 통하는 것과 같다. 태아가 태어난 후에는 입으로 호흡하게 되어 배꼽문은 저절로 닫힌다. 다 자란 후에는 겉으로는 정신을 소모하고, 속으로 날것과 찬 것에 상하여 진기(眞氣)가 제대로 펴지지 못할 때 연수단(延壽丹)으로 배꼽에 더운 김을 쏘여 주어 꼭지를 튼튼하게 해주는 것은 물을 주고 흙을 북돋아 주면 초목이 잘 자라는 것과 같다. 사람들이 늘 이 방법대로 배꼽에 더운 김을 쏘여 주면 영위(榮衛)가 조화되고 정신이 안정되며, 추위와 더위가 침범하지 못하고, 몸이 가벼워지고 건강하게 되니 그 중에 신령하고 오묘함이 깃들어 있다.”

한의학에서 말하는 연제법(煉臍法)은 배꼽에 소금이나 약을 채워 넣고 그 위에 뜸을 떠서 뜨겁게 하는 뜸뜨는 방법의 하나이다. 팽조(彭祖)는 800년이나 살았다고 하는 중국 전설 속의 인물로 중국사서(史書)에도 나온다. 팽조는 이 연제법을 써서 양기와 배꼽을 튼튼하게 하여 오래 살았다고 한다. 배꼽을 따뜻하게 해야 건강해진다. 우리 조상들은 더운 여름날에도 배는 덮고 자야 한다고 하였다. 

 배꼽 가운데는 신궐(神闕)이라는 혈(穴)이 있다. 글자 그대로 풀이하면 신이 사는 집이다. 신궐은 배꼽의 중심이다. 제중(臍中)·기사(氣舍)·기합(氣合)·환곡(環谷)·유회(維會)라고도 한다. 이곳은 침을 놓아서는 안 되고 뜸을 뜬다. 중풍(中風)으로 의식을 잃어 사람을 알아보지 못할 때 깨어날 때까지 뜸을 뜬다. 탈항, 자궁하수(子宮下垂), 설사, 대장염과 소장염, 소아의 영양실조, 소화불량증, 창자가 꼬이면서 아픈 데, 신염 등에 신궐을 다스린다. 

 배꼽의 반대쪽 허리의 혈은 명문(命門)이다. 생명의 관건(關鍵)이라는 뜻으로 선천(先天)의 기가 저장된 곳이고 인체의 생화(生化)가 이루어지는 본원이며 생명의 근본이 되는 곳이다. 

  배꼽은 절대적인 생명줄인 탯줄을 연결한 자리인 만큼 탯줄을 잘라 낸 이후에도 복부를 비롯하여 몸 전체에 영향을 미친다. 배꼽 주위에는 소화기관, 순환기관, 면역기관 등 생명을 유지하는 주요 기관이 모여 있다. 배꼽을 중심으로 장을 풀어주는 배꼽힐링을 하면 소화계, 순환계, 면역계에 직접 영향을 미치게 된다.
배꼽이 이렇게 중요한데도 대부분의 사람이 배꼽을 탯줄이 붙어 있던 흔적으로만 볼 뿐, 배꼽이 하는 일을 거의 모른다. 이제부터는 배꼽을 소중히 여기고 사랑해주자. 하루에 세 번 5분간 이 배꼽을 힐링해 주면 혈액순환과 림프계 순환, 기혈순환을 원활하게 함으로써 우리 몸의 자연치유력을 높일 수 있다. 배꼽힐링은 건강이 무너진 사람에게 배꼽을 눌러서 활기를 살리는 기력소생술이라고 할 수 있다. 내 손으로 간단하게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내 몸 건강법이다.

 
이승헌

글로벌사이버대학교 총장
국제뇌교육협회 회장
뇌교육 창시자
국학원 설립자
한국인 최초 美 4대 일간지 베스트셀러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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