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할로윈 데이에 뉴욕 시가행진 때 고구려 무사, 왕비 , 처녀귀신, 저승사자 등으로 분장한 한국팀은  큰 관심 속에  한국을 알리는 퍼포먼스를 했다.

 뉴욕대(NYU) 한인학생회 강우성 부회장과 그의 친구들로 구성된 한국팀은 지난 10월 31일 뉴욕 그리니치빌리지부터 약 3km를 행진하는 전통적인 할로윈 행렬에서 고구려 무사와 처녀귀신, 저승사자로 분장해 큰 주목을 받았다.

각국의 귀신, 악령으로 분장한 5만 명 참가자와 이를 지켜보는 200만 명 관람객, 그리고 각국 언론을 통해 전 세계에 중계되는 38년 전통축제 현장에서 한국의 독특한 고유문화를 알리겠다는 계획으로 이루어진 쾌거였다.
지난 7월부터 이번 프로젝트를 구성한 강우성 군은 중학교 때 이민 간 한인 1·5세대로 “우리나라 국가브랜드를 높이겠다.”는 열의로 홈페이지(www.koreabrandimage. com)와 페이스북(www.facebook. com /woosung.kang)을 운영하고 있다.

“외국인의 눈에 보잘것없이 초라한 모습으로 알려지거나 중국, 일본의 이미지에 묻혀버린 한국을 제대로 알리고 싶다. 전 세계 캐릭터 전시장인 할로윈에서 한국의 인상을 강렬하게 남기고 싶었다.”고 강 군은 강조했다.
이번 한국팀 35명 참가자에는 외국인도 많았다. 강 군은 “유엔에서 인턴으로 일하는 지인에게 제 계획을 이야기했다. 유엔에서 일하는 젊은 친구들 20명이 ‘이번 기회에 잘 모르던 한국문화를 배우고 싶다.’고 참여했다. 우리 학교 풍물패 5명을 포함 10명, 그리고 다른 대학 한인학생 5명이 함께 참가했다.”고 한다.

준비과정도 만만치 않았다. 귀국해서 기자들을 만나고 방송국을 돌아다니며 의상 협조를 요청해 SBS ‘대조영’ 소품팀에서 고구려 장군복, 왕과 왕비복 등 10벌을 대여받았다. 그러나 미국으로 운반하는 비용과 홍보자료 제작비, 소품 구입 등에 400만 원이 필요했다.

이를 포털사이트 다음(daum)의 국민모금으로 마련했다. “모금마감 10일 전까지 30%도 모이지 않아 포기해야 하나 고민했다. 홈페이지에 호소문처럼 할로윈에 중국, 일본 캐릭터가 넘치는 가운데 잊혀 진 한국 캐릭터를 알려야 할 이유를 적었더니 네티즌들이 페이스북, 트위터로 퍼뜨려줘서 무사히 모금을 마쳤다.”

20kg 갑옷보다 더 무거웠던 것은
우리 세대가 이뤄내야 하는 ‘문화 독립’이라는 책임감

 

고구려 장군복장의  강우성 부회장.

강 군의 깊은 뜻에 공감한 뉴욕한인회는 서울시에서 기증받은 경복궁 수문장 복장 15벌을 무상 대여해주었고 FIT패션학교 김연숙 학생은 처녀귀신 의상을 제작해주었다. 그가 회원으로 참여했던 한열사(한류열풍사랑)에서도 그의 계획을 전파하는데 한몫했다.

행사에 참가한 소감을 묻자 강 부회장은 “사실 200만 명의 선입견과 맞서는 것이 역부족이었다는 느낌이다. 우리를 보고 ‘일본 사무라이가 멋지다. 게이샤 복장이 아름답다.’라고 말하는 관객들에게 일일이 한국 고유 복장이라고 설명할 수가 없었다.”다며 안타까운 마음을 전했다.

그러나 그는 “이런 상황을 미리 예견 했다. 본 행사에 참가하는 캐릭터들을 설명하는 홈페이지(www.facebook. com/IFNOK2010) 를 미리 준비해 놓고 이를 설명한 작은 명함 1,000장을 축제 현장에서 나누어 주었다. 인터넷 방문을 유도해 이곳에서 자신들과 찍은 사진을 구경하면서 자연스럽게 한국 역사와 문화 교육이 이루어지도록 하겠다.”고 했다.

고구려 강이식 장군의 후손인 것이 자랑스럽다는 강우성 학생은 자신의 페이스 북에 올린 행사 후기 말미에 “귀신보다 무서운 것은 살아 있으면서 영혼이 없는 존재이다. 한국인으로 살지 못하고 정체성 없이 일본사람인 듯 중국사람 인 듯 떠도는 것은 끔찍한 일”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국학신문 11월호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