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청계천의 가장 큰 다리인 광통교 일대는 한양에서도 가장 번화한 곳이었다. 당시 이곳에는 다른 가게들과 더불어 그림가게들이 많았고, 그림을 사고파는 사람들로 성황을 이루었다. 도화서(圖畵署)가 주변에 있었고, 조선말기의 천재화가 장승업도 근처에서 그림을 그려 팔았다.

▲ 한양도(환영지_瀛誌). 서울역사박물관

18세기 후반 강이천(姜彛天, 1768-1801)은 '한경사(漢京詞)'에서 이렇게 읊었다.

"한낮 광통교 기둥에 울긋불긋 그림 걸었으니 여러 폭 긴 비단 그림은 병풍을 만들었네".

그 말대로 18세기 후반 조선 한복판 광통교 일대에는 그림가게가 많았다. 광통교 풍경을 살펴보는 전시가 열린다.

서울역사박물관(관장 강홍빈)은 특별전 '광통교 서화사'展을 4월 22일부터 7월 3일까지 기획전시실에서 개최한다. 서화(書畵)는 그림과 글씨를 합쳐 말하는 것으로 본 전시에서는 양반에서부터 서민에 이르기까지 두루 사랑받았던 그림들을 통칭하는 것으로 사용되었다. 

이번 전시는 서화의 '생산과 소비'에 초점을 맞춘 최초의 전시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러한 전시 성격에 맞추어 서화를 생산한 그림가게(서화사), 서화를 소비한 민가ㆍ술집(주사)을 세세히 재현하였다.  재현된 그림가게, 민가, 술집은 사극영화를 연출한 미술감독이 참여하여 마치 200여 년 전 한양의 모습을 실제로 보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정밀하게 복원하였다. 

 

또한 당시 대중이 사랑했던 '십장생도'(서울시 유형문화재 제137호)와 '장생도',  '요지연도'(경기도 유형문화재 제192호)와 '설화도' 등을 함께 전시하여 궁중의 그림양식이 서민들의 취향에 맞게 변화된 모습도 확인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운현궁 노락당 보수공사에서 발견된 서화 도배지도 전시되어 당시 서화 소비 양상을 살펴볼 수 있다.

 전시 개막식은 21일(목) 오후 2시에 진행된다. 관람 시간은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8시, 토·일·공휴일은 오전 9시부터 오후 7시까지이다. 공휴일을 제외한 매주 월요일은 휴관이다. 관람료는 무료이며 자세한 정보는 박물관 홈페이지(www.museum.seoul.kr)통해 확인할 수 있다. 문의 (02-724-027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