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도서관(관장 임원선)이 국내 창작자들의 ‘국제표준이름식별기호(International Standard Name Identifier, 이하 ISNI) 정착에 적극적으로 나서기로 했다.  동명이인 문제나 개인정보 포함 등으로 국제적인 통용이 어려운 주민등록번호 대신 ISNI를 사용하면 우리 문화의 해외진출에도 유용하다. ISNI는 문학, 학술, 음악, 미술, 영화, 방송 등 모든 창작, 제작 및 실연 분야와 관련된 개인 및 단체에 부여되는 고유의 국제표준이름식별기호이다. ISNI 국제기구는 전 세계 주요 국립도서관 및 저작권 관련 단체 등이 보유한 데이터베이스의 매칭 및 검증 작업을 통해 창작물과 관련된 개인 및 단체에 고유 식별번호를 부여하고 있다

국립중앙도서관은 19일(화)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한선화 원장), 한국저작권위원회(오승종 위원장), 한국문예학술저작권협회(권대우 회장), 한국방송작가협회(김운경 이사장), 한국복제전송저작권협회(정홍택 이사장), 한국시나리오작가협회(문상훈 이사장), 영화진흥위원회(김세훈 위원장), 한국음반산업협회(박기용 사무총장), 한국음악실연자연합회(송순기 회장) 등 국내 문학, 학술, 음악, 미술, 영화, 방송 분야 9개 단체와 ‘국제표준이름식별기호(International Standard Name Identifier, 이하 ISNI)’ 컨소시엄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이후에도 ISNI 컨소시업 참여기관을 계속해서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이번 ISNI 컨소시엄은 국내의 문화산업 및 학술연구 관련 기관 및 단체들의 ISNI 활용을 지원하기 위해 추진되었다. ISNI 부여는 일차로 도서관에 납본된 자료의 저자 및 컨소시엄 구성 단체의 회원을 중심으로 운영하고 향후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다. 또한 이번 협약을 계기로 국립중앙도서관은 국내 ISNI 등록기관으로서 컨소시엄 참여기관이 보유한 창작자 및 연구자에게 ISNI 번호 부여 요청 시 이에 협력하며, 컨소시엄 참여기관들과 함께 ISNI 메타데이터 도출, 시스템 개발, ISNI 활용에 공동 협력할 계획이다.

국립중앙도서관 관계자는 "ISNI가 국가 및 창작 분야 간 경계를 넘어, 창작자, 연구자, 제작자 및 실연자를 정확하게 식별하고 그의 창작, 연구, 제작 및 실연을 일관되게 통합 관리할 수 있게 함으로써, 창작 및 학술 활동 기반 조성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제까지는 ISNI는 기관이나 단체별로 제각각 관리 번호를 부여해 특정 개인이나 단체의 산출물을 그 기관이나 단체를 넘어서서 관리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미술가이며, 작곡가이고, 전위예술가인 ‘백남준’의 인물 정보를 국립중앙도서관은 ‘KAC201430201’, 미국의회도서관은 ‘n81089468', 게티미술관은 ‘500118744’, 세계적인 음반 정보 데이터베이스인 뮤직브레인즈(MusicBrainz)는 '40d95b34-b523-48ff-bd61-fcf586ae3f58' 라는 관리번호로 관리한다. 이런 이유로 각 기관이 관리하는 백남준의 저작을 일관되게 확인하는 것이 매우 어려웠다. 앞으로는 백남준의 식별기호(ISNI 0000 0001 2148 0566)를 활용하여 여러 기관이 관리하는 그의 도서와 미술작품, 그리고 영상물 등 서로 다른 분야의 창작물을 한 번에 파악하는 것이 용이하게 된다.

 국내에서도 가야금 연주자  황병기는 국악 작곡 및 연주는 물론 수필 저술 등 여러 분야에서 활동한다.  황병기에 관해 '국립중앙도서관'은 ‘KAC201228136’, '한국음악저작권협회'는 ‘W0219900’, 그리고 '한국문예학술저작권협회'는 ‘E00001A1200-01’라는 관리번호로 그의 저작을 관리한다.  이 때문에  황병기의 저작을 일관되게 관리하는 것이 쉽지 않다. 앞으로는 황병기의 저작을 그의 식별기호(ISNI 0000 0000 7890 0798)를 기준으로 쉽게 통합할 수 있게 된다.

특히 ISNI를 통해 동명이인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 물론 고유의 식별기호인 주민등록번호가 부여되어 있으나, 여기에는 개인의 민감한 정보가 포함되어 활용이 제한되고 국제적으로는 통용될 수 없다. ISNI는 임의의 16자리 숫자로 구성되어 개인 정보를 전혀 포함하고 있지 않으면서, 국제적으로 통용이 가능해 우리 문화의 해외진출에도 유용하다는 장점이 있다.

ISBN(국제표준도서번호)과 ISSN(국제표준연속간행물번호)의 국내 발급기관인국립중앙도서관은 2년 전부터 ISNI의 국내 도입 방안을 연구해 왔으며, 2015년 가상국제전거파일(VIAF, Virtual International Authority File)에 국내 10만 여명의 인명 전거를 제공하여 현재 이들에 대한 ISNI 부여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 ISBN (International Standard Book Number : 국제표준도서번호, ISO2108)
* ISSN (International Standard Serial Number : 국제표준연속간행물번호, ISO3297)
국립중앙도서관은 관련 업무의 원활한 추진을 위하여 ISBN과 ISSN 업무를 담당해 온 ‘한국문헌번호센터’를 ‘한국서지표준센터’로 확대 개편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