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태양의 후예’ 인기가 폭발적입니다. 송중기와 송혜교, 두 배우가 연기하는 러브 스토리가 국내외 시청자를 사로잡고 있습니다. 시청률도 30%를 넘었습니다. 가히 신드롬이라 부를 만합니다. 사람들은 드라마를 보는 것으로 만족하지 않습니다. 외국인들이 한국을 찾는 관광으로 이어집니다.

최근 중국의 아오란 그룹은 6,000명의 직원을 한국에 보내 포상관광을 했습니다. 이들은 ‘별에서 온 그대’의 주인공 전지현처럼 치맥(치킨+맥주) 파티를 했고 드라마 촬영지를 방문하며 즐거워했습니다. 정창수 한국관광공사 사장은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로 200만 명의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했다. (태양의 후예는) 그 이상의 경제효과를 기대한다”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아쉬움도 많습니다. 중국 관광객이 한국에 머무는 동안 면세점을 돌면서 쇼핑을 하는 것이 대부분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들이 고국으로 돌아가면 가족과 지인들에게 ‘한국은 쇼핑하는 곳’이라고 말할 것입니다. 반만년의 유구한 역사와 문화는 어디로 간 것일까요?

서울시는 지난해 12월 원서공원 옆에 개천절 행사 발상지 표지석을 세웠습니다. 조준희 국학인물연구소장이 발견하고 코리아스피릿이 단독으로 보도했던 곳입니다.(바로가기 클릭) 당시 조 소장은 “‘한류다, 외국인 관광객 유치다’라고 말은 하지만, 정작 외국인들이 한국에 와서 ‘5천 년의 역사’를 보여 달라고 하면 보여주지 못하지 않습니까? 우리 민족의 역사와 관련해 나철, 김교헌, 개천절 행사지 등에 기초적인 표지석이라도 세워놓아야 합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가 서울시에 공문을 보내고 백방으로 뛰어서 얻은 것입니다. 

이제 한류는 새롭게 거듭나야 합니다. 먼저 이름부터가 달라질 필요가 있습니다. 2011년 경기도 고양시 아람미술관에서 <한류–사진작가 6인과 한국을 만나다> 사진전을 기획한 이지윤 큐레이터는 한류를 Korean Wave가 아니라 Korean Spirit으로 번역했습니다. 그는 “한류가 인기 있는 드라마, 음악을 떠나서 그 깊은 저변에 우리의 문화와 정신이 해외로 나가는 것으로 봤기 때문이다. 문화에는 반드시 원형이 있기 때문에 나온 것이다. 그것이 우리의 정신이 아니겠는가?”라고 말했습니다. 

콘텐츠도 바뀌어야 합니다. <지구경영, 홍익에서 답을 찾다>의 공저자인 임마누엘 페스트라이쉬(이만열) 경희대 교수는 “표면적인 한류보다 오히려 한국의 사상이나 정신을 담은 전통문화에 더 매력을 느낀다”라며 “한국의 선비정신과 홍익정신은 보편적 가치로 세계 어디든 다 통한다”라고 말했습니다. 이승헌 총장은 “우리가 세계에 공헌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우리가 가진 아름다운 정신문화에 있다”라며 “백범 김구 선생이 말씀하신 것처럼 문화를 육성시켜 인의(仁義)가 충만하게 만들어 서로가 서로를 사람답게 만드는 세상을 실현하는 것으로 대한민국은 세계의 모범국가가 될 수 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지난 2014년부터 <단군문화기획>을 진행하면서 전국 방방곡곡에 우리의 정신적 가치를 지키고자 한 선조의 이야기와 유적이 많았습니다. 한민족의 뿌리이자 외국인에게 보여줄 수 있는 홍익자산입니다. 실제 외국인들은 시골의 단군전까지 찾아오는 사례가 있었습니다. 다른 나라에서는 절대로 찾을 수 없는 고유의 것을 보고 싶은 것이죠. 그러한 역사자원을 발굴하고 국내외에 널리 알리는 것은 우리 모두의 일입니다. 관광객에게 물건을 팔아서 돈을 챙기는 것보다 “5천 년 전에 홍익정신으로 나라가 세워졌고 지금까지 그 정신을 지켜온 것이 놀랍다”라는 말을 듣는 것이 더 큰 한류의 가치가 아닐까요?