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학원을 방문한 정채환 회장은 “국학, 바른 홍익을  다시 말할 수 있는  곳이 있어 감격스럽다.”고 했다.

 

전 세계 교포사회를 연결하는 언론 네트워크, 세계한인언론인협회(이하 세계한언)를 창립한 정채환 회장은 국학원을 방문해 한인언론에 대한 자신의 소신과 함께 국학, 천부경, 그리고 교포사회 참정권 문제에 대한 소견을 밝혔다.

한국방문 목적은 무엇인지
매년 10월 말 열리는 세계한인언론인 워크숍에 참석하기 위해 왔다.

국학원, 한민족역사문화공원을 둘러 본 소감은
요새 우리나라에서 국사교육도 없어지려는 시점에 ‘홍익’, ‘국학’이란 단어를 다시 새길 수 있는 장소가 있다는 것이 감격스럽다. 홍익은 어떤 종교적인 이념이나 철학보다 뛰어난 것인데 다 잊고 산다. 다시 ‘바른 홍익’을 이야기할 수 있어 기쁘다. 둘러보니 설명도 잘 되어 있다. 예전에 새마을연수원이 있었는데 그런 식으로 학교 교육 등 공적인 교육장소로 많은 사람이 왔으면 한다.

언론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갖게 된 원인은
미국에서 오랫동안 무역회사를 하다 보니 사는 게 좀 허무해서 작은 계간지 하나 취미 삼아 만들려던 것이 커졌다. 12년째 경영하는 코리아나뉴스의 사시(社是)는 ‘선한 이에게 깃(새의 깃털)이 되고 악한 이에게 매가 되는 이 시대의 진정한 붓’이다. 미력하나마 선한 이에게 도움이 되고 악한 이에게 벌을 주는 그런 역할을 하고 싶다.

‘세계한언’을 창립했을 때 뜻한 바는
해외에서 한인언론은 한글 교과서이다. 우리 신문을 보고 아이들이 한글공부를 한다. 그런 점이 중요했다. 세계에서 활약하는 한인경제인 모임인 한상(韓商)처럼 언론인을 모아 한언(韓言)을 만들었다. 전 세계 지구촌에서 한인들의 소식을 공유하고 공통성, 정체성을 찾자는 뜻이다.

뜻한 바는 어느 정도 이루어졌나
‘세계한언’워크숍에 미주, 유럽, 아프리카, 아시아 등 전 세계에서 60여 언론인이 참석한다. 올해는 ‘세계한식당 백서’, ‘세계 한인들”이란 책도 냈다.

미국대학입시(SAT)에 한국어를 제2외국어로 채택되도록 했다는데
14년간 한글학교를 운영했다. 그러나 한국어를 배우라고만 해서는 소용이 없었다. 대학갈 때 한국어 시험을 치게 하면 아이들이 공부할 것 아닌가. 그래서 많은 미국 중·고등학교 정규과정에 한국어 클래스를 개설했다. 한국어는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어 동양 언어 중 중국어 다음으로 많이 선택한다.

세계에 진출한 한인 수 750만 명이다. 한인언론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나
이들은 대한민국 입장에서 보면 흩어진 해외 자산이다. 그 자녀들에게 정체성을 알려주고 현지에서 어떻게 살아가는지 정보를 줄 필요가 있다. 아플 때 병원 이용하는 법, 운전면허 따는 과정, 억울함을 당했을 때 도움을 청하고 돕는 법 등 우리 언론이 하는 일이 많다. 현지 동포에게는 언론이 쉼터이자 복덕방, 사교장이다.

이제 해외동포에게도 참정권이 주어지는데
원래 참정권을 가지고 있었다. 유신 때 빼앗겼던 것을 헌법소원을 통해 되찾은 것이다. 대한민국 국적을 가진 사람인데 외국에 산다고 참정권이 없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 그동안 국회의원을 뽑을 투표권은 없는데 외국에서 살면서 국회의원이 될 수 있는 이상한 시스템이었다.

교민사회는 참정권 행사에 대해 어떤 반응인지
참정권 회복은 반기는 추세지만 대한민국 해외공관에서만 참정권을 행사하도록 한 것에 불만이 많다. 단적인 예로 LA 총영사관의 담당지역이 대한민국 4배 넓이인데 참정권 행사자격을 신고하고 투표하러 두 번 비행기를 타고 와서 숙박해야 한다. 비용과 시간 면에서 낮은 투표율을 보일 수밖에 없는 시스템이다. 우편투표라든지 좀 더 현실적인 방법을 허용해달라고 하는데 아직은 바꾸려는 노력이 없다.

우리 민족 최고(最古)의 경전인 천부경에 대한 조예가 깊다고 들었다
천부경은 하늘 천(天), 부합할 부(符) 그리고 뛰어난 철학을 담은 경전 경(經)을 쓴다. 이 안에 박애 정신도 있고 사람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도 다 들어 있는데 일반 국민이 모르고 있다. 유대인의 탈무드처럼 어릴 때부터 교육해야 한다. 81자를 쉽게 풀어서 알파벳 연습하는 것처럼 유치원 때부터 계속 쓰게 하자. 또 예전 국민교육헌장처럼 국민 누구나 기본적으로 알고 있어야 한다.

교포 1·5세대, 2세대만 되어도 한국인으로서 정체성을 잃어버린다고 한다.
우리가 우수하다는 것을 알면 정체성의 혼란이 올 수 없다. 우수하지 않다는 의식이 팽배하다. 88올림픽을 개최하면서 좀 나아졌고 이제 김연아, 박지성 선수등 세계에서 한류를 일으키는 사람들 덕분에 많이 좋아졌다. 이런 우수성에 우리 역사성까지 가미된다면 해외에서도 한국인으로서 자긍심을 갖게 될 것이다.

이번에 국학신문사와 MOU 체결을 했는데 어떤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는지
국학이 교포사회에도 많이 보급되어야 하고 교포사회의 소식도 한국에 잘 전달되어야 한다. 서로 윈윈(win-win)하는 것이다. 국학이란 것이 폐쇄적이거나 우리끼리의 학문이 아니라 우리 정체성을 바로 알리는 학문이니까 중요하다.

한민족 문화, 철학과 건강한 애국심을 표방하는 국학신문사의 발전을 위해 한마디
인터넷을 통해 ‘코리안스피릿’를 보았는데 좀 더 대중성에 신경을 써 주면 좋겠다. 우리 건국신화나 천부경도 만화 등으로 구현해 국민이 흥미롭고 쉽게 알 수 있도록 했으면 좋겠다.

정채환 / 1947년 경남 진주 생, 고려대 통계학과 졸업, 외환은행 근무, 1981년 도미하여 1998년 코리아나뉴스 창간, 2004년 세계한인언론인협회(구 재외동포언론인협회) 초대회장 및 2대 회장 역임. 현재 미주한인언론인협회 회장. LA코리아나뉴스 발행인.

<국학신문 11월호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